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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

자연이 주는 선물

북마리아나제도 섬 투어

오세아니아 > 북마리아나제도

발행 2021년 07월 호

섬 전체가 푸른 물감을 풀어놓은 듯 그러데이션을 이루는 북마리아나제도. 사이판, 티니안, 로타를
아우르는 이곳이 지상낙원으로 꼽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천혜의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육해공을 넘나든다. ‘그래! 인생은 지금이야!’ 꽁꽁 숨겨둔 용기를 꺼냈다.
여행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두고두고 꺼내 보고 싶은 건 결국 낯선 풍경과 새로운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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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보다 찬란한 사이판 마나가하 섬

아침 7시에 어김없이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커튼 사이로 쨍한 햇살이 문을 두드렸다. 침대에 누워 창문을 바라보니 푸른 바다가 넘실대고 있었다. 어둠이 지나간 사이판의 아침 바다는 강렬한 햇살을 머금고 반짝였다. 평소라면 부랴부랴 출근을 준비했을 시간이지만 이불 속에서 수십 분을 꼼지락거렸다. 당장 일어나 노트북을 켜고 메일을 확인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사로잡히다가 “괜찮아. 여긴 사이판이잖아”라고 스스로를 토닥였다. 이곳에서 지내는 시간만큼은 조금 느슨해지기로 했다. 잠시나마 청량한 여름 노래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했다. 이미 마음은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사이판의 해변을 거닐다 보면 지상낙원이 이런 곳일까 상상하게 된다. 산호초로 둘러싸인 바다는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고, 무성한 초록 숲이 지난날의 아픔을 보듬는다.
사이판은 북마리아나제도에 속한다. 태평양 북서부 약 16개의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마리아나제도는 정치적으로 미국령인 괌과 자치령인 북마리아나제도로 나뉜다. 북마리아나제도의 인구수는 2021년 기준 약 5만8000여 명. 그중 사람이 사는 유인도는 사이판, 티니안, 로타 단 세 개뿐이다. 사이판은 북마리아나제도의 주도이자 티니안, 로타로 가기 위해 들러야 하는 경유지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마나가하 섬으로 향했다. 사이판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섬에 가봤을 것이다. ‘마나가하 섬에 가지 않으면 사이판에 가나마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사이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5분이면 도착하는 작은 무인도인데 그야말로 섬 속의 섬이다. 마나가하 섬에 도착하니 푸른 하늘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노란 파라솔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풍경만 예쁜 곳인 줄 알았는데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바나나보트, 시워커, 패러세일링 등 각종 해양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성지였다. 그늘에 앉아 가만히 바다 풍경만 바라보고 있기엔 어쩐지 좀이 쑤셨다. 당장이라도 바닷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세상에 무서운 것이 너무 많은 나도 마나가하 섬에서만큼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해양 액티비티는 스노클링이다. 수영을 하지 못해도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스노클링 장비만 있으면 바닷속 탐험을 할 수 있다. 수심 2~3m 이내 얕은 바다에 들어갔을 뿐인데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인사를 건넸다. 육십 평생 한 번도 스노클링을 해본 적 없는 아빠는 마나가하 섬에서 생애 첫 스노클링에 도전했다. 맑고 깨끗한 바다를 누비며 산호초와 열대어를 구경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바닷속을 탐험했다면 이제 바다 위를 날아볼 차례다. 패러세일링은 스피드보트에 낙하산을 연결해 비행을 즐기는 레포츠다. 그동안은 남들이 하는 것을 바라보며 망설이기만 했다. 처음으로 푸른 바다 위를 나는 기분은 어떨지 궁금해 숨겨왔던 용기를 꺼냈다. 시원하게 바다를 가르는 보트가 속도를 내자 심장도 같이 날뛰었다. 낙하산과 연결된 줄이 풀려 나가면서 몸이 순식간에 날아올랐다. 마치 한 마리의 새가 된 것 같았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나도 모르게 괴성이 터져 나왔고, 소리를 한껏 내지르니 10년 묵은 체증이 확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하늘에서 바라본 마나가하 섬은 그 어떤 보석보다 찬란했다. 태평양 바다 위를 날아보고 싶다는 꿈은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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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박진명
  • 박은하(여행작가)
  • 사진 박은하(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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