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SPECIAL

Special

New Rising Destinations

etc

발행 2022년 10월 호

<에이비로드>가 올해로 창간 22주년을 맞았다. 그간 ‘New Road to Travel’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에이비로드>가 발로 뛰며 만난 도시는 800여 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에펠탑이 아닌 호젓한 시골길이나 와이키키 해변이 아닌 모래사막을 달리는 오프로드 드라이빙처럼 이색적이고 경이로운 여행지를 꿈꾼다. 팬데믹으로 몇 년간 잠시 여행이 멈춘 사이, 언젠가 다시 돌아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을 기다리며 그간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그런 의미를 담아 이번 창간호 특집에서는 <에이비로드>가 주목한 세계 곳곳의 뉴 라이징 여행지를 모아봤다. 독자 여러분의 버킷 리스트가 새롭게 채워질지도 모를 스물두 곳의 보석 같은 여행 스폿과 아이코닉한 뷰 포인트.

[France]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천체 관측소, 피크 뒤 미디 Pic du Midi

알프스 하면 으레 스위스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최근에는 이탈리아나 프랑스를 통해 알프스로 접근하는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곳 중 하나는 프랑스의 샤모니. 하지만 샤모니만큼이나 높은 설산이 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지. 프랑스와 스페인을 가르는 피레네 산맥이 바로 그것. 해발 3400m에 길이가 자그마치 약 430km에 달하는 피레네 산맥에는 국립공원을 비롯해 인구 8만 명의 작은 나라인 안도라가 위치해 있을 만큼 방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뷰 포인트인 피크 뒤 미디는 프랑스 남서부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피크 뒤 미디는 해발 2877m에 위치한 봉우리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체 관측소가 있다. 스키 리조트 라 몽지(La Mongie)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는데, 정상에 오르면 짜릿한 공중 다리 위에서 300km에 달하는 피레네 산맥을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다. 마치 구름 속을 유영하는 듯한 천체 관측소에서 직접 별을 감상할 수 있고 숙박도 가능하다. 다만 숙박은 가이드를 포함해 단 27명만 가능하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이곳에 하룻밤 머문다면 쏟아질 듯한 별을 이불 삼아 잠들고, 산맥 사이로 장렬하게 타오르는 일출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Greece] 시간이 멈춘 마을, 코르푸 Corfu

그리스에는 아테네 외에도 산토리니, 미코노스 등 수많은 섬이 있다. 푸른색과 흰색 건물로 이루어진 산토리니가 그리스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섬이 하나 있다. 바로 코르푸 섬이다. 코르푸 섬의 특징은 두 가지 상반되는 매력을 품고 있다는 것. 바닷가 마을은 이오니아해를 껴안은 푸른 물빛이 시선을 사로잡으며 여느 휴양지와 다를 것 없는 풍경을 선사하지만, 섬 안쪽에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모습의 페리티아 마을이 존재하고 있다. 다소 적막한 분위기의 페리티아 마을은 17세기경 코르푸 섬에서 가장 부유한 마을이었지만 현재는 100여 개의 가옥만이 남아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해적의 약탈과 위협이 잦아들었고 주민들은 페리티아를 떠나 바다 가까이로 이주하면서 마을은 점차 쇠퇴해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페리티아 마을은 하루쯤 시간을 내 둘러봐도 좋을 만큼 역사적 가치가 있는 여행지다. 그리스 현지에서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할 수 있다.

[Australia] 별빛 가득한 은하수가 펼쳐지는 밤, 태즈매이니아 Tasmania

보통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한겨울의 극지방에서나 만날 수 있는 것이 오로라라고 생각하겠지만 온화한 기후 속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반전 매력의 여행지가 있다. 지구상에서 밤하늘이 가장 어둡기로 유명한 호주의 아웃백이 그 주인공. 주변에 건물이나 불빛이 없어 별을 관측하기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다. 그중에서도 최남단에 위치한 태즈매이니아에서는 사시사철 오로라(남극광)를 볼 수 있다. 태즈매이니아의 여러 섬이나 국립공원은 빛 공해도가 낮아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다. 특히 태즈매이니아 호바트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마운트 웰링턴을 추천한다. 해발 1270m 높이의 정상에서는 호바트, 브루니 아일랜드, 태즈만 페닌슐라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다양한 트랙과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낮에는 실버 폭포나 드높이 솟은 유칼립투스 나무를 구경하며 삼림욕에 빠져보고, 밤에는 기상청에 남극광에 대한 알림을 신청하면 놓치지 않을 수 있는 환상적인 빛의 향연을 즐겨볼 것.

