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ON THE ROAD

Theme Trip

벌교 문학기행

아시아 > 대한민국 > 기타지역

발행 2021년 12월 호

우리 민족 분단의 아픔과 민족사의 격동기를 담은 소설 <태백산맥>은 1900년대 중반 보성의 작은 마을 벌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치적 이념의 대립이 극에 달했던 시대에 벌교 주민들은 온전히 그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태백산맥>에는 300명이 넘는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그중 반공산주의자 김범우, 대지주 김사용, 애기무당 소화 등 주요 인물의 흔적을 간직한 역사 명소들이 아직도 벌교에 남아 있다. 소설 속 발자취를 따라가본 벌교의 문학기행 코스.
1

예스러운 멋을 간직한 구옥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다양한 고택을 방문해 근대의 건축양식과 역사를 되짚어보자.
01

소설 속 남도여관의 변신, 보성여관

벌교 읍내의 중심에 조성된 태백산맥 문학거리에 당당하게 들어선 보성여관은 소설 속에서 ‘남도여관’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일제강점기 때 한국인 강활암이 지은 건물로, 한옥 양식과 일본식을 혼합한 근대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까지 시대적 상황을 담고 있는 문화유산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등록문화재 제132호로 지정됐다. 옛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보성여관은 현재 벌교를 찾는 여행자들의 쉼터로 자리 잡았다. 역사전시장은 물론, 보성 녹차와 커피 등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 생생문화재 프로그램을 포함해 다양한 문화 체험이 이뤄지는 소극장, 숙박 체험이 가능한 7동의 숙박동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근대식 여관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2층의 다다미방은 놓치면 아쉬운 관람 포인트다. 보성여관 근처에서 조정래 태백산맥 기념조형물, 벌교금융조합, 홍교, 김범우의 집 등 소설 <태백산맥>을 추억할 수 있는 장소를 차례대로 만나볼 수 있다.
location
전남 보성군 벌교읍 태백산맥길 19
info
운영시간 화~일요일 10:00~17:00(입장 가능 16:30까지),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10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500원, 음료 포함 시 성인 4000, 청소년 3800원, 어린이 3500원
  • 1
  • 1
  • 1
TRAVEL INFORMATION

보성여관 숙박동

오후 5시 이후가 되면 보성여관은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숙박시설로 변신한다. 전부 침대 없이 온돌식으로 운영되는 7동의 숙박동은 근대의 생활상을 경험할 수 있는 가구와 침구류로 채워져 있다. 벌교읍에서 이용할 수 있는 숙소가 많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다면, 색다른 체험이 가능한 보성여관의 숙박동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1
02

정하섭과 소화의 사랑이 시작된 곳, 현부자네 집

아기자기한 벌교읍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제석산 자락에 세워진 소설 속 현부자네 집이다. 대문이나 안채 등 전체적인 구조는 한옥 양식에 따라 지어졌지만, 곳곳에서 일본식 가옥의 특징이 드러난다. 대문에 큼지막하게 달린 유리 창문, 중앙의 정원, 안채의 천장 장식에 일본 건축양식이 가미돼 있다.
“그 자리는 더 이를 데 없는 명당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풍수를 전혀 모르는 눈으로 보더라도 그 땅은 참으로 희한하게 생긴 터였다.”(<태백산맥> 1권 14쪽) 현부자네 집은 소설 <태백산맥>의 초반부인 벌교읍을 묘사하는 데서 처음 등장한다. 조직의 밀명을 받은 정하섭이 독립운동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애기무당 소화의 집을 찾아가고, 이곳을 은신처로 사용하면서 현부자와 집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 것. 정하섭과 소화는 이곳과 바로 앞 소화의 집을 오가며 애틋한 사랑을 싹틔운다.
location
전남 보성군 벌교읍 홍암로 89-28
  • 1
  • 1
TRAVEL INFORMATION

조정래 등산길

현부자네 집 뒤편으로 해발 563m의 제석산이 위치해 있다. 등산길 초입이 현부자네 집 바로 옆에 있는데, ‘조정래 등산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길을 따라 제석산 정상까지 3.8km의 산책로가 이어진다. 벌교 주민들이 애용하는 산책 코스로, 내리막과 오르막이 교차되어 천천히 걷기에 좋은 길이다.
1
03

