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 대한민국 > 제주
발행 2022년 12월 호
큰 나무 한 그루 없이 나지막한 섬이 있다. 섬을 한 바퀴를 도는 데는 어른 걸음으로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제주에서 만나는 또 다른 섬 여행지, 가파도와 마라도가 그 주인공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섬인 가파도는 가장 높은 고도가 20m를 넘지 않는다. 그래서 걷기에도 부담이 없고 자전거를 타며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제주 서남 해안의 절경을 파노라마처럼 즐길 수 있어 많은 사진작가와 아티스트들이 찾는 예술가들의 섬으로 통한다. 대한민국 최남단 섬인 마라도는 경이로운 자연경관에 매료되는 곳이다. 햇살에 일렁이는 금빛 억새와 아름다운 비경의 제주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지구의 끝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가파도와 마라도로 떠나는 힐링 도보 여행 속으로.
살아 있는 아트 갤러리, 가파도
마치 미술관을 닮은 섬, 가파도는 바다와 하늘, 구름과 사람의 경계가 무의미하다. 마치 모든 자연이 고요히 사색에 잠긴 느낌이다. 올레 코스 10-1에 해당되는 가파도는 우리나라 유인도 중 가장 고도가 낮은 섬으로 꼽힌다. 그래서 부담 없이 걷고 자전거를 타며 자연을 보다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가파도 들어가는 첫 번째 배는 오전 9시에 출발한다. 그리고 섬을 나오는 마지막 배는 오후 3시 20분에 있다. 한 시간 간격으로 하루 네 번 왕복한다. 마침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iR) 갤러리도 오후 4시면 문을 닫으니 시간이 딱 알맞다. 서귀포시 운진항에서 출발해 편도 10분이면 가파도에 닿는다. 정기여객선을 타고 가파도 선착장에 내리면 가장 먼저 상동포구와 상동마을 할망당을 만날 수 있다. 할망은 예부터 섬을 지키는 신으로 여겼는데 이곳 할망당에서 상동마을 주민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떠난 가장의 무사 귀환과 안녕을 기원하였다.
상동 우물을 시작으로 마을길이 시작되고 이곳을 가로질러 걸으면 친환경보리도정공장을 지나 가파리 사무소에 닿는다. 여기에서 끝없이 펼쳐진 제주 바다를 눈에 담을 수 있다. 그 바다의 시작에는 하동마을 할망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역시나 하동마을 어민들의 무사 안녕을 빌었던 공간이다. 하동마을 포구는 작지만 오순도순한 느낌이다. 오후 4시, 섬 안팎의 모든 배가 끊기면 하동마을 포구에는 석양을 뒤로하고 가장 먼저 환한 별들을 쏟아낸다. 고요하게 반짝이는 별빛에 마음까지 경건해진다. 해가 진 후에는 밤마실을 나온 고양이들이 주인이 되는 시간이다. 찰칵찰칵 셔터 소리만 정적을 깨트린다.
계속 발걸음을 이어가다 보면 고냉이돌과 고인돌 군락지가 등장한다. 또 가파초등학교를 지나고 나면 가파도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포토 스폿인 소망전망대가 자리해 있다. 걷다가 지칠 땐 잠시 가게에 앉아 여행의 에너지를 충전해보는 것도 좋다. 이럴 때 로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집이라면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가파도의 핫 플레이스로 통하는 블랑로쉐는 디저트 맛집으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청보리 아이스크림과 보리크림 라테가 카페의 시그너처 메뉴다. 고소하면서도 자극 없이 달콤해서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가파도 들어가는 첫 번째 배는 오전 9시에 출발한다. 그리고 섬을 나오는 마지막 배는 오후 3시 20분에 있다. 한 시간 간격으로 하루 네 번 왕복한다. 마침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iR) 갤러리도 오후 4시면 문을 닫으니 시간이 딱 알맞다. 서귀포시 운진항에서 출발해 편도 10분이면 가파도에 닿는다. 정기여객선을 타고 가파도 선착장에 내리면 가장 먼저 상동포구와 상동마을 할망당을 만날 수 있다. 할망은 예부터 섬을 지키는 신으로 여겼는데 이곳 할망당에서 상동마을 주민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떠난 가장의 무사 귀환과 안녕을 기원하였다.
