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DESTINATION

부여고요하게 흐르는 부여의 시간

02

부여의 테이스티 로드

아시아 > 대한민국

발행 2022년 01월 호

서울에서 2시간 남짓 걸려 부여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자그마한 대합실이 반긴다. 겨울이라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 한적했던 부여를 마주하며 연꽃을 떠올려본다. 은은한 향기와 차분한 멋을 품은 연이 이른 아침 만개하듯 백제의 마지막 수도인 사비(지금의 부여)에는 백제의 문화재가 살아 숨 쉬고 있다.
강 너머 규암리는 어떨까. 한때 세상의 관심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있었지만 청년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며 현재 부여에서 가장 희망찬 곳이 되었다. 만물이 잠시 휴식기를 가지는 겨울에도 약동하는 부여의 면면은 여행자에게 뜻밖의 행복을 선사한다.

규암리로 떠나는 피크닉, 수북로1945

규암마을의 나직한 언덕에 위치한 수북로1945는 염색 장인 김준현 대표를 포함해 한국관광공사의 두레사업을 통해 만난 5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카페다. 수북로1945라는 이름은 건물이 지어진 연도와 도로명주소를 합친 것. 오래된 건물의 가치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빈티지한 느낌으로 내부를 꾸몄고, 외부에는 각기 콘셉트가 다른 공간이 총 4단으로 이뤄져 있다. 정원에는 각종 허브와 야생화를 가득 심어 따뜻한 봄에는 주위에서 나비나 벌새가 날아드는 광경을 기대할 수 있다. “작업실에서 염색 작업을 하고 있으면 아이들이 정원에서 뛰놀며 웃는 소리가 들려와요. 가끔 벌새가 날아들 때면 아이보다 어른이 더 신기해하기도 하고요. 온 가족이 다 함께 어울리는 카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공간을 꾸몄습니다.” 아기자기한 피크닉 박스에 담겨 나오는 수북로1945의 시그너처 메뉴는 ‘수북 불고기 샌드위치’와 ‘아보카도 리코타 치즈 샐러드’. 들어가는 재료는 야채를 제외하고 모두 수제로 만들고 있어 더욱 안심이다. 두레사업을 통해 탄생한 수북로1945에서는 맛 좋은 메뉴뿐만 아니라 염색이나 야생화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으니 한곳에서 힐링과 체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location
충남 부여군 규암면 수북로41번길 11-50
tel
041-833-1150
info
수북 불고기 샌드위치 1만3000원, 리얼자몽에이드 6000원

향긋한 힐링 한 잔, 자온앤틱

부여의 유일한 앤티크 홍차 전문점인 자온앤틱은 조용한 동네 규암리에서 우아한 유럽풍의 티타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이정은 대표가 취미로 수집하던 앤티크 제품의 매력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 것이 자온앤틱의 시작. 찻잔, 티포트 등 각종 소품뿐만 아니라 로얄코펜하겐의 달젠슨 피겨린 등 앤티크 마니아라면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제품들이 가득하다. “제 손길이 담긴 공간에서 세상 밖의 모든 시름을 잊고 대접받는다는 기분으로 누리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이정은 대표의 말처럼 자온앤틱에서 즐기는 홍차 한 잔은 특별한 힐링의 순간이다. 가게 한편을 차지한 영국의 웨지우드나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디자인의 티포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그에 어울리는 찻잔을 주인장이 세팅한다. 홍차는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가향 홍차로만 구성돼 있는데, 일본의 루피시아, 프랑스의 포숑, 영국의 포트넘앤메이슨 등 다양한 티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달달한 풍선껌 향이 포인트인 ‘사쿠람보’와 과일과 꽃향기가 입안 가득 퍼지는 ‘마르코폴로’가 인기다. 한층 여유로운 티타임을 원한다면 다과와 계절 과일이 함께 제공되는 ‘홍차스페셜’을 추천한다. 핸드드립 커피나 모카포트로 우린 라떼 등 홍차 외에 다양한 선택지도 준비돼 있으니 참고하자.
location
충남 부여군 규암면 자온로 72-1
tel
0507-1318-2318
info
홍차(사쿠람보, 마르코폴로 등) 6000원, 홍차스페셜 1만원