애기무당 소화를 빼닮은, 소화의 집

“조그만 하고 예쁜 기와집. 방 셋에 부엌 하나인 집의 구조…(중략)… 부엌과 붙은 방은 안방이었고, 그 옆방은 신을 모시는 신당이었다. 부엌에서 꺾여 붙인 것은 헛간방이었다.” 소설 <태백산맥>에 묘사된 애기무당 소화의 집이다. 당시 무당집은 주변으로 낮게 지은 토담이 둘러져 있었고, 뒤편으로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었다고 한다. 집 뒤편으로 돌아가면 장독대가 있었고 그 옆으로 감나무도 한 그루 서 있는 모양새가 소설 속 소화를 꼭 빼닮은 아담하고 정갈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1988년 발생한 태풍에 집이 허물어졌고, 토담이나 장독대 일부가 남아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어느샌가 밭으로 변했다고 한다. 이렇듯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던 소화의 집을 2007년 보성군에서 복원했다. 당시 서민들의 생활을 짐작하게 해주는 지게, 절구 등의 집기들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어 정취를 더한다. 소화의 집은 정찰봉의 손자 정하섭과 무당 월녀의 딸 소화가 애틋한 사랑을 키워가는 곳으로, 소설 <태백산맥>의 길고도 아픈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location
전남 보성군 벌교읍 홍암로 89-25
1
04

고택에 흐르는 애환 어린 선율, 채동선 생가

벌교 출신의 민족음악가 채동선 선생이 작곡한 ‘고향’, ‘조국’ 등의 노래는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민족의 애환이 서린 가곡이다. 채동선 선생은 벌교에서 태어나 홍난파의 바이올린 독주에 매료되어 그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우던 중 3·1운동에 가담했다. 그를 향한 일본 경찰의 감시가 심해지자 일본 유학길에 올랐으나 다시 돌아와 주옥같은 가곡을 많이 남기고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벌교의 태백산맥 문학거리 끝자락에 다다르면 ‘향수’, ‘고향’ 등 채동선 선생의 대표작 이름과 악보로 장식된 출입문이 등장한다. 그 안으로 한옥 한 채와 뒷간이 전부인 채동선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 생가 내부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개방하지 않지만, 낡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집기들이 가득하다. 자그마한 규모의 악기체험장이 마련돼 있어 선율과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해보는 것도 좋겠다. 선생이 평소 좋아했던 바이올린부터 거문고와 가야금 등 다양한 악기가 준비돼 있다.
location
전남 보성군 벌교읍 홍교길 28
  • 1
  • 1
TRAVEL INFORMATION

채동선 음악당

채동선 생가와 5분 거리에 선생의 삶과 음악세계에 대해 더욱 자세히 설명해놓은 채동선 음악당이 있다. 1층은 전시장으로, 2층부터는 각종 콘서트가 열리는 강당으로 운영하고 있다.
location
전남 보성군 벌교읍 채동선로 297
  • 1
  • 1
05

세월의 흔적이 담긴 대지주 집터, 김범우의 집

소설에서는 양심 있는 대지주 김사용의 집으로 그려지는 김범우의 집은 원래 천석꾼이었던 대지주 김씨 집안 소유다. 김씨 집안은 산을 깎아 만들어진 흙으로 갯벌을 메워 땅을 늘리는 등 상당한 재력을 과시했다고 한다. 조정래 작가도 초등학생 시절 안채 대문 옆에 딸린 아래채에서 친구였던 이 집 막내아들과 자주 놀았다고 한다. 벌교읍을 훤히 굽어볼 수 있는 언덕에 위치해 있으며, 사랑채, 겹안채, 창고자리, 장독대, 돌담 등을 통해 서민과 달리 형편이 나쁘지 않았던 대지주의 생활상을 그릴 수 있었던 공간이다. “과분한 땅이라고? 이 사람아, 요 정도가 내가 지닌 땅 중에서 젤로 나쁜 것이네. 눈 붉은 우리 선대의 유산이 어련허겄는가. 맘 쓰지 말고 밭 일구도록 허게.” (<태백산맥> 1권 141쪽) 그러나 지금은 관리인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버려진 폐가로 변했다. 각종 농기구가 즐비한 안채 오른쪽의 돼지우리는 아무리 대지주라 하더라도 음식 찌꺼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으려고 돼지를 길렀음을 알 수 있다.
location
전남 보성군 벌교읍 봉림길 22-9
1

1
  • 에디터 송주영
  • 사진 권태헌

TAG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