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ON THE ROAD

Day Tour

종로에서 발견한 낯선 매력

아시아 > 대한민국

발행 2022년 11월 호

서울의 특색 있는 뷰티,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 <서울뷰티트래블위크>가 지난 9월 3일부터 10월 5일까지 북촌 휘겸재 한옥을 비롯한 종로 일대에서 개최됐다. <서울뷰티트래블위크>는 서울의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 총괄 디렉터에는 서울시 홍보대사이자 세계 3대 아트 전문출판사인 파이돈이 ‘세계 100대 공간 디자이너’로 선정한 양태오 디자이너가 선임됐다. 쉼, 맛, 멋(Rested, Refreshed, Rejuvenated)을 테마로 종로 일대의 숙소, 맛집, 놀거리 등이 소개되었는데 우리가 늘 보고 머물렀던 공간과는 사뭇 다른 곳들이 선정되어 들여다보고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간과 여가를 흘려보내는 단순한 공간과 경험을 넘어 사유하며 쉼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여행을 제안하는 서울뷰티트래블.

고즈넉한 멋 사이로 걷는 하루, 종로 Itinerary

10:00 ❶ 국제갤러리
12:00 ❷ 온지음
14:00 ❸ 경복궁 시티런·도슨트 투어
16:30 ❹ 옥인다실
18:20 ❺ 꽃밥마켓
19:30 ❻ 종로하루
01

[10:00 a.m] 고궁 뷰를 품은 한국의 대표 화랑, 국제갤러리

삼청동의 가을 단풍길은 국립현대미술관, 학고재, 세움아트스페이스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러 갤러리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다. 그중 4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국제갤러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세계 미술시장에 알리는 역할을 한 전통 있는 화랑이다. 1998년부터 아트바젤 등 내로라하는 국제아트페어에 참가해 한국 미술을 알리고 있는 것. 국제갤러리는 지난 2020년 양태오 디자이너와 아워스튜디오 등 유수한 디자이너들의 손을 거쳐 새롭게 인테리어를 한 후 재개관해 보다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을 갖췄다. 1층에는 포멀한 분위기의 카페가 있고 2층에는 제법 격식을 갖춘 레스토랑이 있다. 레스토랑은 크게 난 창문 밖으로 고궁 뷰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어 꽤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현재는 현대 한국 미술의 기하학적 추상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 <이승조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화려하게 반복되는 패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매력에 푹 빠져볼 것. 관람료는 무료다.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54
국제갤러리의 통창 너머로 삼청동의 가을 단풍길이 비친다. ⓒ안천호
02

[12:00 p.m] 가을빛으로 물든 가로수길의 한식 파인다이닝, 온지음

청와대 앞 가로수길을 걸어 들어가다 보면 왼편으로 하얀색의 온지음 심벌이 보인다. 온지음은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2’에 1스타로 선정된 만큼 자부심이 대단하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모던한 모양새의 오픈 주방이 손님을 맞이한다. 곳곳에는 한국의 전통 의식주 양식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가 돋보이는데 모던한 외관과 상반되는 이미지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온지음은 조선 왕조 궁중 음식 이수자인 조은희 방장과 박성배 연구원 등이 주방을 이끌며 선조들의 지혜와 철학이 담긴 다양한 한식을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해 내놓는다. 계절감이 느껴지는 한국의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매달 다른 코스 메뉴를 선보이며 음식과 어울리는 전통주를 페어링해 제안하기도 한다.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뷰와 함께 예상을 벗어나는 전통적인 한식의 정수를 맛볼 수 있어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 49 4층
  • 모던한 디자인의 온지음 내부 오픈 키친.
  • 온지음의 개성무찜. 개성의 대표적인 고기 음식으로 제철 무를 넣어 고기와 함께 뭉근하게 익혀낸 음식이다.
03

[14:00 p.m] 서울의 중심을 달리다, 경복궁 시티런·도슨트 투어

그간 수없이 지나쳤던 경복궁이지만 시티런을 경험하니 색다르게 다가온다. 경복궁 시티런은 전문 러너와 함께 남대문을 시작으로 정동길, 경복궁, 돈의문 박물관, 서울시청 등을 지나며 러닝 투어를 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이다. 단연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웰니스 여행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제법 인기가 높다. 러닝을 하며 서울 중심의 관광지에서 인생 사진을 찍거나 러닝에 대한 다양한 팁, 추천 코스, 자세 교정까지 받을 수 있어 가성비가 좋기로 소문났다. 일정은 1시간~1시간 반 정도 소요되며 오전 또는 저녁 이후에 하는 야간 러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달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도슨트 투어도 좋다. 도슨트 투어의 경우에는 2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모든 투어 일정과 예약은 프립 사이트(frip.co.kr)에서 가능하다.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161
  • 북악산과 인왕산을 배경 삼은 경복궁 전경.
  • 서울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달리면서 둘러보는 러닝 투어.
04

