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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Day Tour

영도로 떠나는 섬지순례

아시아 > 대한민국 > 부산

발행 2022년 12월 호

겨울이 오면 자연스레 따뜻한 남쪽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그렇게 지도를 한참 들여다보다 발견한 부산의 영도. 영도는 ‘섬지순례’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요즘 부산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로 통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조선소가 있던 자리에는 빈티지한 카페가 들어섰고 태종대 기암괴석에서는 손 뻗으면 닿을 듯한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바다 위로 흔들리는 윤슬을 따라 구석구석 걸으며 마주했던 영도에서의 흥미로운 시간 속으로.

바닷길 따라 영도 한 바퀴

ITINERARY
09:00 ❶ 영도등대
10:00 ❷ 절영해안산책로
12:00 ❸ 감지해변
14:00 ❹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17:20 ❺ 해돋이 전망대
18:30 ❻ 아스티 호텔
01

[09:00 a.m] 꺼지지 않는 영롱한 불빛, 영도등대

오전 일찍 부산역에 도착해 영도등대로 향했다. 부산역에서 영도등대까지 차로 곧장 달려도 20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어 체감상 영도가 그렇게 먼 곳은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영도 곳곳에는 등대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영도는 남해에 접해 있고 과거 한국 최초의 근대 조선소가 만들어진 곳이다 보니 크고 작은 부두가 여럿 존재한다. 지금도 수많은 선박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중 동삼동에 있는 영도등대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 중 하나다. 무려 1906년 12월에 처음 점등됐으니 100년이 넘은 등대인 셈이다. 2004년에 이르러 새로운 시설로 개축했는데 여전히 유인 해상 교통 시설로 운영 중이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문화시설로도 개방하고 있다. 등대 바로 옆 신선바위에서 발견한 공룡 화석을 전시하고 있고, 예술 작품 전시실과 전망대, 야외 공연장, 도서관 등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location
부산시 영도구 전망로 181
02

[10:00 a.m] 물빛 따라 걷는 해안산책로, 절영해안산책로

영도대교를 다녀온 뒤 해안산책로를 따라 트레킹을 시작한다. 절영해안산책로는 절영해안산책로 입구에서 시작해 태종대유원지 입구까지 총 7.5km의 트레킹 로드로 해안누리길26코스에 해당한다. 보통은 흰여울문화마을 근처의 산책로만 짧게 탐방하지만 영도의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시간을 내어 해안누리길26코스를 경험해보길 권한다. 절영해안산책로는 영도팔경 중 제3경에 속하는 곳으로, 해안선을 따라 기암괴석이 빚어낸 영도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영도대교를 지나 태종대를 한 바퀴 도는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중리항, 감지해변길이 나오고 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흰여울문화마을까지 이어진다. 산책로 담벼락을 따라 조성된 벽화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단연 흰여울문화마을 근처다. 마을에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계단과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흰여울문화터널이 있고 아기자기한 카페가 줄지어 있어 바다를 조망하며 쉬었다 가기 좋다.
location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632-11
03

[12:00 p.m] 낭만 넘치는 자갈 소리와 조개구이, 감지해변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다 감지해변에서 잠시 쉬어보는 건 어떨까. 감지해변은 둥글둥글한 몽돌로 구성된 자갈 해변으로, 가만히 앉아 있노라면 드르륵 자갈 굴러가는 소리가 청아하게 들린다. 부산 해운대, 송도해수욕장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물이 또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삼삼오오 모여드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해변 옆쪽으로는 높은 곳에 조개구이촌이 조성되어 있어 바다를 내려다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조개구이촌은 30여 년 전 해녀촌이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이곳만의 대표적인 문화다. 몇 해 전만 해도 자갈마당 바로 위에 조개구이촌이 있었다.
천막 바로 1m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찰 정도로 가까이에 있어 몽돌이 굴러가는 소리를 들으며 조개구이를 즐길 수 있었는데, 거듭된 태풍 피해로 촌을 조성해 이전했다.
location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1052-2
04

[14:00 p.m] 한국 고구마 역사의 시초가 된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

조개구이촌에서 배를 두둑이 채운 다음 영도 조내기 고구마 역사기념관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영도 전망이 아름다울뿐더러 카페에서 잠시 쉬었다 봉래산 둘레길로도 이어질 수 있어 트레킹 중 들르기 좋다. 영도가 우리나라 최초로 고구마가 재배된 지역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조선 영조 때 통신사 조엄이 대마도에서 가져온 고구마를 영도에 처음 재배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이를 기념하고 알리기 위해 세워진 역사기념관으로 1층에는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가, 2층에는 고구마 관련 디저트와 음료를 파는 카페가 3층에는 영도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 루프톱이 있다. 기념관의 규모는 아담한 편인데 주변으로 봉래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입구가 있고 숲놀이터, 역사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location
부산시 영도구 벚꽃길 75
05

[17:20 p.m] 아름다운 뷰가 펼쳐지는 영도 최고의 전망대, 해돋이 전망대

해돋이 전망대이자 청학마루라 불리는 이곳은 낮과 밤 모두 인기 있는 영도 최고의 전망대로 꼽힌다. 낮에는 바삐 움직이는 선박들이 장관을 연출하고 밤에는 불이 켜진 부산항대교와 도심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진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시간부터 올라가 전망대에 도착하니 어느새 어둑해진 영도에 주황색 불빛이 가득하다. 영도구 청학동은 6.25전쟁 당시 최후 방어선 지역이었기 때문에 피란민들이 대거 몰려와 촌을 이루었던 곳 중 하나다. 당시 영도구에는 15만 명 가까이 살았는데 지금의 인구수보다 많은 숫자다. 해돋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비좁게 모여든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요한 전망대에서 피란민들의 애환을 생각하며 상념에 잠겼다. 물론 지금은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고구마 역사기념관 주변으로 숲놀이터에 놀러 온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전망대의 낭만을 즐기는 젊은이들, 트레킹을 시작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어르신들의 활기찬 모습이 이곳을 채우고 있다.
location
부산시 영도구 해돋이3길 410-1
06

[18:30 p.m] 부산항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부산역 호텔, 아스티 호텔

영도와 부산역 중심가가 차로 15분 정도 되는 거리이다 보니 영도에만 한정적으로 머물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그래서 선택한 영도 여행의 베이스캠프는 아스티 호텔. 부산역과도 가까워 뚜벅이 여행자들에게 최적의 위치다. 한옥 마루와 침대로 구분된 마루스위트, 이층침대와 더블침대가 분리된 패밀리 스위트 객실은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 머물기 좋다. 이날은 스탠다드 더블룸에 묵었는데 아침과 낮에는 따뜻한 햇살이 듬뿍 들어오고 밤에는 부산항대교의 화려한 야경이 펼쳐진다. 아스티 호텔은 트립어드바이저 사용자들에게 지난 1년간 지속적으로 높은 평점을 받아 트립어드바이저 트래블러스 초이스 2021에 선정되기도 했다. 21층에 있는 조식 레스토랑에서는 아름다운 부산 바다 뷰를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양식은 물론 국과 반찬이 제공되어 든든한 한식 위주의 아침 식사가 가능한 것이 장점. 3층에 있는 아스티 갤러리에서는 다양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잠시 들르기 좋다. 현재는 홍시 작가의 을 만날 수 있다.
location
부산시 동구 중앙대로214번길 7-8

  • 에디터 김영은
  • 사진 김정호, 영도구 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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