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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21년 11월 호
대전역 바로 옆 자그마한 동네, 소제동. 그 안에는 결코 작지 않은 생명력이 꿈틀거리고 있다. 한때 번성했던 철도관사촌은 잠시 정차의 시간을 거쳐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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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가게에서 느끼는 대전 로컬의 맛, 파운드
소제동의 파스타 가게 파운드는 많은 사람들이 이 동네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너른 마당을 지나 입구로 들어서면 도저히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옛날 사람들이 썼을 법한 주걱, 빗자루, 곡괭이 등 도저히 식당과 어울리지 않는 잡동사니들이 비닐팩에 담긴 채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그 옆에는 서천 김, 보은 대추, 충주 사과 등 지역 특산물이 같은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그저 특이한 인테리어라고 치부하기엔 뭔가 의미가 있어 보이는 소품들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파운드의 메뉴판을 들여다보길. 서천 김 페스토 파스타, 부여 양송이 크림 스테이크 파스타 등 오로지 충청도산 식재료를 이용한 메뉴로 채워져 있다. 이제는 양식당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바질 페스토 파스타를 로컬식으로 변형한 서천 김 페스토 파스타는 서천의 특산물인 김을 활용해 페스토를 만들고, 그것을 파스타 면에 버무려 완성한 메뉴다. 큼직하게 썬 소라와 명란을 더해 쫄깃한 식감과 짭조름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 또, 부여 양송이 크림 스테이크 파스타는 부여에서 재배된 양송이를 넣은 크림 파스타인데, 여기에 큼직하게 썬 부채살 스테이크가 올라가 있다. 이 밖에도 대전 로컬 스타일로 재해석한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다면 파운드가 옳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 location
- 대전시 동구 수향길 25
- tel
- 070-4449-8381
- info
- 운영시간 매일 11:30~21:00(브레이크 타임 15:00~17:00) 가격 서천 김 페스토 파스타 1만3900원, 부여 양송이 크림 스테이크 파스타 2만2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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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등장한 아메리칸 차이니스 레스토랑, 림춘
<프렌즈> 등 미국 인기 TV 시리즈를 보면 주인공들이 누들박스에 담긴 중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미국인들이 다른 것도 아닌 중식을 즐겨 먹는 이유는 뭘까? 지난 9월 1일 오픈한 아메리칸 차이니스 레스토랑 림춘에서 이 의문을 해소할 수 있다. 중식당 림춘의 메뉴판에서는 우리가 중식 하면 흔히 떠올리는 짜장면, 짬뽕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여러 중식당에서 경험을 쌓은 셰프가 오직 림춘을 위해 개발한 미국식 중화요리로 가득하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림춘 크랩 에그라이스와 림춘 꿔바로우. 중화식으로 볶은 새우볶음밥 위로 포실한 달걀지단이 덮인 에그 크랩라이스의 화룡점정은 게살수프다. 고소한 맛의 볶음밥에 게살수프가 소스처럼 뿌려져 부드러운 식감을 더했다. 여기에 살짝 매콤한 맛의 림춘 꿔바로우를 곁들이면 미드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국식 중화요리 한 상이 완성된다. 마당의 대나무, 가게 뒤편의 물레방아, 버건디 색상으로 꾸며진 가게 내부는 림춘의 요리를 즐기는 동안 색다른 기분을 선사한다. 특히 한쪽 벽에는 누들박스가 소품처럼 가득 배치돼 있는데, 포장이나 남은 음식을 싸갈 때 메뉴를 바로 이 누들박스에 담아준다고 하니 미드 속 주인공들처럼 ‘투고’ 스타일로 즐기고 싶은 이들은 참고하길.
- location
- 대전시 동구 수향1길 5
- tel
- 0507-1467-1451
- info
- 운영시간 매일 11:30~21:00(브레이크 타임 15:00~17:00) 가격 림춘 크랩 에그라이스 1만900원, 림춘 꿔바로우 1만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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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바리스타의 멋진 팀플레이, 라운지엑스
대형 쇼핑몰 등에서 간혹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주는 로봇 카페를 볼 수 있지만, 대부분 아크릴벽을 사이에 두고 그저 로봇이 건네주는 커피를 마시는 게 전부다. 소제동의 라운지엑스 또한 로봇이 커피를 만들어주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이 보다 특별한 이유는 로봇과 인간 바리스타가 만들어낸 멋진 팀플레이 때문이다. 기존의 핸드드립 커피는 숙련된 바리스타가 핸드 드리핑에 일정 시간을 몰두해야 탄생하는데, 라운지엑스의 로봇 바리스타 ‘바리스’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그 시간 동안 바리스타는 손님을 응대하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인간적인’ 활동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라운지엑스의 여러 지점 중 소제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시그너처 메뉴는 소제호 드립이다. 향긋한 풍미의 원두를 블렌딩해 만든 소제 원두를 이용해 내린 핸드드립 커피로, 바리스가 쥔 드립포트가 나선형으로 움직이며 풍부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또 하나의 메뉴는 허니밀크 콜드브루다. 담백한 라떼 위로 달콤한 벌집꿀을 통째로 올려 독특한 식감을 더했다. 라운지엑스의 모든 메뉴는 야외 테이블 또는 바로 옆에 위치한 관사16호 내부에서 즐길 수 있다.
- location
- 대전시 동구 수향길 19
- tel
- 070-8844-1443
- info
- 운영시간 매일 11:00~20:00 가격 소제호 드립 7500원, 허니밀크 콜드브루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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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베리로 만든 도넛 가게, 베리도넛
소제동의 낡은 관사 건물 중 가장 세련된 곳, 베리도넛이다. 역사적 의미를 담은 철도관사 중 하나를 모던한 느낌으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내부를 온통 화이트 톤으로 도배했다. 여기에 각종 베리에서 볼 수 있는 색상으로 디자인된 로고가 포인트로 더해져 모던하면서도 키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깔끔한 인테리어도 눈길을 사로잡지만 사실 베리도넛의 진가는 도넛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요즘 도넛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도넛 가게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베리도넛이 특별한 이유는 대전에서 생산되는 베리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주변 농가들에서 직접 가져온 제철 베리를 이용해 필링이나 토핑을 만들어 신선하고 상큼한 맛이 특징이다. 베리도넛에서 맛볼 수 있는 도넛은 크게 케이크도넛, 베리도넛, 일반도넛, 컵도넛으로 나뉘는데, 그중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케이크도넛이 가장 인기다. 상큼한 베리 필링이 채워진 도넛 위로 크림치즈가 올라가 있고 그 위에 골든베리, 라즈베리, 블루베리 등 5가지 베리로 장식했다. 이름 그대로 케이크가 연상되는 풍성한 비주얼에 카메라 셔터 세례를 멈출 수 없다.
- location
- 대전시 동구 수향길 97
- tel
- 070-8806-0208
- info
- 운영시간 매일 11:00~21:00 가격 레드베리 케이크 6000원, 베리 에이드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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