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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시작, 산악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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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21년 10월 호

기차의 낭만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창밖 너머 절경이
펼쳐지는 산악열차는 어떻게 이런 곳에 열차가 다닐 수 있는지 의문을 품을 만큼 경이롭다.
매혹적인 자연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세계의 산악열차 여행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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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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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TZERLAND] 알프스의 감동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Bernina Express

스위스에선 기차가 다니지 못하는 길이 없다. 깎아지른 듯한 험준한 산악 마을에도, 알프스 빙하 지대에도 기차는 달린다. 그만큼 스위스에서는 다양한 테마의 열차 여행이 준비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는 스위스 동부에 자리한 쿠어부터 이탈리아 접경지대에 있는 루가노까지 총 8시간 58분을 달리는 열차다. 즉 알프스 산맥을 가로지르는 구간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구름다리와 터널, 깎아지른 듯한 바위 절벽과 알프스의 푸른 숲 등 환상적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에 있는 모든 순간이 다 하이라이트지만, 전 구간을 여행하기 힘들다면 이 열차가 아니면 들르기 힘든 구간만 타보는 것도 방법이다. 에메랄드빛 빙하 호수가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는 해발 2091m의 알프그륌(Alp Grüm)은 스키의 메카라고 불리는 생모리츠(St. Moritzersee)에서 이탈리아 티라노로 향하는 길목의 중간 쉼터라고 보면 된다. 알프그륌에서 잠시 정차했다 다시 열차가 출발하는데, 더 오래 머물고 싶다면 다음 열차로 갈아타도 좋다. 알프그륌 역을 S자로 크게 휘감아 달리는 빨간색 열차는 만년설이 쌓인 알프스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이 구간의 시작점인 생모리츠는 해발 1840m의 엥가딘 산맥 남쪽에 있는 동계 스포츠의 성지로, 인구가 6000여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휴양도시다. 1928년과 1948년, 두 차례나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알프스의 거대한 봉우리와 황홀한 호수로 둘러싸인 생모리츠의 대자연이 여행자를 단숨에 매료시킨다. 매년 겨울이면 동계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전 세계 부호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그래서 생모리츠 호수 주변에는 호화로운 리조트와 호텔이 즐비하고 알프스 산자락을 따라 세계적인 스키장이 들어서 있다. 호수를 따라가다 보면 시인이자 철학자인 니체가 살았던 마을, 실스마리아가 나온다. 실스마리아에는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를 집필했던 니체의 생가, 니체 하우스가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니체의 지난 흔적과 흑백사진, 주옥같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2층에는 그가 머물던 작은 방이 보존되어 있다. 아픈 몸을 뉘였던 작은 침대가 있고 그 위에 트레이드마크인 코털 모양의 조형물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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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LAND] 왕실의 격조를 살린 럭셔리 기차 여행 로열 스코츠맨 Royal Scotsman

로열 스코츠맨은 스코틀랜드의 호수와 고산지대를 누비는 특급 열차로, 주로 유럽 상류층 가족이나 친목 단체가 주로 애용한다. 에든버러(Edinburgh)에서 출발해 동부의 키스(Keith), 중부의 퍼스(Perth) 등 다양한 도시를 일주일 동안 거쳐간다. 일정 중간중간 웅장한 저택과 성을 방문하기도 하는데 마치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단 36명의 승객만 탑승하며, 트윈룸 14개, 더블룸 2개, 싱글룸 4개의 객실이 마련되어 있다. 오픈 뷰를 원하는 승객은 전망 칸의 베란다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전망 칸에 바도 있어 30여 종류의 위스키를 선택해 마실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 북동쪽에 있는 애버딘(Aberdeen)의 특산물 블랙 앵거스(Black Angus)와 야생 연어 등을 최고급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다. 9개의 기차 칸 중 2개가 다이닝 전용으로, 열차 내에선 ‘포멀’과 ‘인포멀’ 디너를 선택할 수 있는데, 포멀 디너 땐 남성은 턱시도를, 여성은 드레스를 입어야 하며 인포멀 디너 때라도 세미 정장 차림을 권한다. 남성의 경우 재킷과 타이 정도를 착용하면 된다.
에든버러를 벗어나자마자 도착하는 하일랜드(Highland)는 트로서크스 국립공원(The Trossachs)과 케언곰스 국립공원(Cairngorms National Park) 등 스코틀랜드 최대의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북부의 고산지대다. 영국을 대표하는 영화 <해리포터>를 비롯해 다수의 영화에 등장하는 이곳은 고대 시대 때부터 생존한 나무가 있는 숲, 장관을 이루는 폭포 등 스코틀랜드 최고의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유서 깊은 위스키 증류소들이 자리해 있다. 1833년 설립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글레고인 증류소(Glengoyne Distillery)는 하일랜드와 로랜드의 경계에 있는 작은 증류소다. 향이 우아한 싱글 몰트위스키를 선보이고 있는데, 글렌고인은 게일어로, ‘글렌’은 계곡, ‘고인’은 거위를 뜻한다. 과거 증류소 뒤 폭포수로 위스키를 만들면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증류소 투어를 하면 몰팅, 매싱, 발효, 증류, 숙성 등 위스키 제조 과정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증류실에선 글렌고인의 철학 ‘느림의 미학(Keep it nice and slow)’을 엿볼 수 있다. 긴 시간 증류를 통해 발효 시 형성되는 과일 향이 원액에 스며들어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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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WAY] 100만 년의 세월을 지닌 지구의 저력 플롬바나 산악열차 Flamsbana