상동 우물을 시작으로 마을길이 시작되고 이곳을 가로질러 걸으면 친환경보리도정공장을 지나 가파리 사무소에 닿는다. 여기에서 끝없이 펼쳐진 제주 바다를 눈에 담을 수 있다. 그 바다의 시작에는 하동마을 할망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역시나 하동마을 어민들의 무사 안녕을 빌었던 공간이다. 하동마을 포구는 작지만 오순도순한 느낌이다. 오후 4시, 섬 안팎의 모든 배가 끊기면 하동마을 포구에는 석양을 뒤로하고 가장 먼저 환한 별들을 쏟아낸다. 고요하게 반짝이는 별빛에 마음까지 경건해진다. 해가 진 후에는 밤마실을 나온 고양이들이 주인이 되는 시간이다. 찰칵찰칵 셔터 소리만 정적을 깨트린다.
계속 발걸음을 이어가다 보면 고냉이돌과 고인돌 군락지가 등장한다. 또 가파초등학교를 지나고 나면 가파도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포토 스폿인 소망전망대가 자리해 있다. 걷다가 지칠 땐 잠시 가게에 앉아 여행의 에너지를 충전해보는 것도 좋다. 이럴 때 로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집이라면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가파도의 핫 플레이스로 통하는 블랑로쉐는 디저트 맛집으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청보리 아이스크림과 보리크림 라테가 카페의 시그너처 메뉴다. 고소하면서도 자극 없이 달콤해서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근래 들어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위한 예술의 성지로 제주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가파도 역시 여러 아티스트들이 찾는 예술의 섬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예술가들은 수개월간 가파도에 머물며 새로운 영감을 찾고 그들만의 열정을 담은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문화 창작 허브로 활용되고 있는 공간이 바로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iR)다. 가파도 프로젝트의 건축설계를 맡은 건축가 최욱은 섬의 특징인 수평적 풍경을 유지할 수 있는 설계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지하 구조물을 활용하여 가파도 AiR를 만들어냈다. 긴 오픈 회랑을 따라 작가 스튜디오가 배치되어 있어 예술가들에게 독립된 작업 공간을 제공한다.
최근 가파도 AiR의 레시던시 프로그램에는 자문위원들의 추천으로 국내 작가로는 김유선, 지니서, 안정주&전소정, 해외 작가로는 아그네스 갈리오토, 앤디 휴즈 등 6명이 선정되었다. 그리고 이들 입주 작가의 작품들은 10월 30일까지 열린 오픈 스튜디오 전시를 통해 공개되었다. 그중에서도 글라스 하우스에 전시된 안정주&전소정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마을 폐가에 프레스코 회화 형식으로 남겨진 아그네스 갈리오토의 작품과 가파도 주변 바다를 둘러싼 어부들과 생물들의 생태 환경을 다룬 앤디 휴즈의 작품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가파도 AiR의 레시던시 프로그램에는 자문위원들의 추천으로 국내 작가로는 김유선, 지니서, 안정주&전소정, 해외 작가로는 아그네스 갈리오토, 앤디 휴즈 등 6명이 선정되었다. 그리고 이들 입주 작가의 작품들은 10월 30일까지 열린 오픈 스튜디오 전시를 통해 공개되었다. 그중에서도 글라스 하우스에 전시된 안정주&전소정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마을 폐가에 프레스코 회화 형식으로 남겨진 아그네스 갈리오토의 작품과 가파도 주변 바다를 둘러싼 어부들과 생물들의 생태 환경을 다룬 앤디 휴즈의 작품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금빛 억새 물결로 가득한 최남단 섬 마라도
운진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면 약 25분 정도 후에 마라도에 닿는다. 가파도 거리만큼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최남단에 자리한 섬이다. 살레덕 선착장에 발을 딛자마자 애기업게당을 만날 수 있다. 당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매달 7일, 17일, 27일에 제를 지내며 섬사람들의 주 무대인 해상의 안전을 기원하는 곳이다. 4~5월의 청보리가 가파도의 아이코닉한 상징이라면 마라도의 억새는 지금이 절정이다. 금빛 억새가 넘실대는 언덕 너머로 바람에 일렁이는 햇살마저 눈이 부실 정도다. 잠시 감았던 눈을 살포시 떠보면 해안 사구처럼 나지막한 둔덕이 억새에 흔들린다. 다른 섬에서 볼 수 없는 황홀한 풍경이다.