[16:30 p.m] 진짜 한국의 차(茶)를 경험하는 곳, 옥인다실

찻집도, 카페도 아니다. 다실이라는 이름이 그런 상상을 불러일으키지만 이곳은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문화 공간이다. 옥인다실 이혜진 대표는 여전히 이곳을 어떤 공간으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분명한 게 하나 있다. 바로, 한국 차(茶)에 진심이라는 것. 옥인다실은 차를 매개로 한국 고유의 멋과 맛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우리가 카페에서 흔히 접하는 차 종류가 대부분 대만, 중국, 일본식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우리나라 차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너무나 부족한 지금, 이혜진 대표는 옥인다실을 통해 한국 차를 대중과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곳을 열었고 차회를 진행하고 있다. 차회란 차를 마시며 노는 모임을 뜻하는데, 카페나 바 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 중 하나다. 옥인다실은 차회를 예약하면 잘 어울리는 음식과 차를 페어링해주고 이에 맞는 공간을 연출해준다. 그야말로 특별하고 고귀한 경험이다. 평소 한국의 차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면 옥인다실을 주목해볼 것. 인스타그램(@okin_dasil)에 종종 클래스나 오픈하우스 일정이 올라오니 때를 노려 참여해보자. 예약 문의는 메일 (okindasil@gmail.com)로만 가능하다.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65
  • 옥인다실 안쪽으로 각종 다기와 소품이 자리 잡고 있다.
  • 옥인다실 속 아기자기한 정원. 본래 가정집이던 곳이 치과로 운영되다가 현재는 옥인다실이 되었다.
05

[18:20 p.m]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유기농 마켓, 꽃밥마켓

유기농, 친환경 마켓으로 잘 알려진 꽃밥마켓은 이곳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인 ‘보자기 꽃밥’, ‘꽃밥에 피다’의 원료 공급처이기도 하다. 농수산물을 막론하고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 식재료는 물론 각 지역의 전통주와 전통 장도 있어 이목을 끈다.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브랜드인 네니아 제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무농약 우리 밀과 유기농 설탕 등을 사용하고 GMO 원료와 수입 원료를 쓰지 않는 등 친환경에 가까운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 장을 보면 쇼핑백을 제공하지 않고 신문지에 둘둘 말거나 담아주는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은 에코백을 미리 챙겨 오기도 한다. 꽃밥마켓은 올해 말부터 전통 장, 전통주 등 카테고리가 있는 친환경 편집숍이자 좀 더 적극적인 제로웨이스트 숍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각자 담을 용기를 가져와 반찬을 구매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다. 지금처럼 신선하고 좋은 제품을 유지하면서 제로웨이스트에 더 가깝게, 또 전통 식품을 더 심도 있게 판매하는 곳으로 새롭게 바뀔 꽃밥마켓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9 1층
  • 자체 제작하는 유기농 브랜드 네니아 제품 외에도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꽃밥마켓.
  • 꽃밥마켓에서는 국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전통주를 판매하고 있다.
06

[19:30 p.m] 100년 가옥에서 보내는 특별한 하룻밤, 종로하루

차 한 대 세우기 힘들 만큼 좁은 골목을 비집고 들어가자 종로하루가 보인다. 종로하루는 100년 전 지어진 적산가옥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한옥스테이다. 적산가옥이란 적의 재산이라는 뜻인데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일본식 목조 가옥을 일컫는다. 적산가옥이라는 이름은 광복 이후 붙여진 이름이며 정동길 부근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일본인이 이곳에 많이 거주했기 때문이다. 종로하루에 들어서자 환하고 아늑한 내부가 한눈에 들어온다. 1층에는 주방과 다이닝, 침실, 욕실 등이 자리 잡고 있고 빈티지한 조명과 제작 가구들이 코지한 무드를 연출한다. 예전 목조 가옥 형태를 여실히 드러내는 천장과 기둥, 보 등을 보수했는데 새롭게 조성된 공간과 제법 잘 어울려 유니크하다. 테이블 옆으로 난 큰 창밖으로는 아늑한 테라스가 있어 매력적이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2층. 아늑한 침실 벽면으로 둥그런 창이 나 있는데 이곳을 통해 펼쳐지는 종묘의 단풍을 놓치지 말 것.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21가길 5-3
100여 년 된 목조 가옥의 골조를 유지한 채 아늑한 분위기로 꾸며진 종로하루.

  • 에디터 김영은
  • 사진 김정호, 서울뷰티트래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