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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개항로 바이브

아시아 > 대한민국 > 인천

발행 2021년 08월 호

인천 개항로에는 거리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특유의 바이브가 있다. 감히 뉴트로라는 단어로는 대체할 수 없는, 개항로에 켜켜이 쌓인 시간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개항로가 번성하던 시절 동인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개항로는 인생의 가장 찬란했던 시절을 상징하는 남다른 추억의 공간이다. 하지만 그사이 애관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배다리 헌책방 골목을 쏘다니던 이들은 어른이 됐고, 한때 ‘인천의 명동’이라 불렸던 최고의 번화가 개항로는 그 수명을 다해 더 이상 발걸음을 하지 않는 공간이 됐다. 이렇게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가 싶던 개항로는 ‘개항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는 거리가 되었다. 개항로 프로젝트를 이끄는 주인공은 인천에서 태어나 개항로에서 자란 이창길 대표다.
“제가 꼬마였을 때만 해도 극장이 19개나 있었어요. 종로보다 더 많았을 정도로요. 애관극장은 제일 오래된 극장이고 답동성당은 명동성당보다 역사가 깊죠. 인천 최초의 백화점도 개항로에 있었어요. 기생이 춤을 배우던 권번(券番)이 개성, 한양, 그리고 인천 개항로에 있었고요. 역사적으로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실제 무대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동안 방치된 건물들이 하나둘 특색 있는 공간으로 되살아나자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개항로는 가장 ‘힙’한 뉴트로 여행지가 됐다.

유일무이 쫀득쫀득 쫀살 [개항로고깃집]

하루를 마무리하는 식사로 구운 고기만큼 훌륭한 게 또 있으랴. 개항로에는 다른 곳에서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고기가 기다리고 있다. 개항로고깃집의 대표 메뉴 쫀살이 그 주인공이다. 쫀살은 돼지 한 마리당 400g만 나오는 돼지 턱살. 난생처음 경험해보는 쫀살의 쫄깃한 식감에 한 번 먹어본 사람은 이곳을 또 찾게 된다. 기름장 찍어 와사비를 곁들여 먹으면 환상의 궁합. ‘도살장의 아들 딸 열심히 하겠습니다. 공급자가 부모님이라서 싸게 판매합니다’라고 벽에 붙여 놓은 글귀처럼 가성비도 훌륭하다. 소갈비뼈와 뼈 사이의 늑살은 소 한 마리당 약 1kg만 나오는 특수 부위로 개항로고깃집의 신메뉴다. 구우면 지방이 스며들어 남다른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레트로한 인테리어 덕분에 고기를 굽고 있자면 과거로 타임슬립한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개항로고깃집은 널찍한 실내에 테이블 간의 거리가 멀어 쾌적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점심 식사를 즐기기에 좋은 단품 메뉴도 풍성하다.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수제돈가스제육세트, 고추장찌개, 삼겹살김치볶음밥 등 맛 좋은 메뉴가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다.
location
인천시 중구 개항로94 1층
tel
032-772-8950
info
쫀살 1만1900원(180g), 늑살 1만9900원(200g), 삼겹살 8800원(200g), 수제돈가스제육세트 1만9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pork.gaehangro

입으로 먹고 눈으로 먹는 정성 가득 수제 디저트 [개항당]

