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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Day Tour

밭담 따라 만나는 귀덕리의 명소

아시아 > 대한민국 > 제주

발행 2023년 01월 호

제주에서 나는 5대 밭작물인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월동 무, 메밀이 전국 생산량 1위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아는지. 겨우내 육지의 언 땅에 비해 따뜻한 기후와 해풍으로 자라난 제주 밭작물은 추위를 이기며 그 맛이 절정에 달한다. 지난 11월, 제주 밭작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제주 밭한끼 캠페인’이 개최됐다. 굽기만 해도 달큰한 양배추와 아삭한 무, 고소한 당근은 한 끼 식사로 충분했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거듭난 밭작물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속으로.

ITINERARY
10:00 ❶ 귀덕리 밭담투어
11:10 ❷ 귀덕향사
12:30 ❸ 영등할망 신화공원
14:30 ❹ 귀덕연대
15:40 ❺ 콜체스카페
17:30 ❻ 바르왓
18:30 ❼ 여유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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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a.m] 한 땀 한 땀 쌓아 올린 1000년의 길, 귀덕리 밭담투어

‘올레길’은 익히 들어봤지만 ‘밭담’은 다소 낯설 수 있다. 제주 밭담은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제주 고유의 문화 중 하나로 한 땀 한 땀 돌을 쌓아 올려 밭 주변을 둘러싸 만든 길이다. 그간 관광지 위주로 여행을 다니면서 차를 타고 무심코 지나쳤던 그 많은 길이 밭담이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바로 이 밭담에서 전국 생산율 1위에 달하는 제주 5대 밭작물이 탄생한다. 제주 밭담은 1000년이 넘은 선인들의 지혜가 전승되어온 것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중요농업유산과 세계농업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제주시는 밭담의 가치를 보전하고 관리하면서 마을공동체와 연계한 밭담길을 조성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귀덕리다. 귀덕리의 밭담투어는 귀덕리 사무소장이자 마을 해설사인 현경애 삼춘이 진행한다. 삼춘은 제주 방언으로 마을 어르신을 일컫는 정겨운 호칭이다. 현경애 삼춘은 제주 동쪽에서 태어나 서쪽의 귀덕리 마을로 시집을 와 터를 잡고 40여 년을 거주한 마을 토박이다. 귀덕리 밭담길에서는 현경애 삼춘의 정겨운 마을 이야기를 들으며 브로콜리와 양배추, 콜라비 등이 재배되는 풍경을 벗 삼아 걷는다. 이색적인 밭담투어 속 고즈넉한 시골의 정취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location
제주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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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 a.m] 귀덕리의 아이콘이자 오랜 역사, 귀덕향사

귀덕향사는 귀덕리 밭담투어 등 지역 관광의 거점이 되는 곳이자 다양한 클래스, 마을 모임 등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평소에는 제주 밭작물을 활용한 수제 버거를 판매하는 로컬 식당으로 운영된다. 귀덕향사의 전신은 1920년 초등교육기관 역할을 했던 ‘은신의숙’으로 이때부터 100여 년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기관으로서 기능을 다한 귀덕향사는 터와 건물이 그대로 남아 귀덕리의 중요한 지역 거점이 되었다. 이후 제주 인문학 클래스, 전시, 소셜 다이닝 등 지역 내 다양한 마을 연계 활동이 펼쳐지는 곳으로 변모했다. 귀덕리 밭작물을 캐릭터화한 인형이나 아기자기한 마을 굿즈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창문 너머로 펼쳐지는 고즈넉한 밭담은 귀덕향사만의 아이코닉한 인증샷 명소이니 놓치지 말 것. 필요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 공식 인스타그램(@gwideok_hyangsa_class)을 통해 행사 일정을 참고하자. 제주 밭작물을 활용한 수제 버거를 경험하고 싶다면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에서 저녁 7시 사이에 방문하면 된다.
location
제주 제주시 한림읍 귀덕14길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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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p.m] 제주에서 가장 먼저 봄이 오는 곳, 영등할망 신화공원

제주에는 전해 내려오는 신화가 많다. 귀덕리에는 오랜 신화를 품고 있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영등할망 신화공원이 바로 그것. 신화 속 영등할망은 해산물의 풍요를 가져오는 바다와 바람의 신인데 매년 음력 2월 초하루에 마지막 꽃샘추위와 봄 꽃씨를 가지고 가장 먼저 귀덕리에 온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귀덕리는 ‘제주에서 가장 먼저 봄이 오는 곳’이라고 불린다. 옛적부터 귀덕리는 음력 2월이 되면 영등할망을 환영하는 맞이 행사로 영등굿을 지내는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맞이 행사는 약 2주가량 펼쳐진다. 제주도민들은 영등송별제를 지내고 나면 비로소 제주에 봄이 찾아온다고 믿는다. 공원에는 나란히 서 있는 세 개의 상이 있는데, 가운데에 있는 영등할망이 주머니를 들고 있다. 이곳에 사탕을 넣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다. 뒤쪽으로는 아름다운 귀덕바다가 펼쳐지고 낚시와 카약, 캠핑 등을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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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 p.m] 귀덕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언덕, 귀덕연대

