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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

푸른빛을 감싸 안은

통영의 여름

아시아 > 대한민국

발행 2021년 07월 호

바다에는 짠내보다 왠지 모를 레몬 향이 넘실거리고 밤에는 얇은 이불을 덮어야 할 만큼 서늘한 바람이 분다. 말미암아 절정의 여름, 그리고 따끔한 청춘이 떠오르는 통영에서의 어느 날.

통영의 역사를 담은 길, 이순신공원

한산도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산책로를 품은 이순신공원은 충무공 이순신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공간이다. 지역민들과 여행자들이 바다를 내려다보며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조성해놓은 나무 데크길이 인상적이다. 이곳에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 적함을 부수는데 큰 전과를 거둔 천자총통이 전시돼 있고 이순신 장군이 늠름하게 바다를 향해 손짓하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동상 앞 바닥에는 당시 왜적과 맞서 싸운 해전의 위치가 그려져 있어 해전이 어디서 펼쳐졌는지 알 수 있다. 한산대첩 기념비부터 통영 여행 코스 루지와 케이블카가 있는 미륵도 관광특구, 크고 작은 섬을 너른 바다에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location
경남 통영시 멘데해안길 205

싱싱한 통영 전복의 맛, 동피랑 전복마을

매일 아침 수산시장에서 가져온 싱싱한 전복을 이용한 전복 요리를 선보인다. 전복돌솥밥을 주문하면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 해물전과 동피랑 전복마을만의 방식으로 간을 한 생선구이가 함께 나온다. 탱글탱글한 전복과 각종 채소를 잔뜩 넣은 밥을 그릇에 옮겨 담고 돌솥 안에는 숭늉을 붓는다. 밥은 김과 양념 소스를 함께 비벼 먹으면 통영의 바다를 한 입 베어 문 듯한 기분이 든다. 전복죽 역시 해물전과 생선구이가 함께 포함되는데 고소하고 깊이 있는 전복 본연의 맛을 잘 살렸다.
location
경남 통영시 통새미길 21
tel
055-648-4406
info
전복돌솥밥 1만5000원, 전복죽 1만5000원

서피랑 마을의 시작이자 가장 위, 서포루

벽화 마을로 유명한 동피랑 언덕과 마주 보고 있는 서피랑 언덕이 최근 핫 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동피랑 마을과 함께 통영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 것. 윤이상과 박경리의 예술 세계를 녹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서포루 복원 사업이 추진되면서 집창촌이었던 언덕의 집을 모두 철거하고 공원으로 조성했다. 조선시대 당시 삼도수군통제영의 본영이었던 통영성에는 3대 포루가 있었는데, 세병관 뒤편의 북포루, 동피랑 정상의 동포루, 서피랑 정상의 서포루가 3대 포루다. 서포루는 가장 늦게 복원됐지만 북포루와 동포루에 비해 주변 공간이 넓고 통제영과 통영 중심 항인 강구안, 맞은편 동피랑, 바다 건너의 미륵도 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location
경남 통영시 서호동 6-1

얽히고설킨 언덕 위에서 찾은 여유, 포지티브즈 통영

동피랑 마을의 언덕에 자리한 포지티브즈 통영.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내려온 주인장은 본래 카페보다는 게스트하우스 운영에 힘쓰고 있었다. 춘천에 있는 카페 포지티브즈 대표와 인연이 있었는데 우연히 포지티브즈와 같은 결의 카페로 탈바꿈하면 좋겠다고 제안해 지금의 포지티브즈를 완성시켰다. 포지티브즈의 방향성은 자연 친화적 공간. 풀과 나무가 있는 너른 마당을 이용한 야외 좌석이 실내보다 더 많을 정도로 자연과의 어울림에 신경 썼다. 이는 메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로즈메리와 민트 등의 허브류가 잘 자라는 마당에서 직접 키운 식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내어준다. 대표적인 메뉴는 햄치즈샌드위치. 자극적인 맛을 빼고 제철 식재료로 접시를 가득 채운 것이 특징이다. 패션후르츠에이드도 역시 직접 담근 청에 탄산수를 넣은 음료로 플레이팅이 독특해 인기가 많다. 가장 사랑받는 디저트인 타르트는 청포도, 체리, 딸기 등 맛있는 제철 과일을 얹어 판매하고 있다. 주차 공간이 없으니 이 점은 꼭 유의하시길.
location
경남 통영시 중앙시장4길 6-33
tel
055-642-3757
info
햄치즈샌드위치 플레이트 8500원, 타르트 6000원