기분 좋은 공간에서 햇살 한 모금, 수월옥

여행 중 우연히 들어간 카페가 기분 좋은 햇살과 그윽한 커피 향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면 여독마저도 사르르 풀리지 않을까. 규암마을의 한 도로변에 위치한 수월옥은 마을을 찾은 모두에게 그러한 순간을 선사하는 카페다. 옛날 ‘수월옥’이라는 선술집의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은 이곳은 현대적으로 꾸며진 본채와 옛날 한옥 스타일의 별채로 구분돼 있어 독특함을 자아낸다. “수월옥에서는 바깥보다는 내면에 집중해보세요. 별채에서 할머니와 손자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곳곳에 난 창을 통해 채광이 들어와 카페를 가득 채우죠. 건물 자체가 시그너처인 셈이에요.” 건물만큼이나 특별한 수월옥의 메뉴는 17년 경력의 커피 로스터 이건동 대표가 직접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 가게에서 직접 로스팅하는 원두는 종류나 로스팅 포인트 등이 계절별로 바뀌며, 커피는 자온길 프로젝트를 이끄는 (주)세간에서 공수한 청자와 백자, 진사에 담겨 더욱 고즈넉한 비주얼을 뽐낸다. 히비스커스와 열대 과일을 블렌딩해 선명한 붉은색과 맛을 자랑하는 알로하 트로피컬은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매력적인 선택.
location
충남 부여군 규암면 수북로 37
tel
010-5455-8912
info
핸드드립 커피 HOT 5500원, ICED 6000원, 알로하 트로피컬 6000원

소담하게 즐기는 파스타집, 더테이블

스러져 가던 규암마을이 다시 생기를 얻은 것은 청년들의 발걸음이 시작된 이후부터였다. 다양한 공방과 가게들이 차례로 들어서며 여행객의 방문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그중에서 보다 오랜 시간 머물게 되는 곳은 마을 한구석 소담하게 자리한 파스타집 더테이블이다.
이전에는 경로당으로 쓰이던 건물을 리모델링했고, 소박하게 꾸며진 내부에는 테이블 3개가 전부다. 이탈리아 유학파 출신의 주은혜 셰프가 홀로 운영하며 손님 개개인에게 더욱 집중하고자 한 선택이라고. 식재료는 계절성과 로컬성을 강조해 메인으로 쓰이는 파스타 면, 올리브 오일 등은 이탈리아 제품을 사용하고 야채 등의 신선 재료는 지역에서 재배한 것을 받고 있다. 논산의 바질로 만든 ‘스파게티니 알 페스토 제노베제’나 부여의 방울토마토를 활용한 ‘스파게티 알라 푸타네스카’ 등 메뉴가 날마다 바뀐다. 모두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파스타 면을 삶아 담백하고 정갈한 맛이 특징. 더테이블의 맛을 집에서도 느끼고 싶다면 가게 곳곳에 놓인 식재료에 주목해보자. 이탈리아 식품 중 최고 등급을 획득한 토마토 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등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location
충남 부여군 규암면 자온로 60
tel
0507-1475-1345
info
파스타 알 뽀모도로 1만2900원, 인살라따 1만3000원

나루터 앞 점심 한 끼, 장원막국수

부여읍에서 부소산성과 낙화암 투어를 마치고 즐기는 황포돛배의 목적지는 구드래 나루터. 이곳 나루터에서 말 그대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점심 걱정을 덜어줄 미식 플레이스가 있다. 바로 부여에서 막국수 맛집으로 소문난 장원막국수. 빛바랜 파란색 간판이 손님들을 맞이하는 이곳은 아담한 주택을 개조해 마치 시골집에서 밥을 먹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메뉴도 메밀 막국수와 편육으로 단출하게 구성돼 있다. 주문 즉시 뽑아내는 면은 메밀 함량이 높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 뜨끈한 구들장 깔린 방에 앉아서 마시는 살얼음을 띄운 새콤달콤한 육수는 겨울이면 그 매력이 배가된다. 막국수만 맛보기보다 돼지 목삼겹으로 만든 편육을 함께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얇게 썬 편육 한 점에 막국수를 감싸 한입에 넣으면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location
충남 부여군 부여읍 나루터로62번길 20
tel
041-835-6561
info
메밀 막국수 7000원, 편육 1만9000원

  • 에디터 송주영
  • 사진 권태헌

TAG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