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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보다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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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21년 11월 호

빙하가 녹거나 바닷물이 흘러들어 생긴 자연이 만든 호수부터 인공 호수까지. 우리의 버킷 리스트에 오른 호수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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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livia] 하늘 위 붉은 호수, 라구나 콜로라다

죽기 전 꼭 가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 여행지 목록에 ‘우유니 사막’을 올려놓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우유니를 담은 사진이나 영상은 ‘살면서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환상적이어서 한 번 보면 좀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우유니는 사막으로 불리지만 엄밀히 말하면 호수이기도 하다. 우기가 되어 소금 사막에 빗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 불릴 정도로 하늘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호수가 된다. 그곳에 서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천국을 걷는 듯한 배경이 연출돼 인생샷을 남기려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우유니 사막이 있던 곳이 원래 바다였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자연을 향한 경외감에 감동이 배가 된다.
우유니 소금 호수를 지나 3일 정도 더 달리다 보면 칠레 국경과 인접한 곳에서 ‘라구나 콜로라다(Laguna Colorada)’를 만날 수 있다. 스페인어로 ‘붉은 호수’라는 뜻의 라구나 콜로라다는 에두아르도 아바로아 안데스 동물 보호구역(Eduardo Avaroa Andean Fauna National Reserve) 내 위치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해발 4278m나 되는 알티플라노 고원에 자리하고 있어 하늘 위에 펼쳐진 호수 같기도 하다. 붉은빛의 호수와 화산 지형이 어우러져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우주 어느 곳에 온 것 같은 초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화산활동으로 인한 마그네슘과 철분 등이 녹아 있어 붉은빛을 내뿜는다고. 이곳은 멸종위기종인 플라밍고의 군락지이기도 하다. 칠레 플라밍고, 제임스 플라밍고, 안데스 플라밍고 세 종류를 모두 볼 수 있는데 플라밍고의 번식지로서도 큰 역할을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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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ce] 요정이 사는 동굴, 호수 멜리사니 호수

그리스 신화에서 멜리사니는 님프의 동굴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 사는 님프가 남자들을 유혹했다는 전설이 전혀 위화감 있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케팔로니아(Cephalonia)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알려진 멜리사니 호수는 영화에서 주요 장면으로 애용되는 미지의 섬 배경으로 잘 어울리는 곳이다.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을 것만 같은 절경을 자랑한다. 기원전 3~4세기에 생겨난 곳으로 추청되지만 지진으로 동굴 일부가 무너져내리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된 건 1960년대가 되어서다. 사람들이 호수에 갈 수 있도록 터널을 만들었는데 터널 끝에 자리한 멜리사니 동굴에 도착해 입장권을 구입하고 지하 계단을 내려가면 뱃사공들이 기다리고 있다.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 동굴 안쪽에 위치한 호수로 이동하며 보트 투어를 즐기다 보면 천장으로 난 거대한 구멍을 통해 햇빛이 비쳐 호수의 색깔이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러니 멜리사니 호수가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태양이 호수 위로 높이 솟아오른 정오경일 것이다. 물이 워낙 맑고 투명해 깊은 수심에도 불구하고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다. 지중해의 바닷물이 이곳으로 들어와 지하로 흘러갔다 다시 동굴을 빠져나와 바다로 돌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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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acles Kritik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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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 딸기우윳빛 핑크 호수 힐리어 호수

자연이 빚어낸 신비가 곳곳에 펼쳐진 호주에서는 인간의 상상을 벗어난 범주의 특별한 호수를 만날 수 있다.유칼립투스 나무로 둘러싸인 ‘힐리어 호수는(Lake Hillier)’는 너비 250m, 길이 600m의 그리 크지 않은 호수다. 녹음이 우거진 숲 옆에는 눈부시게 푸른 태평양이 펼쳐져 호수의 핑크빛은 파란색, 초록색과 대비를 이뤄 더욱 환상적으로 보인다. 지면보다 공중에서 보는 것이 훨씬 더 드라마틱해 배를 타고 구경해도 좋지만 경비행기로 호수 투어를 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골드필즈 에어 서비스(Goldfields air services)를 통해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힐리어 호수는 1802년 항해사이자 지도 제작자인 매튜 플린더스(Matthew Flinders)가 호수에서 샘플을 채취한 후 일지에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호수가 핑크빛을 띠는 이유는 녹조류의 일종인 ‘두날리엘라 살리라’라는 식물 플랑크톤이 자외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당근에서도 발견되는 색소인 카로티노이드를 생성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염분 농도가 올라가 핑크빛이 짙어지고 추워지면 색이 옅어진다. 인체에 유해하지 않으니 걱정은 내려놓아도 좋다. 세계에서 유일한 핑크 호수는 아니지만 이곳의 물은 유리병에 채취해도 계속 핑크빛을 내뿜는 것이 특별하다. 20세기 초 6년 동안 호수에서 소금을 채취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관광지로만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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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 왕들의 휴양지 피촐라 호수

인도 라자스탄주에 위치한 우다이푸르(Udaipur)는 물의 도시라고 불린다. 잔잔하면서도 드넓게 펼쳐진 피촐라 호수(Lake Pichola)를 끼고 펼쳐진 화이트 시티는 낭만적이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도 사람들에게 로망으로 손꼽히는 신혼 여행지이기도 하다. 비욘세가 축가를 부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하객으로 가는 등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화제를 모은 인도 최고 부호 무케시 암바니의 딸 이샤 암바니의 결혼식도 바로 이곳에서 열렸다.
우다이푸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호수로 알려진 피촐라 호수는 자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 1362년 곡물을 운반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한 곳으로 이후 호수의 운치에 깊은 감명을 받은 마하라나 우다이 싱(Maharana Udai Singh)이 우다이푸르를 건설했다. 맑고 깨끗한 것으로도 유명한 피촐라 호수에는 섬들이 자리하고 있다. 왕가의 여름 휴양지이자 망명자들의 피난처로 유명한 자그 만디르(Jag Mandir)도 이곳에 있다.
피촐라 호수가 더 환상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에는 고요한 호수 한가운데 두둥실 떠 있는 인도 최고급 호텔 ‘레이크 팰리스(Lake Palace)’도 한몫한다. 자그 니와스(Jag Niwas) 섬 위에 자리한 이곳은 처음부터 호텔로 지어진 것이 아닌 왕의 별장이었던 곳으로 부유층의 웨딩마치가 울리기도 한다.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레이크 호수의 운치만 즐겨도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시간대별로 빚어내는 호수의 풍경이 각기 다르다. 해가 저물 무렵 물결 위에 만들어내는 반짝이는 윤슬의 아름다운 풍광은 어떤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찬란한 태양이 만들어내는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세월을 머금은 하얀 도시와 잔잔한 물결들. 판타지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피촐라 호수의 풍경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쉬이 잊히지 않을 곳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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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김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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