자리덕 선착장 옆에는 대문 바위가 자리 잡고 있는데 그 틈새로 몇몇 낚시꾼이 벵에돔의 손맛을 기다리고 있다. 벵에돔 낚시의 포인트로 손꼽히는 마라도는 유독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를 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없을 만큼 온통 푸른빛으로 채색된 이곳에서라면 오랜 시간 기다림의 연속의 될 수 있는 낚시가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발걸음을 돌려 걷다 보면 자그마한 가파초 마라분교와 만나게 된다. 마라도 도보 여행의 인기 코스인 이곳은 마라도에 거주하는 아이들을 위해 1958년에 세워졌다. 지금은 아이들 대신 사진을 남기기 위해 여행객들이 들르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자리덕 선착장 옆에는 대문 바위가 자리 잡고 있는데 그 틈새로 몇몇 낚시꾼이 벵에돔의 손맛을 기다리고 있다. 벵에돔 낚시의 포인트로 손꼽히는 마라도는 유독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를 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없을 만큼 온통 푸른빛으로 채색된 이곳에서라면 오랜 시간 기다림의 연속의 될 수 있는 낚시가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발걸음을 돌려 걷다 보면 자그마한 가파초 마라분교와 만나게 된다. 마라도 도보 여행의 인기 코스인 이곳은 마라도에 거주하는 아이들을 위해 1958년에 세워졌다. 지금은 아이들 대신 사진을 남기기 위해 여행객들이 들르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시장기가 돌 때는 해녀삼대할망네 식당에 들러 해물라면을 맛보자. 전복은 토실하고 소라는 구수하다. 불맛을 머금은 해산물이 입속에서 놀라운 맛의 향연을 펼친다. 마침 종패를 뿌리러 물질 나갈 준비를 끝낸 김정민 해남이 포즈를 취해주었다. 해남의 얼굴에는 청년의 자신감이 넘치고 얼큰한 해물 맛에 여행객은 웃음이 터진다. 해녀삼대할망네 식당 바로 옆에는 마라도에서 가장 고즈넉한 카페 마라로79가 있다. 마라로79의 시그너처 음료는 바로 댕유지 스무디. 혀끝에 감도는 싱그러운 음료의 맛은 섬 여행의 피로를 한 방에 날려준다.
높고 큰 해수관음상이 인상적인 기원정사와 최남단비를 지나면 문어와 전복, 소라를 형상화했다는 마라도 성당을 만날 수 있다. 성모마리아상과 눈을 맞추고 내부에 들어서니 오묘한 빛이 우주선을 연상케 한다. 성당 안에는 방문객들도 기도를 올릴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기도에 방해되지 않도록 정숙한 매너는 필수다.
마라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마라도 등대도 눈여겨볼 만하다. 높이 16m에 하얀색의 팔각형 구조로 된 마라도 등대의 불빛은 48km 밖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 선박이 가장 먼저 만나는 등대라서 육지초인표지로 이용되고 있다. 등대 옆 국립등대박물관에서는 세계의 유명 등대 모형과 세계 전도를 대리석으로 디자인해 보여주고 있다.
높고 큰 해수관음상이 인상적인 기원정사와 최남단비를 지나면 문어와 전복, 소라를 형상화했다는 마라도 성당을 만날 수 있다. 성모마리아상과 눈을 맞추고 내부에 들어서니 오묘한 빛이 우주선을 연상케 한다. 성당 안에는 방문객들도 기도를 올릴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기도에 방해되지 않도록 정숙한 매너는 필수다.
마라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마라도 등대도 눈여겨볼 만하다. 높이 16m에 하얀색의 팔각형 구조로 된 마라도 등대의 불빛은 48km 밖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 선박이 가장 먼저 만나는 등대라서 육지초인표지로 이용되고 있다. 등대 옆 국립등대박물관에서는 세계의 유명 등대 모형과 세계 전도를 대리석으로 디자인해 보여주고 있다.
가파도, 마라도 가는 법
제주 운진항을 출발해 가파도와 마라도로 가는 정기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다. 사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은데 홈페이지 예매는 1일 전까지, 당일은 전화 문의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사전 예약한 경우 출항 40분 전까지 매표소에 도착하여 발권하면 된다. 사전 예약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발권이 가능하다. 모든 매표는 출항 시간 10분 전에 마감된다. 승선권 발권 시에는 승선신고서(대합실 비치)와 성인 전원의 신분증(원본)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인 신분증(원본) 지참이 불가한 경우 대합실 내 무인민원발급기에서 주민등록등본 또는 초본 발급 후 이용할 수 있다.
- location
- 여객선 출발지 - 제주 서귀포시 최남단해안로 120, 운진항
- tel
- 064-794-5490
- info
- 성인(중학생 이상) 가파도 왕복 1만3100원, 마라도 왕복 1만8000원 (24개월 이상~초등학생) 가파도 왕복 6600원, 마라도 왕복 9000원
- website
- www.wonderful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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