플롬바나 산악열차를 타면 가는 곳마다 순수한 자연이 펼쳐지는 노르웨이의 비경을 만날 수 있다. 피오르를 품은 아름다운 계곡 마을, 플롬(Flam)부터 설국 마을인 뮈르달(Mydral) 역까지 약 20km의 구간을 1시간여에 걸쳐 운행한다. 이 구간은 까마득한 협곡과 20개의 터널을 통과하는데, 운행하는 전 노선의 경관이 매우 뛰어나 가장 아름다운 산악열차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열차의 창문으로는 100만 년의 세월을 거친 자연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계곡과 협곡, 폭포, 툰드라지대 등 풍경에 감탄을 연발하게 될 것. 높이 약 93m 정도의 키오스포센(Kjosfossen) 폭포가 이 구간의 백미. 이 구간에서는 잠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약 10분간 정차한다. 이때 높은 산과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의 조화 속에 숲속의 요정이 나타나 춤을 추는 광경이 펼쳐진다. 요정의 정체는 바로 노르웨이 목동들의 전설 속 요정 훌드라(Huldra). 전통 의상을 입고 기이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요정에게 홀린 마을의 남자들은 모두 양으로 변해 요정과 함께 폭포 속으로 사라진다는 전설이다. 흥미로운 콘텐츠까지 더한 플롬바나는 종착점인 뮈르달 역에 도착한다. 뮈르달 정상에서 다시 시작점인 플롬 역까지 돌아오면 플롬바나 산악열차 여행은 끝이 난다.
플롬은 1340년부터 기록된 오래된 마을로, ‘평평하고 탁 트인 땅’이라는 뜻의 고대 노르웨이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플롬이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이유는 송네 피오르(Songne Fjord)의 관문이기 때문. 피오르란 빙하가 깎여 U자 모양의 골짜기를 만들었고 이 틈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흐르면서 만들어진 자연의 일부다. 노르웨이 서쪽 해안에는 ‘노르웨이 5대 피오르’라고 불리는 예이랑에르·노드·송네·하르당에르·뤼세 피오르가 자리해 있다. 송네 피오르는 노르웨이 피오르 중 가장 길고, 높으며, 깊다. 길이는 204km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피오르이며, 물줄기를 따라 자리한 산은 높이 1700m를 넘는다. 빙하에 의해 깎인 부분이 바닷속에 빠져 있어 어느 곳은 수심이 1300m에 이르기도 한다. 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인 요스 테달 빙하가 녹을 때, 그 일부가 송네 피오르 지류로 유입됐다. 그 길에서 갈라져 나온 내뢰이(Nærøy) 피오르는 예이랑에르와 함께 200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는데, 내뢰이는 ‘좁은’이란 뜻으로 실제 피오르 중 간격이 가장 좁다고. 그중 카우팡에르(Kaupanger)에서 구드방엔(Gudvangen)으로 가는 페리 트립은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이곳에서는 매달 다양한 축제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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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박진명
  • 사진 AB-ROAD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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