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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Pleasure in Italy

이탈리아 여행이 즐거워지는 아웃렛 쇼핑 노트

밀라노 · 베네치아

유럽 > 이탈리아

발행 2022년 11월 호

유럽으로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가슴이 설렌다. 시간 여행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그림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거리 풍경은 언제든 길을 잃어도 좋을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역사와 전통, 문화와 예술, 그리고 미식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여행이라면 어떨까? 보고, 듣고, 맛보는 모든 여행의 순간이 마치 종합 선물 세트처럼 펼쳐져 있을 것이다. 이제 여기에 하나의 키워드를 더 추가할 차례다. 다름 아닌 쇼핑, 그것도 아웃렛 쇼핑 말이다. 미국에서 흔히 봤을 법한 ‘창고 대방출’ 같은 아웃렛이 떠오른다면 그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길. 지금껏 경험해봤던 아웃렛 쇼핑과는 확연하게 결이 다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테니까. 이탈리아 밀라노와 베네치아 근교에 각각 인접해 있는 맥아더글렌 세라발레 디자이너 아웃렛과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웃렛에서 채집한 에디터의 흥미진진한 아웃렛 쇼핑 노트.

밀라노 여행자들의 쇼핑 루트, 세라발레 디자이너 아웃렛 Serravalle Designer Outlet

이탈리아만큼 각 도시마다 다채로운 색을 띠고 있는 나라도 없다. 그중에서도 밀라노는 패션의 도시로 유명하다. 매년 열리는 패션위크를 즐기기 위해 전 세계의 패션 피플들은 밀라노로 향한다. 이토록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시한 밀라노에서라면 잠들어 있던 쇼핑 본능이 일렁이게 마련이다. 밀라노 시내의 쇼윈도마다 한껏 뽐내고 있는 화려한 자태의 쇼 피스를 보면 지갑이 열리는 건 그야말로 한순간이다. 하지만 잠깐, 아주 잠깐 ‘잠시 멈춤’ 해보길! 우리에게는 보다 훌륭한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밀라노에서 차로 약 50분가량 걸리는 근교에 위치한 맥아더글렌 세라발레 디자이너 아웃렛이 바로 그것. 아웃렛이라는 단어에 악성 재고 같은 이월 상품이 가득 쌓여 있는 창고형 아웃렛 매장 제품이 떠오른다면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다. 이곳에서는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이전 시즌 컬렉션 제품을 매장에서 만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신제품도 손에 넣을 수 있다. 또한 디자이너 아웃렛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입점 브랜드들의 그레이드와 퀄리티도 높은 편이다. 구찌, 프라다, 버버리를 필두로 생 로랑, 발렌시아가, 셀린, 발망, 지방시, 발렌티노 등의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오프화이트 같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까지 폭넓게 구성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들의 제품 라인업도 특별히 엄선해 선보이고 있는데, 아시아 매장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제품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버버리에서 만날 수 있는 스코틀랜드 캐시미어 제품이 바로 그런 예. 유럽 마켓을 위한 소량의 제품만 준비되어 있기에 멀리까지 찾아온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베네치아를 즐기는 색다른 방법,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웃렛 Noventa di Piave Designer Outlet

생애 처음 베네치아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온갖 차들로 꽉 차 있어야 할 도로는 온데간데없고 유유히 흐르는 수많은 운하의 물길이 넓은 도시를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 위에 떠 있는 수상 도시라니, 매연과 하늘을 찌를 듯한 빌딩숲에 둘러싸여 살던 일상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에 일순간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베네치아는 그간 코로나19와의 지리멸렬한 싸움에 힘들어 했을 많은 이들을 위로하듯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동화 속 마을 같은 아기자기한 건물과 미로처럼 좁은 골목길, 운하 위를 떠다니는 곤돌라까지 모두 그대로였다. 산마르코 광장의 노천 카페에서 즐기는 낭만적인 커피 한 잔, 리알토 다리에서 운하를 바라보며 찍는 인증샷, 석양을 감상하며 즐기는 디너 타임 등 베네치아 여행을 준비하며 챙겨야 할 ‘투두(to-do) 리스트’는 너무나 많겠지만 이제 여기에 ‘아웃렛 쇼핑’ 테마를 하나 더 추가해보자. 로마나 밀라노가 아닌 베네치아에서 쇼핑을, 그것도 아웃렛 쇼핑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겠지만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웃렛이라면 시간을 할애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베네치아에서 차로 약 45분 거리에 위치한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웃렛은 2008년 문을 연 이후 베네치아를 찾는 여행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한국 쇼퍼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구찌, 프라다, 버버리, 보테가 베네타, 펜디 등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더욱 인기가 높아졌다. 맥아더글렌 그룹의 아웃렛은 각 센터마다 로컬 특유의 건축양식을 반영해 지은 것이 특징인데, 그중에서도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웃렛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예쁘다!’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광장과 야외 산책로, 그리고 각 매장의 건물들은 베네치아를 비롯해 인근 도시인 트레비소의 우아한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진 것.

