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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raveler

김소이의 부암동 예찬

아티스트 김소이

아시아 > 대한민국 > 서울

발행 2022년 01월 호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에 위치한 부암동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그런 옛 정취의 매력에 반한 아티스트 김소이는 구석구석 예스러운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있는 부암동에 터를 잡았다. ‘예술인들의 영혼 같은 쉼터’라고 칭하며 부암동 라이프를 노래하는 그와 일상으로의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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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겸 배우 김소이는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홍콩에서 태어나 미국, 대만,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성장하다, 가수가 되기 위해 18살 때 귀국했다. 아이돌 시절부터 자작곡 능력을 자랑하며 다양한 ‘부캐릭터’를 발전시켜나간 그에게는 아이돌 출신의 배우, 1인 밴드이자 싱어송라이터 ‘라즈베리필드’의 보컬, 영화감독, 작가, 제작자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었다.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소이가 연출한 세 작품이 초청 상영되어 주목을 받을 정도로 작품성 있는 예술 세계를 구현한다. 평소 책을 많이 읽고 글을 기고하며 책과 글에 둘러싸인 삶을 즐기는 그가 부암동을 거주지로 정했을 때 ‘예술가들의 영혼이 서려 있는 마을’이란 설명에 가슴이 울렁거렸다. 어쩐지 이곳에서 수많은 추억과 좋은 기억을 저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에 부암동에 몸을 내맡겼다. 슬슬 부암동 통장 선거에 출마해도 될 것 같다는 고민을 진지하게 하는 김소이는 부암동에 완전히 정착하고 싶어 한다. 어쩌다 놀러 오는 친구들에게도 부암동의 맛과 멋을 소개하며 제대로 된 부암동 관광 가이드를 자처한다. 아직 고양이 집사가 된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원래 고양이를 무서워해 피해 다닌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때가 무색할 정도로 반려묘 마고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다 부암동 덕분이라 말한다. 인왕산과 북악산으로 둘러싸인 자연의 품 안에서 어찌 예술이 탄생되지 않겠냐며 예술의 정취를 흠뻑 느껴보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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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가 추천하는 부암동 산책 코스

복잡한 현대 사회를 뒤로한 채 한 번쯤은 느릿느릿 슬로 라이프를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윤동주 시인이 이곳에서 시를 썼다는 사실만으로 나만의 시상이 떠오르고 취향에 꼭 맞는
커피 향이 온몸을 감싸는 곳을 둘러보는 산책은 영감을 얻는 행위다.
“제 인생에서 중요한 시간을 함께 보낸 소중한 친구들에게
부암동의 힙한 바이브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볕 좋은 어느 날, 제가 추천하는
일일 코스로 부암동을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Course] 카페 무네 »» 석파정 »» 로프트북스 »» 윤동주 문학관 »» 백사실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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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무네

부암동 하림각 맞은편에 위치한 카페 무네는 이곳을 지키는 마스코트인 고양이, 김상수 상무가 푸짐하고 넉넉하게 손님을 맞이한다. 덩치가 큰 고양이지만 순둥하고 무던해서 오히려 인기가 많다. 가족 같은 반려동물과 장애 보조견 입장이 가능하며 산책길에 잠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기 좋은 곳이다. 공간이 구분되어 있어 동물 없는 공간에서의 티타임도 가능하다. 과테말라 원두와 케냐 원두를 블렌딩한 원두의 풍미는 찬 바람이 부는 겨울과 잘 어울린다. 카페 무네는 고양이와 친하게 지내지 못했던 소이가 상수를 맡아 이틀 동안 펫케어를 체험한 후, 번식장으로 가던 지금의 반려묘 마고를 구조해 인연을 맺게 해준 의미 있는 곳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느긋하게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러 카페 무네로 향해요. 상수 상무님께 인사도 한번 드리고,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곤 해요.”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258
tel
02-6328-0258
info
운영시간 매일 11:00~21:00, 휴무 인스타그램 공지 / 가격 아메리카노 4500원, 아몬드라떼 6000원
website
instagram.com/cafe_M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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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정