[New Zealand] 수천만 년의 시간을 품은 원형 바위, 모에라키 Moeraki

뉴질랜드는 자연 애호가들과 액티비티를 즐기는 여행자들의 성지로 꼽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천혜의 자연이 빚어낸 북섬과 남섬 곳곳의 여행지는 자연의 신비를 탐험하기에 제격이다. 어느 곳에 눈길을 두어도 자연이 만들어낸 매혹적인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지만 조금은 이색적인 뷰 포인트를 경험하고 싶다면 남섬 오타고 지역의 호젓한 어촌 마을인 모에라키 해변을 주목할 것. 이곳에서는 단번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신비로운 둥근 바위의 행렬을 마주할 수 있다. 모에라키 보울더즈라는 이름의 바위는 코에코헤 해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무려 6500만 년 전에서 1300만 년 전 사이 퇴적암의 침식으로 인해 거대한 원형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반듯하게 빚어낸 주먹밥처럼 반지르르한 겉표면 또한 인상적이다. 무게는 수 톤에 달하고 높이는 약 2m에 이른다. 바위들이 해변에 집중되어 있는 이유는 바위를 둘러싼 흙이 해안 침식에 의해 깎여나간 후 바위만 덩그러니 남겨졌기 때문.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전설에 의하면 수백 년 전 뉴질랜드에 상륙한 후 난파된 아라이테우루 카누에서 떠밀려온 호리병박이 모에라키 보울더즈로 변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Schwrer_Pressefoto

[Philippines] 필리핀 속 스페인을 만나는 시간, 잠보앙가 Zamboanga

과거에 식민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은 그 영향으로 인해 여러 국가의 문화와 풍습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300여 년간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필리핀에서도 그 시절의 흔적을 간직한 장소를 마주할 수 있다. 300년이란 세월이 결코 짧지 않은 만큼 그 잔재를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는데, 민다나오 지역의 잠보앙가라는 작은 어촌 마을이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수상가옥이 오밀조밀 섞여 있는 마을의 풍경이 이색적인데 이곳을 지나 도심 안쪽으로 들어가면 옛 요새와 스페인풍으로 지어진 시청, 공원 등이 줄지어 등장한다. 또 하나, 이곳의 아이코닉한 문화는 로컬 장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기하학적 패턴의 직물이다. 생동감 있는 색상과 복잡한 패턴의 직물은 마스크부터 손수건, 스카프 등으로 활용된다. 잠보앙가를 추억할 수 있는 멋진 기념품이 될 수 있으니 하나쯤 구입해보는 것도 좋겠다.

[Vietnam] 인센스 스틱이 만들어낸 향 마을, 꽝푸까우 Quang Phu Cau

베트남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휴양지 중 하나다. 아오자이나 논라(원뿔 모자), 대나무 공예품 등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베트남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다양한 공예품을 만드는 장인의 나라다. 그런 이유로 베트남에는 1000여 개에 달하는 공예 마을이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하노이 외곽의 꽝푸까우 마을이다. 이곳은 신년이 되면 한 해 중 가장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주변 국가인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으로 수출하기 위한 대나무 인센스 스틱을 만드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얇게 저민 대나무 스틱은 염료를 입혀 색을 낸 후 태양 아래 바싹 말리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붉은색의 스틱이 가지런히 줄지어 마을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은 화려하면서도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일명 향 마을(Incense Village)이라 불리는 꽝푸까우 마을은 유명 관광지는 아니었지만 인센스 스틱이 만들어낸 매력적인 비주얼을 담기 위한 사진작가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사진작가 아짐 칸 로니(Azim Khan Ronnie)가 꽝푸까우 마을을 배경으로 촬영한 작품이 작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올해의 환경 사진작가전’에서 수상의 영광을 거머쥐기도 했다.
©sonnguyen4241960/Shutterstock.com

