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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pines

로컬 커뮤니티와 공존하는

필리핀의 지속 가능한 여행

아시아 > 필리핀

발행 2022년 05월 호

세계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인 필리핀은 팬데믹 이전부터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코로나19 이후 에코 투어리즘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필리핀 역시 에코 투어를 테마로 한 다양한 여행 코스를 제안하고 있다. 특히 지속 가능한 에코 투어리즘은 지역 주민과 함께 상생하고 그 지역의 전통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로컬 커뮤니티와 공존하고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지 서퍼들의 공유 커뮤니티가 있는 서핑 여행지, 버려진 땅을 복원한 청정 트레킹 스폿, 환경을 지키는 지역 주민과 어우러진 산, 로컬 장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마을, 푸드 투어리즘 및 농장 투어리즘 커뮤니티 등 로컬과 공존하는 필리핀의 다채로운 지속 가능한 여행지를 만나보자.

서퍼들을 위한 숨은 성지, 시아르가오 Siargao

해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서퍼들이 필리핀의 바다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다. 곳곳에 숨어 있는 서핑 성지의 인기에 힘입어 필리핀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로컬 서퍼를 속속 배출하고 있다. 최근 필리핀 로컬에서도 서핑을 시작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라 유니온(La Union), 베일러(Baler), 시아르가오(Siargao), 수리가오 델 수르(Surigao del Sur) 및 이스턴 사마르(Eastern Samar)의 바다에서는 지역 주민이 서핑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필리핀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서핑 스폿은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시아르가오. 눈물 모양으로 생긴 이 섬은 수리가오 델 노르테 주에 있으며,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800km 떨어져 있다. 아름다운 청정 휴양 섬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서핑 명소 중 하나다. 높은 파도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스폿이 즐비해 가성비 좋은 서핑이 가능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쾌적한 날씨로 전 세계 서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시아르가오 섬은 수상 경력 또한 화려하다. 2021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명소’에 이름을 올렸고, 패션 매거진 <보그> 파리의 ‘2021 전 세계 여름 휴양지 Top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는 <콘데나스트 트래블러>가 발표한 ‘아시아 베스트 아일랜드 5’에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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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땅을 복원한 자연생태공원, 마숭이 지오리저브 Masungi Georeserve

마숭이 지오리저브(Masungi Georeserve) 자연생태공원은 버려진 땅을 복원하여 태초의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지질 구역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곳이다. 지질 관광 명소인 이곳은 수도인 마닐라에서 47km 떨어진 리잘 지역의 시에라 마드레 산맥에 위치해 있어 도심에서 가기에도 그리 멀지 않다. 1990년대 후반 이 지역은 활엽수 불법 벌목이 급증했다. 과도한 벌목과 채석장 운영으로 인해 자연환경이 파괴되었지만, 훼손된 산림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곳에는 전소 코뿔새, 긴꼬리 원숭이 등 희귀한 동물을 비롯하여 서식지 손실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필리핀 매독수리와 같은 필리핀 고유의 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이내믹한 트레킹은 물론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지질 관광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트레킹 코스의 경우 ‘디스커버리 트레일’과 ‘레거시 트레일’ 두 종류가 있다. 디스커버리 트레일은 절벽에 거미줄 모양으로 안전빔을 엮어 만든 사폿(Sapot) 구조물과 행잉 브리지 코스로, 전문 산악 가이드와 함께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 사이사이에 있는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필리핀에서 가장 큰 호수인 ‘라구나 데 베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거미줄 모양의 구조물.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 발짝 내딛으면 아찔한 높이에서도 거미줄에 편안하게 누워 있는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레거시 트레일은 숲 복원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코스다. 구불구불한 산책로 사이로 트레일을 돌며 나무를 심거나 가꾸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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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친화적인 지역 주민과 어우러진, 하미기탄 Mount Hamiguitan & 아포 산 Mount Apo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미기탄산야생동물보호구역(Mount Hamiguitan Range Wildlife Sanctuary)은 나무 높이가 1.3m에 불과한 피그미 숲 등의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육식성 투수 식물을 비롯해 필리핀 독수리, 필리핀 앵무새, 황금왕관날여우 등 약 1974종의 고유 동식물이 확인되었다. 지역 주민들은 관광업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계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키요트’라는 토종 무침벌을 이용한 양봉이다. 이는 산의 수분을 지키고 식물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포산자연공원(Mount Apo Natural Park)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필리핀 독수리를 포함하여 111종이 고유종인 272종의 새가 서식하고 있다. 이 산에는 마노보스(Manobos), 바고보스(Bagobos), 클라타(Klata) 등 여러 토착민 집단이 거주하고 있는데 그들은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짐꾼인 트렉 포터들은 지역의 관광사무소를 통해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고 여행객들을 도우며, 아포 산과 그 보존에 대한 지식을 함께 공유한다.
  • 하미기탄산야생동물보호구역(Mount Hamiguitan Range Wildlife Sanctuary)
  • 아포산자연공원(Mount Apo Natural Park)

