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만든 막걸리 양조장이 맥주 브루어리로 재탄생했다. 2015년 전통주를 공부하는 모임에서 시작한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솔, 창포, 오죽, 커피 등 강릉의 맛을 담아낸 맥주를 만든다. 최근에는 지역 농민들과 함께 홉을 재배해 ‘하베스트 하슬라 IPA’를 만들기도 했다. 솔과 열대과일 향, 신선한 홉의 아로마를 느낄 수 있는 맥주로 쌉쌀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계절 한정으로 판매 중이니 맛보고 싶다면 서둘러 방문할 것.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는 매달 강릉 지역 서점에서 책을 추천받아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선정된 책은 버드나무 브루어리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책맥’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강릉으로 떠나보자.

수제 맥주 양조장인 더홋브루어리. 독특한 양조장 이름은 밀짚모자를 쓴 농부를 형상화한 한글 ‘홋’과 열정적이라는 뜻의 ‘whot’에 의미를 담아 지었다고 한다. 이곳의 맥주는 식품공학을 전공한 김나래 브루마스터의 손길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농산물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그녀는 맥주의 주재료인 맥아, 홉, 효모 등의 상당수를 수입해 사용하는 것이 안타까워 직접 홉 재배에도 뛰어들었다. 갓 도정한 이천쌀의 고소함과 홉의 쌉싸래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쌀맥주 스노이는 더홋브루어리의 시그너처 메뉴다. 커피의 풍미를 좋아한다면 한 달여의 발효 숙성 노하우로 만든 분나 맥주를 마셔볼 것. 분나는 에티오피아어로 커피를 뜻하는데 진한 여운이 매력적이다.

전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다양한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노매딕 브루잉 컴퍼니에 들러보자. 노매딕 브루잉 컴퍼니에서는 미국 시카고와 독일 뮌헨의 월드 브루잉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은 오너 브루어 ‘좌니’가 만드는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맥주는 시그너처 메뉴와 계절마다 바뀌는 시즌 메뉴로 나뉜다. 은은한 꽃향기가 나는 라거 맥주 글램핑과 오렌지와 망고 향이 나는 IPA 맥주 노매디카는 호불호 없이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다. 평소 묵직한 흑맥주를 좋아한다면 진한 초콜릿과 카카오 맛을 느낄 수 있는 스타우트 맥주 나잇워크에 도전해볼 것. 짭조름한 버팔로 윙과 감자튀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살라미 플레이트 등 맥주에 곁들이기 좋은 음식을 판매해 낮맥 타임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서울 근교 인기 여행지인 가평에 위치한 크래머리 브루어리. 독일 양조 기술을 바탕으로 개성 있는 수제 맥주를 선보이는 곳이다. 단순히 양조 기술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맛도 남다르다. 자체 레시피로 만든 바이젠복과 별헤는밤 맥주로 2018~2019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을 수상했고 ‘사우어가이스트 에이프리컷’ 맥주로 올해 역시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사우어가이스트 에이프리컷’은 살구 과즙의 상큼함과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맥주로 9월 중하순부터 크래머리 브루어리에서 맛볼 수 있다. 7종의 시그너처 메뉴 외에도 개성 강한 맛과 향의 맥주가 많아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특히 가평 조종천에서 피어나는 물안개에 영감을 받아 만든 ‘가평물안개’는 플로럴한 홉의 향이 입안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IPA 맥주로 어떤 음식과 페어링해도 훌륭한 마리아주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