[Türkiye] 단풍이 내려앉은 흑해의 황홀함, 아르트빈 Artvin

튀르키예에서도 한국의 가을 못지않은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튀르키예, 루마니아, 조지아 등 수많은 나라가 접해 있는 흑해의 동쪽에 위치한 튀르키예의 작은 도시 아르트빈은 토지의 약 55%가 숲으로 덮여 있어 사시사철 수려한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 속 산책로, 캠핑장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트레킹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추천할 만하다. 이맘때면 꼭 방문해야 할 명소 중 하나가 아르트빈의 상징적인 호수인 보르츠카 카라괼(Borcka Karagol)이다.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든 울창한 숲이 수면 위로 비치는 풍경이 그야말로 황홀함 그 자체다. 호수를 따라 난 약 2.4km 길이의 산책로를 거닐며 여유롭게 삼림욕을 즐길 수도 있고 보트를 대여해 물안개가 피어나는 전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또 코루 협곡(Coruh Valley)에서는 짜릿한 스피드와 함께 가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이색 래프팅을 즐길 수 있으니 이곳을 방문한다면 꼭 한번 도전해볼 것.

[Malaysia] 태고의 자연 속으로 향하는 여행, 보르네오 섬 Borneo Island

여행을 하며 가장 경이로운 순간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자연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다. 팬데믹 이후 자연, 그리고 지속 가능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받게 된 여행지 중 하나가 바로 보르네오 섬이다. 말레이 제도의 보르네오 섬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이곳은 지난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더욱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보르네오 섬에는 멸종위기 동물을 비롯해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석회암 동굴과 같은 신비로운 자연을 원형 그대로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보르네오 섬 중북부 사라왁 주에 위치한 구눙 물루 국립공원은 석회암 동굴과 독특한 카르스트 지형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이자 수많은 박쥐가 서식하는 사슴 동굴(Deer Cave),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동굴인 바람 동굴(Wind Cave)과 클리어워터 동굴(Clearwater Cave)은 꼭 경험해봐야 할 경관 중 하나. 바람 동굴과 클리어워터 동굴은 전체 길이가 100km 이상으로 왕복하려면 3일이 걸린다. 또 칼처럼 뾰족하게 솟아난 석회암이 장관을 이루는 피너클스(The Pinnacles)도 볼만하다.

[Morocco] 사하라의 관문이 되는 붉은 도시, 마라케시 Marrakesh

카사블랑카, 라바트 다음으로 꼽는 모로코 제3의 도시인 마라케시.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낯선 풍경이 여행자를 반갑게 맞이한다. 보통 페스나 메르주가에서 사막 투어를 시작하기 마련이지만 마라케시는 많은 여행사가 몰려 있어 사막 투어를 시작하기 좋은 곳이다. 마라케시의 도심은 아프리카라기보단 유럽이나 LA가 떠오를 만큼 도회적이고 세련된 면모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매력이 공존한다. 마라케시의 하이라이트는 아프리카, 유럽, 이슬람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자마 엘 프나 야시장. 화려한 불빛으로 나란히 줄지은 상점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다양한 인종과 한데 어우러져 즐기는 문화는 그 자체로 매일이 축제인 셈이다. 하나 더, 어딜 가도 붉은색으로 채색된 미로 같은 시가와 건물들은 길을 잃어도 좋을 만큼 매력적이다. 붉은 흙을 햇볕에 구워 만든 도시의 건물에 노을이 지면 빨갛게 타오르는 듯한 자태를 뽐내며 더욱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한다.

[Dubai] 마천루와 대비되는 경이로운 산맥 투어, 하타 Hatta

드넓은 사막과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빌딩으로 상징되는 두바이지만 하타에서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두바이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두바이에서 차로 9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한 하타는 과거 유서 깊은 요새와 소규모 사막 농장이 있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는 산악자전거, 수상스포츠 등 다양한 어드벤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부상했다. 하타로 이동하면서 사막에서 산악 지대로 바뀌는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하타에 방문한다면 탁 트인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바위산’을 뜻하는 알 하자르 산맥(Al Hajar Mountains)으로 떠나볼 것을 추천한다. 붉은색과 회색빛의 암석이 푸른 터키색 강과 대비되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기 때문. 또한 산맥에는 높고 낮은 봉우리와 골짜기가 많아 하이킹에도 제격이다. 이 외에도 마을의 옛 모습을 재건한 박물관에서 과거 에미리트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하타 헤리티지 빌리지, 카약이나 패들보트 등을 탈 수 있는 하타 호수 등이 있어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 에디터 김영은
  • 사진 각 관광청, AB-ROAD 자료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