조형물과 음악이 주는 압도, 이타라운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오페라를 공부한 운영자가 꾸린 공간인 이타라운지. 지하 1층은 카페와 공연장, 그리고 나머지 층은 게스트하우스로 구성돼 있는 이곳에서는 이따금 피아노 선율과 이국적인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조형감을 자랑하는 건물 구조 덕분에 통영이라는 현실감마저 없애준다. 가장 시선을 끄는 건 건물의 가운데를 과감히 뚫고 세운 나선형 계단. 또한, 공연장으로 쓰이는 카페 안은 블랙 컬러로 통일해 모던한 무드를 더했다. 공연은 수시로 이뤄진다. 오페라 가수인 운영자가 카페에 상주할 경우, 그리고 동시에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을 경우에 공연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타라운지는 모든 커피 메뉴를 사이펀으로 추출한다. 사이펀 커피는 진공커피라고도 불리며 열을 가하는 압력을 이용해 만드는 커피다. 이 추출 방식의 매력은 시각을 사로잡는데 있지만 맛도 출중하다. 커피 원두의 산미를 극대화한 맛으로 드립 커피보다 진한 향을 낸다.
location
경남 통영시 서문1길 3
tel
010-5752-5252
info
스페셜티 사이펀 커피 7000원

통영에서 가장 시원한 한 모금, 통영맥주

통영 로컬 브루어리를 대표하는 통영맥주. 폐업한 목욕탕을 개조해 만들어놓은 쇼룸이 독특해 여행자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서울에서 오랜 시간 워커홀릭으로 살다 갑자기 찾아온 번아웃을 치유하기 위해 아내의 고향으로 내려온 운영자는 원래도 맥주 관련 일을 하다 아예 양조장을 만들었다. 맥주 맛은 물론이거니와 통영맥주라는 브랜딩에도 힘을 줬다. 특히 패키지에 관련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어업이 발달했던 통영에서는 예로부터 만선을 기원하며 깃발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때 그 시절 할아버지가 그려놓은 도안을 디자인 전공자인 손자가 발견하게 되었고, 이는 통영을 대표하는 통영맥주의 패키지 디자인이 된 것이다. 통영의 역사와 시간이 녹아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통영맥주는 2년 동안의 긴 공사를 마치고 작년에 야심차게 오픈했지만 얄궂은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주말로 영업을 제한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수제 맥주로 마른 목을 축이도록 평일에도 운영할 예정.
location
경남 통영시 항북길 53
tel
055-646-1956
info
동피랑 페일에일 3000원, 달아 바이젠 3000원, 이순신 스타우트 3000원

지속 가능한 갤러리 공간, 아트스페이스

갤러리와 카페를 동시에 운영하는 공간인 아트스페이스. 통영의 작은 섬, 사량도에서 태어나 통영에서 교육을 받고 부산과 서울에서 작품 활동을 해온 화가 김웅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40년 이상을 작품 활동에 몰두한 김 작가의 중심에는 늘 통영이 있었다. 통영의 자연이 가진 채도 높은 색채와 어린 시절 나고 자랐던 섬의 모양, 그리고 김 작가만의 시선으로 녹여낸 통영의 지역적 특성 등이 작품의 주제였다. 아트스페이스는 김 작가가 평생을 느낀 통영에 대한 감성을 이곳에 오는 여행자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에게 공유하고 싶어 만든 공간이다. 전시 위주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카페보다 갤러리를 넓혔다. 그래서 오히려 공백이 주는 여유로움이 더욱 멋스럽다. 음료를 제조할 때는 시중에 파는 제품들을 일절 쓰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정성이 닿은 손길이 필요하다는 김웅 작가의 철학 때문이다. 커피 역시 한지 필터를 사용해 잔맛을 거르고 농축된 커피를 각자 취향에 맞게 농도를 조절하며 마실 수 있다.
location
경남 통영시 평인일주로 133 2층
tel
010-4552-7668
info
오렌지 리프 에이드 6500원, 크로플 7000원, 핸드드립 7000원

  • 에디터 박진명
  • 사진 오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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