쇼핑의 에너지를 채워줄 휴식 공간, 빌라 스파리나 Villa Sparina

세라발레 디자이너 아웃렛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빌라 스파리나는 와이너리가 함께 있는 목가적인 분위기의 리조트다. 와인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익히 들어봤을 법한 가비 디 가비 와인이 탄생한 곳이 바로 빌라 스파리나다. 가비는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역에 있는 마을 이름으로,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와인을 가리켜 가비 디 가비라 부른다. 빌라 스파리나는 1970년대부터 70헥타르가 넘는 포도밭을 직접 경작하며 수확한 양질의 코르테제로 가비 디 가비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하나 더, 이곳에 머무는 투숙객들은 18세기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빌라 스파리나의 지하 셀러를 직접 볼 수 있는 투어 신청이 가능하다. 빌라 스파리나의 이벤트 오거나이저인 마누엘라 폰조니(Manuela Ponzoni)의 가이드로 진행되는데, 비밀의 문처럼 열린 지하 셀러로 들어가면 전통 방식으로 제조하는 가비 와인의 탄생 과정을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location
Fraz, Frazione Monterotondo, 56, 15066 Gavi AL, Italy
website
www.villasparinaresort.it

보물처럼 꼭꼭 숨어 있는 매혹적인 숙소, 빌라 바바리치 Villa Barbarich

베네치아 본섬에서 차로 15분,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웃렛에서는 차로 20여 분 거리에 위치한 빌라 바바리치는 우아하고 앤티크한 매력이 풍기는 호텔이다. 마치 어느 궁을 작은 사이즈로 축소해놓은 듯한 이곳은 실제로 대부호였던 이 지역 영주의 개인 저택으로 사용되었던 곳을 호텔로 개조한 것. 그래서인지 호텔 곳곳의 디테일이 예사롭지 않다. 무엇보다 가장 압권은 1층의 휴식 공간과 통로, 2층의 레스토랑 벽면을 가득 채운 고풍스러운 프레스코 벽화. 아름다운 색채와 정교한 그림으로 채워진 프레스코 벽화를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또한 무라노 유리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호화로운 샹들리에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늑하고 포근하게 꾸며진 객실도 하룻밤의 휴식을 선물하기에 손색없다. 특이한 건 천장에 작은 창문이 있는데, 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천장의 창문을 열거나 닫을 수 있다. 아침에 보다 환한 햇살을 받고 싶거나 까만 밤하늘을 보고 싶을 때 열어보는 재미가 있다.
location
Via Molino Ronchin, 1, 30174 Venezia VE, Italy
website
www.villabarbarich.com

평화로운 중세도시, 트레비소

노벤타 디 피아베 디자이너 아웃렛을 여행 코스에 넣었다면 대부분 베네치아를 들르게 된다. 그림 같은 운하의 도시, 베네치아를 놓칠 수 없는 건 너무나 당연하지만 기왕이면 남들이 잘 모르는, 작고 아담한 이탈리아의 소도시와 마주하는 경험도 특별하다. 베네치아와 인접해 있는 트레비소는 평화로운 매력을 간직한 도시다. 1400년경 트레비소가 베네치아공화국에 편입된 이후 점차 산업이 발달하였고 물류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부유한 도시로 성장했다. 또한 지금까지도 이탈리아 내에서 가장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힌다. 트레비소는 500년의 역사를 품은 성곽을 중심으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옛 중세도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다. 특히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이탈리아의 엄격한 규정이 있기에 트레비소 곳곳에는 수백 년 전 원형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작은 베네치아로 불리는 트레비소는 남부를 둥글게 관통하는 실레 강을 비롯해 세 개의 강이 도시를 감싸 흐른다. 트레비소 사람들은 강물을 가리켜 ‘내 몸에 흐르는 혈관과 같다’고 칭할 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 트레비소에서는 베네치아에서 본 넓은 운하와는 사뭇 다른 물길을 감상하며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트레비소가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저트인 티라미수가 처음 탄생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어로 티라미수는 Tirare(잡아당기다), mi(나), su(위로)의 합성어다. 그대로 해석하면 나를 위로 끌어올린다는 뜻으로, 다시 말해 기분을 좋게 해주거나 행복하게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해마다 10월 말에는 티라미수 월드컵 대회가 열리는데, 트레비소의 가장 큰 행사이기도 하다. 티라미수의 본고장에 온 만큼 달콤한 티라미수를 꼭 맛보는 걸 추천한다.
트레비소 여행은 성곽 안쪽의 중심부를 따라 보통 하루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보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하룻밤 머물며 트레비소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겠다.

  • 에디터 최인실
  • 사진 최인실, 맥아더글렌 디자이너 아웃렛
  • 자료제공 맥아더글렌 디자이너 아웃렛(www.mcarthurgl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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