로컬 장인들의 커뮤니티를 만날 수 있는 마을, 일로코스 Ilocos & 파나이 섬 Panay Island

일로코스(Ilocos) 지역의 여성들, 특히 파오아이(Paoay), 비간(Vigan), 파닐리(Panili), 일로코스 수르의 산티아고 마을(towns of Santiago)과 라 유니온의 반가르(Bangar in La Union) 등의 지역에서는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기 이전부터 집에서 직물을 짜고 있다. 예를 들어 손으로 직조한 이나벨 원단은 담요, 테이블 커버, 가방, 신발, 마스크 등 의류까지 전통적인 디자인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파나이 섬에는 직물 짜는 장인들의 여러 공동체가 있는데, 아클란 주에서는 피냐 또는 레드 비사야 파인애플 식물 섬유를 정교하게 엮어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나 의류를 만드는 장인 커뮤니티가 있다. 또 동부 비사야 지역의 장인들은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에서 얻은 재료로 침대 매트, 플레이스 매트 및 가방,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역의 로컬 장인들은 아바카, 부리 야자수, 코코넛 잎과 갈빗대, 등나무와 티코그 또는 갈대풀, 판단, 얇은 대나무의 일종인 파와, 해초 등 자연 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낸다.
  • 동부 비사야(Eastern Visayas) 지역의 장인들은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에서 얻은 재료로 침대 매트, 플레이스 매트 및 가방,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동부 비사야(Eastern Visayas) 지역의 장인들은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에서 얻은 재료로 침대 매트, 플레이스 매트 및 가방,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일로코스(Ilocos) 지역에서는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기 이전부터 집에서 직물을 짜고 있다.
  • 파나이 섬(Panay Island)에는 피냐 또는 레드 비사야 파인애플 식물 섬유를 정교하게 엮어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나 의류를 만드는 장인 커뮤니티가 있다.

농장 관광 명소로 새롭게 탄생한 농업 커뮤니티

❶ 자연과 나비와의 만남, 보홀 나비 농장 Butterfly Garden
약 300여 종의 나비를 보전하기 위해 2006년 문을 연 나비 농장(Butterfly Garden)은 보홀 섬의 나비 개체 수를 보존하고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장 근처 깊은 숲에 서식하는 나비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날아올 수 있는 나비의 휴식처다.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자연과 어우러진 나비를 구경하는 것 이외에도 나비 다루는 법, 나비의 생애 등에 대한 설명을 현지 가이드를 통해 한국어와 영어로 들을 수 있다. 또한 박제된 나비를 활용해 마치 나비의 날개를 달고 있는 것 같은 특별한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❷ 필리핀 농장 투어의 진수,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 Costales Nature Farms
필리핀 관광부 공식 인증 농장이자 필리핀 최고의 농업 관광지 중 하나인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Costales Nature Farms)은 필리핀 라구나 주 바나호 산기슭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선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만의 노하우가 담긴 지속 가능한 유기농 농법을 배울 수 있고, 또 농장 관광 워크숍 프로그램이 있어 필리핀의 농장 투어를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농장 투어부터 낚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가족 동반 여행객들에게 더욱 추천할 만하다.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은 자체적으로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어 당일 투어와 숙박이 가능하며 유기농 채소를 활용한 식사를 제공한다.

❸ 필리핀의 아름다운 꽃을 만날 수 있는 곳, 더 플라워 팜 The Flower Farm
마닐라 근교에 자리한 휴양지이자 화산 지대인 따가이따이(Tagaytay)에 위치한 더 플라워 팜(The Flower Farm)은 필리핀 최고의 꽃 농장 중 하나로 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필리핀의 아름다운 자연과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자체 꽃을 재배할 뿐만 아니라 현지에 없는 꽃 품종까지 도입하고 있다. 따가이따이는 해발 600m에 이르는 고지대로 특이한 화산 경관과 서늘한 기후가 특징이다. 이 농장에서는 다양한 색상의 40종이 넘는 국화와 20종 이상의 거베라 등을 재배한다. 또한 안시리움을 비롯해 계절에 따라 아마릴리스, 과꽃, 셀로시아, 해바라기 등 꽃 외에도 다채로운 잎사귀, 허브와 고추, 기타 관상용 화분 식물 등도 키우고 있다.

