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 프랑스 > 낭트
발행 2022년 11월 호
예로부터 강을 끼고 있는 도시는 무역과 문화의 중심지로 대성장을 이루곤 했다. 루아르 강을 안은 낭트 또한 조선업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선박 경기 침체로 유령 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낭트는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유일무이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로 도시 곳곳이 아트로 물들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내년, 아니 몇 달 후에 다시 방문하더라도 낭트는 분명 새로운 얼굴일 것.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새로운 옷을 갈아입은 도시의 탄생 속으로 떠나보자.

아트워크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정원, 쿠르 캄브론 Cours cambronne
프랑스대혁명 때 파괴된 후 새롭게 조성된 낭트의 공원 중 하나로, 본래는 공원의 양쪽으로 마주 보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만 사용하던 프라이빗한 곳이었다. 19세기 건축 디자인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정원 디자인을 엿볼 수 있는데, 이는 낭트의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는 캄브론이 아파트와 정원을 모두 디자인했다. 정원 중심에는 그의 동상이 서 있는데 마주 보는 대각선 위치에 세워진 ‘무명의 어린 여자아이’ 동상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유명한 정치인이나 장군, 남성성을 강조하는 수많은 동상이 세워지는 관습을 깨기 위한 뜻을 담고 있다. 이처럼 낭트에는 기존 예술의 형태를 깨뜨리는 다양한 현대 설치미술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 location
- 3 Cr Cambronne, 44000 Nantes, France

도시 재생의 좋은 예가 된 테마파크, 마쉰 드 릴 Les Machines de l ́île
낭트의 루아르 강 위 브르타뉴 다리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건물이 있는 구시가지가 펼쳐지고 반대편에는 현대적인 건물들과 기계섬이 존재한다. 기계섬은 낭트를 방문할 때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과거 폐업한 조선소가 남긴 거대한 공장 부지와 선박이 드나들었던 출항지 등을 레노베이션해 테마파크로 꾸몄는데 당시 남은 부품들은 12m 높이의 거대한 코끼리, 곤충 기계 등으로 재탄생했다. 거대한 곤충 기계는 사람이 직접 타고 조작할 수도 있어 특히 아이들에게 더 인기가 많다. 기계섬과 기계들은 쥘 베른이 꿈꿔온 상상의 세계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학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모든 장소는 새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역사기념물로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부분이 존재한다. 입장료 8.5유로에는 코끼리 보호 단체 기부 금액 1유로가 포함되어 있어 방문이 더욱 의미 있다.
- location
- Parc des Chantiers, Bd Léon Bureau, 44200 Nantes, France
- website
- www.lesmachines-nantes.fr
작품을 감상하는 감각적인 방법, 낭트 미술관 Musée d ́Arts de Nantes
13세기 작품부터 현대 설치 작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는 낭트 미술관은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으로 꼽는다. 수 세기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만큼 광범위한 역사와 압도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그림이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세밀하게 조명을 연출했다는 점이다. 또 각 시대와 그 이야기에 어울리는 배경지를 선택한 점도 이색적이다. 빛과 어둠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한데 모아놓은 방에서는 각 작품 속 빛이 마치 실제처럼 느껴지도록 어두운 작품과 위치가 맞물리게 연출했으며, 각 그림마다 어울리는 프레임을 제작해 배치하기도 했다. 인포메이션에서 태블릿 가이드나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로 제작한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해준다. 오디오를 통해 작품 속 이야기를 들으며 각 방마다 달라지는 미술관 연출의 감각을 감상해볼 것.
- location
- 10 Rue Georges Clemenceau, 44000 Nantes, France
- website
- www.museedartsdenantes.fr
쇼핑의 전당, 파사주 폼므레 Le Passage Pommeraye
통로라는 뜻을 갖고 있는 파사주는 프랑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쇼핑 아케이드 형태 중 하나. 명품 브랜드부터 생필품, 바, 카페,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을 구매할 수 있고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숨어들어가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1843년에 네오클래식 스타일로 지어졌으며 역사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는 프랑스 내 파사주가 많이 사라져 파리에도 스무 개 남짓 남아 있는 상태. 파사주는 대부분 단층으로 되어 있는데 낭트의 파사주는 10m 높이의 여러 층으로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유일무이한 파사주 형태로 파리의 파사주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운영시간은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 주변 상점이 대부분 10시에 문을 열고 7시에 문을 닫는 데 비해 비교적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다만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 location
- 20 Pass. Pommeraye, 44000 Nantes, France

낭트표 땅콩 예술 주택, 마이크로홈 Micr ́Home
낭트는 곳곳에서 문화 예술을 느낄 수 있는 도시인 만큼 다양한 예술 작품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이는 낭트의 의도적인 예술 프로젝트 중 하나다. 지나가다가 오래된 건물 2층 난간에 앉아 있는 한 남자의 동상에도 노예폐지라는 깊은 뜻이 숨어 있다. 모르면 그냥 지나칠 법한 곳이 많다는 이야기. 마이크로홈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건물 사이에 떡하니 현대식 땅콩 주택이 들어서 있다. 하얀 새로 장식된 예술 작품인 줄로만 알았는데 작품인 동시에 실제 숙박할 수 있는 숙소라니 놀랍다. 8평 남짓한 공간에 총 3층으로 아기자기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성인 2명이 묵기에 적당하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고 짐은 도르래를 연결해 올린다. 예약은 낭트 관광안내소에서 가능하다.
- location
- Rue de la Fosse, 44000 Nantes, France
120년의 역사를 지닌 간판 레스토랑, 라 시갈 La Cigale
그라슬랭 광장에 위치한 라 시갈은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아르누보 양식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라믹으로 완성된 벽 한쪽은 지금 봐도 손색없을 정도로 세련미가 넘친다. 곳곳에 그려진 벽화는 이곳에서 제공하는 제철 재료를 표현해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라 시갈은 레스토랑이지만 낭트의 역사 깊은 유산을 지닌 관광지 그 자체인 곳이다. 오래전부터 그라슬랭 광장에 위치해 있어 그라슬랭 극장을 찾는 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통했다. 그렇게 120여 년간 상업 교류가 활발했던 낭트에 여행자들과 정치인들, 셀러브리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 시갈은 오전 7시 30분부터 문을 열기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의 아침 식사 장소로도 제격이다. 신선한 제철 재료로 만드는 음식이 훌륭한데다 화려한 인테리어 덕에 입과 눈이 즐거워져 추천할 만하다.
- location
- 4 Pl. Graslin, 44000 Nantes, France
미술관에서 만난 또 하나의 작품, 미술관 카페 Café du Musée d’arts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낭트 미술관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는 기념품 숍이, 왼쪽으로는 미술관 카페가 위치한다. 미술관 카페는 미슐랭 스타 셰프로 알려진 에릭 게랭이 운영하는 곳. 에릭 게랭은 예술 및 요리 애호가로 알려졌는데 브르타뉴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제철 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내고 있다. 카페 내부는 높은 천장과 한쪽 벽을 채운 커다란 창문, 곳곳에 위치한 오브제로 꾸며져 있어 미술관 카페로서 명성에 걸맞은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선보인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를 따로 제공하고 있으며 따뜻한 도자기 그릇에 음식이 담겨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평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밤 11시 30분까지 운영한다.
- location
- 10, rue Konrad Adenauer 44200, Nantes, France

SNS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