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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22년 12월 호
골목에는 역사와 낭만이 담겨 있다. 충주의 구도심은 정겨운 거리가 얽히고설키며 이어져 있다. 길을 잃을수록 지나간 풍경이 찬찬히 여운으로 남는다. 고양이가 있는 주택가의 카페, 지역을 아끼는 청춘들의 사랑방, 정성이 느껴지는 가족 식당 등 온기 가득한 공간이 구석구석 숨어 있다. 2022년의 마지막 달, 시간을 붙잡듯 느릿느릿 걸으며 나만의 보물을 찾아 떠나보자.
친구 집에 놀러 온 듯 정다운 카페, 아흐레 커피
50년이 넘은 낡은 구옥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 집 현관을 연상시키는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면 햇살 가득한 공간이 펼쳐진다. 곳곳에 놓인 빈티지한 소품들을 구경하고 있자니 <슈렉>의 고양이보다 더 깜찍한 아기 고양이 ‘벼리’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타일과 창틀 등 최대한 본 건축물의 원형을 살렸는데, 예전 방을 나누던 벽을 그대로 두어 각기 다른 공간처럼 연출했다. 특히 반려견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펫 룸은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얼린 홍시나 곶감 같은 친근한 디저트 역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정겨운 기분을 선사한다. 말랑한 식감의 당고는 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흑설탕과 간장 소스로 맛을 내 단짠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시그너처 커피인 고소라떼와 무척 잘 어울린다. 마당과 옥상에 야외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따스한 봄이 더욱 기다려지는 곳이다.
- location
- 충북 충주시 대흥길 42
- tel
- 043-847-0420
- info
- 곶감치즈말이 6000원, 당고 5800원, 고소라떼 4800원
- website
- 인스타그램 @aheure__
충주에 상륙한 미국식 바비큐, 텍사스 1876
오픈과 동시에 충주 사람들을 설레게 한 바비큐 전문점. 텍사스에서 직접 배워온 레시피는 물론 재료부터 소스까지 모두 현지에서 공수한 전통 바비큐를 선보인다. 자체 제작한 훈연기에서 8~12시간의 훈연을 통해 고기의 기름기는 쏙 빠지면서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과 풍미만을 남긴다. 다양한 종류의 고기가 한 상 가득 펼쳐지는 플래터 메뉴가 인기다. 음식이 나오는 순간 반사적으로 휴대폰 카메라를 찾게 되는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브리스킷과 폴드포크, 폭립, 치킨 바비큐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성에 따라 브리스킷 플래터와 파티 플래터로 나뉜다. 블루베리와 오리엔탈 드레싱으로 맛을 낸 리코타 샐러드는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뒷맛을 상큼하게 잡아준다. 붐베이, 잭다니엘, 말리부 등 여러 베이스의 하이볼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짙은 초록색에 골드로 포인트를 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약 15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어 연말연시 다양한 모임에도 안성맞춤이다.
- location
- 충북 충주시 연수동산로5길 1 1층
- tel
- 043-723-1313
- info
- 브리스킷 플래터 3만6000원~, 파티 플래터 6만9000원~, 새우 로제 파스타 1만3900원
- website
- 인스타그램 @texas_1876
고품격 숙성 돈카츠를 만나볼 수 있는 곳, 예반 72
예절의 예(禮)와 식사의 반(飯)이 만났다. 손님을 위해 정성스러운 한 상을 내겠다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유럽의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건물 또한 초대받은 듯한 느낌을 주기 충분하다. 뒤에 오는 숫자 72는 고기의 숙성 시간이다. 제주도에서 신선한 돼지고기를 직접 공급받아 자체 숙성실에서 72시간 동안 숙성한다. 소고기처럼 돼지고기도 숙성시키면 고기의 잡냄새가 사라지고, 순수한 고기 맛이 살아난다. 추천 메뉴는 안심과 등심을 모두 맛볼 수 있는 모듬 카츠. 제주도 녹차 소금에 찍어 한 입 베어 물자 깔끔한 고기 본연의 맛에 놀라고, 부드러운 식감에 두 번 놀란다. 밥과 장국, 샐러드가 함께 제공된다. 저녁 시간에 방문한다면 카츠 커리도 추천한다. 매일 8시간 동안 끓이는 홋카이도 스타일의 커리와 로스 카츠, 반숙 달걀 프라이가 어우러지며 살살 녹는다. 모든 소스와 드레싱은 직접 만든다.
- location
- 충북 충주시 관아5길 6
- tel
- 010-9860-7289
- info
- 모듬 카츠 1만3000원, 카츠 커리 1만원, 치즈 카츠 1만1000원
- website
- 인스타그램 @reiban72
책과 디저트가 있는 다정한 공간, 굿나잇 커피 앤 북
출판사에서 여행 책을 만들어온 에디터가 오픈한 북카페. 오랫동안 비어 있던 2층짜리 양옥을 개조해 레몬빛이 감도는 따스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직장 생활을 하며 틈나는 대로 일본 책방과 빵집 순례를 다녔다는 주인의 담백한 취향이 곳곳에 잘 배어 있다. 어딘가 낯익은 이름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이도우의 장편소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굿나잇 책방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 가볍게 읽기 좋은 비문학 위주의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표지에 적힌 손 글씨 큐레이션이 온기를 더한다. 방처럼 공간이 나뉘어 있어 조용히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 북카페라고 음료나 디저트가 부실할 거라는 편견은 금물. 르뱅 쿠키와 스콘 등 매일 매장에서 직접 굽는 구움과자를 판매하고 있다. 또 누드 톤의 차분한 색감이 예쁜 마들렌은 서울에서도 주문이 들어올 만큼 인기다. 얼그레이 크림 라떼, 감귤 라떼 같은 이색적인 커피도 만나볼 수 있다.
- location
- 충북 충주시 행정5길 25 1층
- tel
- 010-4354-5088
- info
- 마들렌 2200~2500원, 굿나잇 커피 4800원, 핫 샌드위치 5000~6500원
- website
- 인스타그램 @goodnight.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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