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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

아레키파

백색의 도시

남아메리카 > 페루 > 아레키파

발행 2021년 04월 호

단언컨대, 아레키파(Arequipa)는 페루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다. 눈부신 순백색 건물과 알록달록 파스텔 톤으로 물든 ‘백색의 도시’는 페루답지 않게 푸근하고 명랑한 분위기를 풍긴다. 세계에서 가장 긴 산맥인 안데스의 축복에 기대어 살아가는 아레키파 사람들의 풍요로운 삶의 모습을 담았다.

백색 도시 아르마스 광장에서

본래 잉카제국의 도시였던 아레키파는 스페인 군대에 무릎을 꿇었다. 이후 스페인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해 리마에 이어 페루 제2의 도시가 됐다. 아레키파는 주로 여행자들이 리마나 쿠스코, 푸노 등으로 떠나기 전에 잠시 머물다 가는 경유지 성격이 짙다. 하지만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을 보고 있자니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특히 아레키파는 페루의 다른 도시에 비해 파스텔 톤의 스페인풍 건물이 많아 출사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아레키파에 처음 도착했다면, 일단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을 찾아야 한다. 광장 주변으로 주요 명소와 여행자 숙소,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행 동선을 짜기도 유리하다. 중남미 대표 도시라면 어디나 마찬가지이듯 아레키파 역시 도심에는 아르마스 광장이 조용히 엎드려 있고 바로 옆에 대성당이 붙어 있다.
아레키파는 페루에서 리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라 그런지 아르마스 광장의 크기도 매머드급이다. 주변에 실라(Sillar)라고 불리는 화산암이 많이 형성되어 광장 주변 건물은 모두 환한 백색을 발한다. 이러한 연유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아레키파는 흔히 ‘백색 도시’로 불린다. 광장 중앙에 서면 북쪽으로 대성당이 우뚝 서 있고, 나머지 삼면에는 눕힌 ㄷ자 모양으로 스페인식 하얀 건물이 광장을 품고 있다. 광장은 늘 유동 인구가 많아 온종일 북적거린다. 광장 가운데 자리한 커다란 분수 주변으로는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햇살을 즐기는 현지민이 많이 보인다. 이따금 주변으로 비둘기 떼가 날아오르는 모습도 평화롭기 그지없다.
남미의 유명한 도시라면 공식처럼 도심에 아르마스 광장이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대성당이 따라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중세 신대륙을 점령한 스페인 군대가 빠르게 원주민을 교화하기 위해 마을 중심에 ‘아르마스’라는 이름의 광장과 대성당을 나란히 세웠기 때문이다. 페루에서는 아레키파나 쿠스코, 이카, 나스카, 와라스 등 여러 도시에서 아르마스 광장을 만날 수 있다. 수도 리마의 경우는 아르마스 광장이 ‘마요르 광장’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현지인과 여행자들은 옛 이름을 더 선호한다.
광장을 뒤로하고 북쪽에 자리한 대성당을 향해 천천히 다가선다. 리마와 쿠스코, 푸노 대성당과 더불어 ‘페루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알려진 바로 그 건물이다. 1544년 잉카제국을 제압하고 아레키파에 들어선 스페인 군대는 대성당을 세운 다음 태양신을 숭배하던 원주민들을 강제로 가톨릭교로 개종토록 했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큰 광장에 대성당이 함께 세워져 있다. 17세기 중반 건축가 안드레스 데 에스피노자(Andres de Espinoza)에 의해 건축된 아레키파 대성당은 지금까지 총 6번의 대지진을 거치면서 꽤 많은 곳이 파괴되기도 했다. 비교적 최근인 1960년 아레키파 대지진 때에는 2개의 종탑이 모두 무너져 내렸는데 지금은 모두 복원했다. 아레키파는 환태평양조산대가 지나는 지역인 만큼 앞으로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워낙 튼튼한 화강암으로 지어져 크게 무너질 염려는 적은 편. 아레키파 대성당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것은 바로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종이다. 그중 가장 큰 종은 무려 5톤이 넘는데, 국경일이나 국가가 정한 중요한 행사 때 타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이 자리한 내부도 인상적이다.

아레키파 느리게 걷기

아르마스 광장과 대성당을 등지고 북서쪽으로 올라가면 페루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수도원이 나온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의 산타카탈리나 수도원(Monasterio de Santa Catalina)이다. 14세기 후반에 지어진 이 수도원은 남미 대륙을 통틀어서도 특별한 수도원으로 알려져 있다. 수녀들이 오랫동안 단체로 생활했던 곳이자 초행자는 지도가 없으면 내부에서 길을 잃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 수도원 곳곳을 모두 둘러보려면 최소 2시간 이상 잡는 게 좋다.
수도원 내부는 수녀들의 생활공간을 비롯해 작은 성당, 전망대, 박물관, 정원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동선이 워낙 복잡하니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파란색 외벽의 건물 내부는 그리스 산토리니를 떠올리게 하고, 붉은색 외벽의 건물은 모로코 마라케시와 닮았다. 이처럼 수도원 내부의 파스텔 톤 외벽을 배경으로 멋진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가 즐비하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내부에는 수도원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한다. 오래된 건물이 많고 안전장치가 없는 계단이 곳곳에 있어 둘러볼 때 운동화를 신기를 권한다. 산타카탈리나 수도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면 입구에서 영어 가이드 투어를 신청할 것. 무료 워킹투어는 오전 10시와 오후 3시, 하루에 2회 진행한다. 미팅 포인트는 아르마스 광장 북쪽에 있는 초콜릿박물관과 산타카탈리나 수도원 건너편이다. 보통 자원봉사자들이 영어나 스페인어로 인솔한다. 아레키파 호텔이나 호스텔의 리셉션, 거리 홍보 팸플릿으로 홍보한다.
  • 에디터 민다엽
  • 이수호(여행작가)
  • 사진 이수호(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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