요즘은 어떤 카페를 가든 맛있는 디저트를 만날 수 있지만 재료, 정성, 맛 세 가지 요소를 고루 갖춘 곳은 의외로 찾기 어렵다. 개항로에는 맛있기로 소문난 인생 디저트 가게 개항당이 있다. 개항당은 마카롱 안에 들어가는 크림부터 스콘과 함께 나가는 잼까지 모든 디저트를 직접 만든다. 인기 메뉴는 스콘과 에그타르트. 시그너처 메뉴는 형형색색의 그러데이션이 돋보이는 마카롱이다. 마카롱은 눈으로도 먹는 디저트라 맛과 어울리는 색을 조합해 만들었다고. 특히 라즈베리 치즈케이크, 솔트 캐러멜 마카롱이 맛있다는 평이 많다. 아기자기한 용기에 담긴 밀크티는 냉침 방식이 아닌 직접 끓여서 만든다. 밀크티 고유의 풍미가 한결 살아 있을 뿐 아니라 보관성도 좋다. 개항당이 밀크티 맛집으로도 불리는 이유다. 밀크티는 총 세 가지 종류로 선보여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매일 밀크티는 부드럽고 진한 맛이 특징으로 향이 강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포레스트 밀크티는 얼그레이의 향긋한 풍미가 인상적이다. 무이 밀크티는 몰트 향, 초콜릿 향, 캐러멜 향이 어우러져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프리미엄 망고를 넣은 망고 바나나 푸딩, 직접 담근 수제청으로 만든 에이드까지 디저트 하나하나 정성을 가득 담아 만들었다.
location
인천시 중구 개항로 107
tel
070-8224-9578
info
마카롱 2200원, 아이스크림라떼 5500원, 매일 밀크티 5500원, 포레스트 밀크티 5500원, 무이 밀크티 60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gaehangdang

개항로의 아이코닉한 명소 [브라운핸즈 개항로]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노란 벽돌 건물. 브라운핸즈 개항로는 이곳에 발걸음하는 이들이 꼭 들르는 개항로의 명소가 됐다. 본체가 뿜어내는 위용이 남다른 이 건물은 오랫동안 이비인후과로 운영되어왔다. 한동안 비어 있던 병원은 동인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장님의 애정 어린 손길이 닿아 브라운핸즈 개항로로 다시 태어났다. 처음 건물을 보러 왔을 당시 가운, 캐비닛, 약통까지 그대로 놓여 있었는데 일부 물건은 카페 곳곳에 놓아두어 이곳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짐작케 한다. 이미 커피 맛으로 정평이 난 브라운핸즈는 원두 본연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아메리카노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 개항로 유리잔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인슈페너는 맛은 물론 오직 개항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포토제닉한 메뉴다. 디저트가 맛있기로 정평이 난 이곳의 메뉴 중에서도 특히 크로플 위에 브라운치즈를 듬뿍 올린 브라운치즈 크로플은 고소하면서도 달달한 풍미가 예사롭지 않으니 꼭 맛볼 것을 추천한다.
location
인천시 중구 개항로 73-1
tel
032-777-7506
info
아인슈페너 6000원, 브라운핸즈라떼 5800원, 브라운치즈 크로플 45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brownhands_incheon

1960년대 여관의 흔적이 그대로 [인천여관×루비살롱]

좁은 골목에 보이는 ‘여인숙 욕실 완비’ 간판을 따라가다 보면 인천여관×루비살롱을 만날 수 있다. 1960년대 문을 연 인천여관은 뉴트로한 분위기를 사랑하는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복합문화공간이 됐다. 자개장이 시선을 빼앗는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과거 여관의 구조를 그대로 남겨둔 실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욕실 타일과 욕조, 낡은 벽면까지 그대로 남겨둔 채 각 객실마다 테이블을 놓아 독립된 자리를 만들었다. 루비 레코드가 10주년을 맞아 한동안 방치된 인천여관을 되살리기로 한 프로젝트로 이의중 건축가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긴 여관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겨두었다. 시그너처 커피는 ‘루비1호’로 더치라떼와 크림 아인슈페너가 조화를 이뤄 풍부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인천여관과 좁다란 길로 이어진 바로 뒤쪽 건물은 낮술과 밤술을 즐길 수 있는 루비살롱으로 탈바꿈했다. 통오징어구이와 닭다리살, 각종 채소를 구워낸 모둠구이 한상 ‘삼합회’가 대표 메뉴다. 루비살롱 맨 안쪽에는 원하는 LP를 크게 틀어놓고 신나게 놀 수 있는 프라이빗 뮤직룸도 마련돼 있다. 살롱순살치킨, 청어알 두부쌈 등 영혼을 담아 만든 안주와 함께 이곳에서만큼은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들어보자.
location
인천시 중구 신포로 35번길 17
tel
070-7757-4712
info
루비1호 6000원, 톰과제리 치즈케이크 6500원, 삼합회 22000원, 바삭바삭 마른안주 1만원, 개항로라거 50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incheonmotel

  • 에디터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희성
  • 사진 권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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