올해 졸업 인원이 겨우 9명이지만 귀덕리에서는 8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초등학교다. 초등학교가 귀덕리의 관광지라 할 수는 없지만 학교 뒷문 쪽에 제주도 기념물 제23호인 귀덕연대가 위치해 있어 한번쯤 둘러볼 만하다. 연대란 조선시대에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을 말한다. 봉수대와 비슷한 개념으로 해안의 구릉지 일대에는 연대를 설치해 적선의 동태를 살폈다. 귀덕연대는 3m 모래언덕 위에 돌담이 쌓여 있었으며 현재는 지대석만 남아 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비교적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학생들의 수업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수업 시간을 피해 방문하자.
location
제주 제주시 한림읍 귀덕14길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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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0 p.m] 제주 흑보리를 만나는 팜투테이블 카페, 콜체스카페

잠시 길을 나서 한림읍과 가까운 애월읍으로 향했다. 귀덕리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콜체스카페를 가기 위해서다. 콜체스는 방치되어 있던 구옥과 500여 평의 터를 활용해 무농약 친환경 제주 토종 흑보리를 재배하고 있다. 쌀이 귀했던 시절 제주 곳곳에서 흑보리를 재배했지만 지금은 흑보리밭을 좀처럼 찾기 힘들다. 콜체스는 제주에 몇 없는 토종 흑보리를 재배하는 곳이다. 흑보리는 콜체스에서 개발한 메뉴로 이를 통해 팜투테이블 (Farm To Table)을 실현하고 있다. 제주 토종 흑보리로 만든 아인슈페너는 콜체스의 시그너처 메뉴 중 하나. 이뿐만 아니라 제주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마당의 조경은 육지 또는 수입 식물이 아닌 도민들과 오랜 시간 함께해온 제주의 식생을 활용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서쪽에 위치해 있어 노을이 질 때쯤 카페는 더욱 운치 있게 변한다.
location
제주 제주시 애월읍 애납로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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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0 p.m] 가장 제주다운 한 상 차림, 바르왓

제주에서 나고 자라 제주의 식재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임서형 셰프가 운영하는 솥밥 한 상 차림 레스토랑 바르왓. ‘바르’는 바다를, ‘왓’은 밭을 뜻하는 제주어로, 두 단어가 가진 뜻 그대로 바다와 밭에서 나는 제주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선보인다. 제주 오일장에 가서 직접 구매할 만큼 재료에 진심인 편이라고. 바르왓에서 선보이는 메뉴는 옥돔과 무를 넣어 지은 옥돔솥밥, 제주식 돼지고기 산적, 찬수육 샐러드 등 익숙한 듯 낯설게 느껴지는데 전통 제주식 음식이다. 바르왓에는 각각 다른 육수를 활용해 짓는 솥밥이 메인인데, 그중 애월읍에서 나는 대표적인 밭작물인 취나물을 활용한 드릇솥밥을 주목할 만하다. 향긋한 풀 내음과 알싸한 맛이 어우러져 남다른 풍미를 선사한다. 각 솥밥에 활용된 재료에는 제주의 다양한 문화가 얽힌 이야기가 담겨 있어 더욱 의미 있다.
location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남길 24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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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 p.m] 평대바다를 바라보며 누리는 여유, 여유를 담다

귀덕리에서 평대리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데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좌읍 평대리에 위치한 여유를 담다는 4~5명이 머물 수 있는 2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는 펜션. 복층으로 된 각 객실은 프라이빗한 자쿠지와 정원, 현무암으로 만든 화로에서 즐기는 불멍까지, 요즘 유행하는 아이템이 한데 모여 있어 다채로운 매력을 겸비했다. 여유를 담다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바로 ‘아로마테라피’를 기반으로 하는 숙소라는 것. 어메니티를 비롯해 피부에 닿는 모든 제품을 테라피스트인 김경희 대표가 제작한 아로마테라피 제품으로 제공한다. 각 욕실, 침실, 거실 등 공간별로 다른 아로마가 배치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침실에는 제주의 꽃차로 블렌딩된 은은한 향미의 웰컴티가 준비되어 있다. 체크인 시 예약하면 다음 날 조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도보로 10분이면 평대해변까지 갈 수 있다.
location
제주 제주시 구좌읍 평대7길 20-1 2층

  • 에디터 김영은
  • 사진 김영은, 제주시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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