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 프랑스
발행 2022년 11월 호
렌은 브르타뉴의 600년 역사를 이야기하는 도시이자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수도다. 골목 사이사이로 수백 년 된 목골 가옥이 건재하고 한쪽으로는 대학생들의 활기가 가득하다. 올드 앤 뉴가 공존하는 흥미로운 도시, 렌. 2시간 이내로 파리, 생말로, 몽생미셸 등을 여행할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도 매력적인 곳으로 통한다.
브르타뉴의 자존심, 브르타뉴 의회 Le Palais du Parlement de Bretagne
렌 곳곳에는 장 누벨, 드 포트잠파크 등 저명한 건축가들이 만든 아름다운 건축물을 볼 수 있어 눈이 즐겁다. 왕실 건축가였던 살로몽 드 브로스가 설계해 약 100여 년에 걸쳐 17세기에 완성된 브르타뉴 의회는 렌에서 꼭 방문해야 하는 관광지 중 하나. 내부 장식 중에는 루이 14세의 왕실 화가들이 그려낸 공간이 있는데 화려하고 웅장한 그림이 펼쳐진다. 브르타뉴 의회는 1994년에 전소되었는데 화재가 일어날 당시 브르타뉴 시민들이 광장에 나와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현재는 레노베이션을 거쳐 고등법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철저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후 가이드 투어를 통해서만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가이드 투어는 렌 관광안내소(www.tourisme-rennes.com)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 location
- Pl. du Parlement de Bretagne, 35000 Rennes, France
경이로움에 매료되는 곳, 생 피에르 대성당 La Cathédrale Saint-Pierre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도시들의 성당에 비해 아담한 규모처럼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웅장하고 아름다운 공간이 펼쳐진다. 48m 높이의 아치형 천장과 프레스코화, 신고전주의 양식의 호화로운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화려함과 디테일을 두루 갖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압도적인 경건함을 엿볼 수 있는 곳곳을 빼놓지 말고 둘러보자. 지붕 위 네 귀퉁이에 있는 네 명의 성인과 18세기에 지어진 파이프오르간, 44개의 기둥, 고대 로마 유적지에서 가져온 석판으로 꾸며진 제단 등 곳곳에 배치된 요소마다 유서 깊은 이야기와 종교에 대한 경외, 그리고 신념이 담겨 있다.
- location
- Rue de la Monnaie, 35000 Rennes, France
수백 년 세월을 견딘 목조 가옥, 샹 자케 광장 Place du Champ-Jacquet
렌 곳곳에서는 무려 15~17세기에 지어진 목조 가옥을 볼 수 있다. 원래는 렌의 거의 모든 가옥이 목조 형태였으나 큰 화재로 현재는 850여 개 정도 남아 있다. 17세기 렌의 시장이었던 장 르페르디트 동상이 서 있는 샹 자케 광장으로 찾아가보자. 한눈에 봐도 쓰러질 듯 아슬아슬하게 비스듬히 서 있는 목조 가옥의 나열을 볼 수 있다. 오랜 시간 유지해온 건물이 기울기 시작하자 재개발 대신 옆에 현대식 건물을 세워 건물이 쓰러지지 않고 기댈 수 있게 만든 것이 흥미롭다. 목조 가옥 중에는 ‘프랑스의 오래된 가옥들(VMF)’이라는 엠블럼이 붙은 집이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 location
- Rue du Champ Jacquet, 35000 Rennes, France
로컬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리스 시장 Marché des Lices
마침 주말에 렌을 방문하게 됐다면 로컬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리스 시장에 들러보자. 리스 시장은 400년 전통을 가진 마켓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다. 각종 농수산물 생산자와 치즈, 버터 장인 250여 명 정도가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매주 1만 명이 넘는 지역 주민들이 이곳에서 식재료를 구매한다. 리스 광장에서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운영하니 참고할 것.
SNS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