❹ 에코 투어와 미식 투어를 한 번에, 바탕가스 마일라 꿀벌 농장 Milea Bee Farm
필리핀 바탕가스 리파 시티에 위치한 마일라 꿀벌 농장(Milea Bee Farm)은 양봉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꿀벌의 중요성을 새삼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다. 방문객들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벌꿀 채집 방법을 배우고, 바닐라 빈 수확, 유기농 야채 재배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투어 후에는 벌꿀을 이용한 각종 주전부리와 음료를 맛볼 수 있어 에코 투어와 미식 투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website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 www.facebook.com/costalesnaturefarms
website
더 플라워 팜 www.theflowerfarm.com
website
바탕가스 마일라 꿀벌 농장 mileabeefarm.com
  • 보홀 나비 농장 Butterfly Garden
  • 코스타일즈 자연 농장 Costales Nature Farms
  • 더 플라워 팜 The Flower Farm
  • 바탕가스 마일라 꿀벌 농장 Milea Bee Farm

미식 여행을 위한, 푸드 투어리즘 Food Tourism 커뮤니티

필리핀은 지역마다 각기 다른 고유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미식 여행지다. 각 지역의 로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독특한 요리법을 개발해 지역의 홍보 툴로 활용하기도 한다. 요리에 대한 문화적 인식과 그에 따른 푸드 투어리즘(Food Tourism, 음식 관광)은 다음 세대에 전달될 뿐만 아니라 지역 농부들이 계속 식재료를 생산해내는 지속 가능성에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일례로 필리핀의 일로일로 지역은 ‘필리핀의 음식 수도’ 중 하나로 간주되는데, 고기 육수에 국수와 각종 고명을 곁들여 먹는 음식인 라파즈바초이 국수(La Paz Batchoy)와 몰로 수프(Molo Soup)가 유명하다. 또 일로일로 바콜로드(Bacolod) 지역의 아이코닉한 음식으로는 치킨 이나살(Inasal, 뜨거운 숯불에 구운 닭고기), 우리나라 호떡과 같은 피아야(Piaya, 비정제 설탕인 마스코바도로 속을 채운 이스트를 넣지 않은 납작한 빵), 그리고 칸지(Kansi) 또는 바뚜안이라 불리는 시큼한 맛을 내는 과일과 함께 국물을 우려낸 소고기 수프가 있다. 남쪽의 다바오 지역에서는 파인애플, 바나나, 포멜로, 두리안 등 열대 과일이 유명하고 현지 스타일로 해산물을 얇게 잘라서 차갑게 먹는 키닐라우(Kinilaw)와 갓 구운 해산물 모둠인 시누그바(Sinugba)와 같은 신선한 필리핀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Plus Info. 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한 최우수 관광 마을, 보호 Bojo

필리핀 세부의 남서쪽에 자리한 작은 자치구 마을 보호(Bojo)가 세계관광기구(UNWTO)의 2022년 최우수 관광 마을(Best Tourism Village)로 선정됐다. 보호는 강과 언덕, 수중 천연 자원, 맹그로브, 조류, 그리고 보호지역 생태관광협회(BAETAS)가 관리하는 주요 관광 활동인 생태 문화 투어로 유명하다. 보호지역생태관광협회는 맹그로브 생태학, 조류 및 야생동물 강의와 함께 생태 문화 투어를 제공하며, 투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투어 운영 등을 위해 활용된다. 이 투어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세계 100대 지속 가능한 지역’ 가운데 ‘녹색 지역(Green Destinations)’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TIP!

7641가지의 매력, 필리핀 관광부 디지털 여행 매거진

필리핀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새롭게 론칭한 디지털 매거진 ‘7641 Islands of the Philippines’을 눈여겨볼 것. 필리핀 관광부에서 선보인 ‘7641 Islands of the Philippines’ 매거진은 상세한 여행 일정과 코스 정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모험 액티비티, 그리고 여러 스폿의 흥미로운 스토리 등을 담고 있다. 특히 관광 회복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필리핀 관광부 산하 지역 사무소들이 개발한 관광 서킷(tourism circuits)에 대한 정보도 전달한다. 또 마린두케의 빛나는 백사장, 진정한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시키호르 섬, 동굴 관광과 패러글라이딩으로 유명한 누에바 비즈카야, 잠보앙가가의 분홍색 모래 해변과 같이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매력적인 여행지들도 조명할 예정이다. 디지털 매거진은 필리핀 관광부 공식 홈페이지(7641islands.ph)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에디터 최인실
  • 사진 필리핀 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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