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 벨기에 > 겐트
발행 2022년 08월 호
중세의 문화 유적과 청춘의 활기가 공존하는 운하의 도시다. 성 바프 대성당과 겐트 종루가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백작의 성이 중세 모습 그대로 고고하게 서 있다. 운하를 즐기는 청춘들, 그리고 운하 위를 떠다니는 보트와 패들보트는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겐트의 수호천사 전망대, 겐트 종루 Belfort Gent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겐트 종루는 14세기부터 도시의 파수꾼 역할을 묵묵히 해왔다. 실제로 종을 울리는 사람들과 함께 파수꾼들은 1869년까지 종탑 안에 근무했다. 1402년 겐트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명시한 문서를 종루 밀실에 보관해 겐트의 자유 독립과 번영, 사회 정의를 상징하기도 한다. 종탑 꼭대기에 놓인 ‘불 뿜는 용’ 석상도 도시의 수호천사로 불려온 마스코트다. 종탑에 오르면 겐트의 스카이라인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는데, 4층 높이까지는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수 있다. 성 바프 대성당과 성 니콜라스 교회 사이에 있어 두 건물 사진을 남기기도 그만이다.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에서 12시 사이에 54개의 종으로 구성된 카리용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보자. 8월에는 겐트 축제 기간을 제외하고 매주 토요일 밤에 라이브 카리용 공연도 열린다.
- location
- Sint-Baafsplein, 9000 Gent, Belgium
- website
- www.belfortgent.be
거장의 찬란한 제단화를 마주하는 곳, 성 바프 대성당 Sint-Baafskathedraal
16세기에 세워진 성 바프 대성당 안에는 플랜더스 화파의 거장 얀 반 에이크가 1432년에 완성한 ‘어린 양에 대한 경배’가 걸려 있다. 매년 40만여 명이 찬란한 제단화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어린 양에 대한 경배’는 초기 플랜더스 화풍을 탄생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크기부터 압도적이다. 당시 제단화는 세 폭 경첩에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얀 반 에이크는 열두 폭 나무 경첩에 장대한 이야기가 담긴 그림을 사실적으로 세밀하게 그렸다. 제단화의 상단부는 천상을, 하단부는 지상을 뜻한다. 구원으로 시작해 수태고지와 묵시록으로 마무리 짓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 양에 대한 경배’는 무려 7번이나 도둑을 맞아 세계에서 가장 도난을 많이 당한 그림으로도 꼽힌다. 회수해서 복원 작업을 마친 후 올해 성 바프 대성당으로 돌아왔지만, 제단화 하단부 가장 왼쪽 패널은 행방이 묘연하다. 대성당 입장은 무료이고 그림을 보려면 요금을 따로 내고 라커룸에 가방을 보관한 후 입장해야 한다.
- location
- Sint-Baafsplein, 9000 Gent, Belgium
플랜더스 유일의 중세 요새, 백작의 성 Gravensteen
겐트 도심 한가운데 우뚝 선 백작의 성은 1180년 알자스의 필립 백작이 지었는데, 무려 842년이 지난 지금도 중세 요새로 방어 시스템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24개의 탑을 갑옷처럼 두른 위풍당당한 성벽은 격동의 시대에 백작의 권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케 한다. 플랜더스의 코미디언 보우터 드프레즈(Wouter Deprez)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오디오 가이드 투어를 들으며 백작의 성을 둘러보자. 중세시대 갑옷과 무기, 독특한 고문 기구를 전시해놓은 내부를 감상한 후 성곽에 오르면 겐트 시내 전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과거에는 잔혹한 고문과 사형이 집행됐던 성이지만 지금은 겐트의 다양한 문화 이벤트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 location
- St-Veerleplein 11, Gent, Belgium
- website
- www.gravensteengent.be
운하에서 바라보는 중세 도시의 풍경, 겐트 보트 투어 Gent Boat Tour
리스 강이 흐르는 겐트는 11세기부터 운하의 도시였다. 겐트 사람들이 사랑하는 그라스부르크 다리 옆 중세 길드 하우스 건물들은 레스토랑, 호텔 등으로 변신했지만 리스 강에 어른어른 비치는 모습은 여전히 아름답다. 운하와 중세 건물들을 제대로 보려면 보트 투어는 필수다. 어떤 보트를 타느냐에 따라 40~50분가량 오래된 다리 아래를 지나며 운하를 누빌 수 있으며 보트 위에서 맥주나 와인을 마실 수도 있다. 겐트의 운하에서는 보트 투어 외에 카누, 카약, 패들 보트 등 레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단, 수영은 제외다. 친구나 연인과 함께 노를 젓는 로컬들을 보노라면 도심 한가운데서 이토록 여유롭게 카누를 저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새삼 부러워진다.
- location
- Korenlei, 9000 Gent, Belgium
운하 옆 로맨틱한 호텔, 호텔 하모니 Hotel Harmony
운하 앞 중세 건물에 둥지를 튼 아늑한 호텔이다. 도심 한가운데 있어 밤이면 운하에 비친 건물의 풍경이 더욱 환상적으로 바뀌는 겐트의 야경을 흠뻑 즐길 수 있다. 도보 2분 거리에 백작의 성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온라인으로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야외 수영장과 짙은 색 목재로 장식한 우아한 바와 라운지도 호텔에 머무는 동안 즐거움을 더한다. 바에서는 벨기에 맥주는 물론 칵테일, 와인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호텔 하모니의 백미는 운하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조식이다. 이왕이면 차양 아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상쾌한 아침의 풍경을 감상하며 조식을 즐겨보자. 진한 커피와 신선한 과일, 달걀 요리는 물론이고 갓 구운 와플도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
- location
- Kraanlei 37, Gent, Belgium
- website
- www.hotel-harmony.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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