철종 때 영의정까지 지낸 김흥근의 별서였던 석파정의 원래 이름은 ‘삼계동정사’였다. 흥선대원군이 이곳의 정취에 반해 임금을 모시고 행차해 끝내 소유하게 됐으며 이름마저 대원군의 호인 ‘석파’에서 따온 석파정으로 바뀌었다. 잔돌 하나 없는 너른 바위가 산자락으로 이어지고 지금은 말라 있지만 비가 오면 물이 흘렀던 계곡의 흔적이 수묵담채화를 감상하는 기분이다. 대중에게는 최근 <유 퀴즈 온 더 블록>과 MSG워너비 촬영지로 소개되어 더욱 친근해졌다. 광활한 파란 하늘 아래 주렁주렁 매달린 주홍빛 감나무, 잿빛의 서늘하고도 유려한 곡선의 기와지붕이 드리운 석파정은 서울 미술관 관람을 마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와 외부로 나오면 바로 만날 수 있다. 석파정뿐만 아니라 서울 미술관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통합 티켓 구입이 가능하다. ‘미술관 옆 석파정’은 신구 문화의 예술적 공존을 의미한다. 본격적인 부암동 산책을 위해 언덕을 올라가기 전에 들러 청운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석파정은 특히 가을에 단풍이 아름답게 물드는 것으로도 유명해요. 책 한 권 들고 가서 날씨가 따뜻할 때 너른 돌 위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해요.”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11길 4-1
info
운영시간 매일 11:00~17:00, 매주 월요일 휴무 가격 통합 관람료 성인 15000원, 통합 관람료 학생 12000원, 통합 관람료 어린이/우대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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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트북스

부암동 주민센터 쪽으로 오르다 보면 북 큐레이션 전문 책방 로프트북스가 있다. 작고 아담하며 소박한 무드가 시선을 끄는 이곳에서는 엄선된 큐레이션의 신간을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다. 여러 장르, 정보, 내용의 책을 콘셉트별로 구분해서 책과 책 사이를 연결할 수 있도록 흐름을 이어지게 기획한 것이 특징. 예를 들어 윌리엄 모리스부터 무지(MUJI)까지 이어져 한눈에 디자인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연결되었는지 각각 다른 책이지만 그 맥락이 연결된 형식으로 책을 비치해놓았다. 관련 주제를 다룬 책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매장에 입장하면 바로 왼쪽에서부터 이슈와 신간을 만날 수 있고, 통창 창가 쪽 앞은 겨울 큐레이션으로 되어 있다. 나무와 계절감이 느껴지는 시즈너리 코너다. 큐레이션 서점이 무엇인지 의미를 부여하는 ‘실험서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 한다. 특히 스티커로 표시되어 있는 책이 있는데, 판매를 하진 않아도 꼭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 책을 공유한다는 개념으로 비치해놓았다. 윤동주 문학관 근처에 있는 보물 같은 동네 책방으로 주인장의 추천 도서가 정말 좋다.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니 SNS에 올라오는 최신 뉴스와 정보를 꾸준히 눈여겨보는 것도 로프트북스를 즐길 수 있는 센스다.

“부암동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던 만큼 책 읽는 것을 좋아해요. 책은 언제나 새로운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고 지식을 충만하게 해주니까요.”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29 2층
tel
0507-1310-3225
info
운영시간 화~금요일 15:30~19:30, 토~일요일 13:3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website
instagram.com/loftbooks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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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

로프트북스를 지나 자하문 고개에 위치한 윤동주 문학관은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가 있었던 곳으로 대한민국 공공건축상과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현충 시설로 지정되면서 공간의 가치와 더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아담한 규모의 건물이라 천천히 둘러봐도 20분 정도가 소요되지만 관람료는 무료니 산책 하면서 가볍게 들러도 전혀 부담이 없다. 제2전시실로 가는 길은 열린 우물로 불린다. 윤동주의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프를 얻어 물탱크의 상단을 개방했다. 물탱크에 담겨 있던 물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여기서 10분만 가면 <운수 좋은 날>의 소설가 현진건 집터도 볼 수 있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시로 한동안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던 윤동주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엿볼 수 있어요. 시인 윤동주는 인왕산에 자주 올라가 시정을 다듬었다고 해요. 인왕산까지는 무리지만 그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 매번 방문하는 곳이에요.”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19
tel
02-2148-4175
info
운영시간 매일 10: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website
www.jf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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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실계곡

백석동천으로 불렸던 백사실계곡은 서울에서 보기 드문 문화사적과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지역이다. 백사실계곡으로 들어가는 길은 여러 갈래다. 높은 곳으로 들어가 낮은 곳으로 나올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향할지 방향만 정하면 그곳에 들어가는 순간 자연의 품에 쏙 안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서울의 청정 계곡으로 1급수에서만 산다는 도롱뇽과 가재, 버들치 등이 살고 있을 정도로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다. 특히 도롱뇽은 서울특별시자연환경보전조례에 의한 서울시 보호야생동물로 백사실계곡에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어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백사 이항복의 별장이 있던 터에서 이름이 유래한 백사실계곡은 물이 맑고 투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주택가에 이렇게 계곡이 존재한다는 것이 너무 신기해요. 들어가는 입구가 구불구불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판타지의 세계로 입장할 것만 같아요. 산책의 마지막 코스로 청정한 공기와
산새 소리에 여유자적 힐링을 체험합니다.”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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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임준연
  • 사진 오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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