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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

아주 한낮의 천안

아시아 > 대한민국

발행 2021년 08월 호

모든 만물이 선명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간에 천안이라는 도시를 둘러봤다. 천안의 모습은 해가 머리 바로 위에 떠 있을 때처럼 환하고 또 환했다.

집처럼 편안한 한옥 공간 [눈들재]

단조로운 아파트 단지를 둘러싸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홀로 고고히 빛나는 눈들재는 이곳의 옛 지명인 눈들에 있는 편안한 집이라는 뜻의 카페다. 사실 카페보다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릴 터. 큰 공간을 가득 메운 건 다름 아닌 지역 아티스트들의 작품이다. ‘씅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천안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승과 승을 붙여 만든 이 프로젝트는 지역 공방에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굿네이버스에서 지원하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호 연계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자기, 라탄에 이어 보자기가 세 번째 주인공. 2주씩 돌아가며 전시를 한다. 눈들재에 들어서면 현대와 고전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메뉴도 공간 콘셉트와 맞게 떡이나 모나카 같은 전통 디저트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재미있는 점은 메뉴 이름이 순우리말이라는 것. 대표적으로, 히비스커스 티를 베이스로 키위 수제청을 넣어 만든 다온 음료가 있다. 순우리말인 다온은 ‘모든 좋은 일이 다 온다’는 뜻으로 행운의 메시지를 담은 포춘쿠키와 함께 제공된다.
location
충남 천안시 동남구 용곡2길 43-20
tel
010-3248-1314
info
라라에이드 6000원, 다온에이드 60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noondlejae_official

천안이 간직한 숲속 동화 이야기 [이숲]

유리로 만든 동화 속 집을 연상케 하는 이숲은 그 이름만으로도 자연 친화적인 느낌이다. 운영자 부부의 부모님이 이곳에서 터를 잡고 있다는 이유로, 카페 자리를 정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다. 원래 포도밭이었던 이곳을 자주 오가다 이국적인 분위기에 마음이 동했다. 안에서 밖을, 또 밖에서 안을 어떠한 사각지대 없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만든 통창이 이숲의 가장 큰 포인트다. 또 하나, 이숲이 입소문을 탄 이유는 조경 때문이다. 늦가을이면 탁 트인 정원을 수놓는 핑크뮬리 명소로 유명해졌다. 요즘 같은 여름에는 노란 금계국이 두 눈을 환하게 해주는 등 사계절의 느낌이 모두 다르다. 뒤쪽에는 데이지나 루드베키아 등으로 이어지는 산책길도 빼놓을 수 없다. 입구를 가로지르는 물길은 이숲의 가장 핫한 포토존.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곳을 참고했는데 공통적으로 물이 있는 곳은 정서적으로도 깊은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잔잔하게 물을 길어다 놨다. 천안에서 나는 식재료를 이용한 메뉴 구성도 눈에 띈다. 쌀이나 주변에서 나는 제철 과일을 수제청으로 만들어 내어주는 음료들은 오직 이숲에서만 마실 수 있는 시그너처 메뉴. 세심한 공간 구성과 메뉴 개발로 이숲을 찾는 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는 게 운영자 부부의 바람이다.
location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남창마을1길 32
tel
041-902-0613
info
쌀라떼 6500원, 패션후르츠에이드 70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 cafe_leesooop

천안에서 미국식 피자를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 [알라뷰 레스토랑]

올해 7월에 오픈한 따끈따끈한 미국식 피자집 알라뷰 레스토랑. 천안터미널 바로 뒤편에 자리 잡은 알라뷰 레스토랑은 원래 ‘피자피자피자’라는 이름의 가게를 새롭게 리뉴얼해서 오픈했다. 피자에만 집중했던 브랜딩에서 조금 범위를 넓혀 샌드위치나 수프 등의 가벼운 식사류도 추가한 것이 특징. 미국식 피자에 매력을 느껴 이 일을 시작한 운영자는 한 달간 떠났던 미국 여행에서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었다. 알라뷰 레스토랑도 그 여행의 연장선에 있는데, 특히 밝은색의 원목 재질을 중심으로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고안한 인테리어가 특징. 매장 안에 있는 모든 가구는 운영자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또, 운영자가 연구 개발한 트러플 그린 베이컨과 이탈리아식 피자인 루꼴라 프로슈토를 미국식으로 재해석하는 등 개성이 통통 넘치는 메뉴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천안 시내에 몇 없는 내추럴 와인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입문하기 좋은 내추럴 와인 리스트를 자랑하며, 글라스 와인은 일반 하우스 와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location
충남 천안시 동남구 먹거리8길 23
tel
010-2291-3844
info
루벤 샌드위치 1만2900원, 트러플 그린 베이컨 1만6900원, 루꼴라 프로슈토 1만79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iloveyourestaurant.kr

어제와 오늘이 공존하는 공간 [매주리커피]

배밭이 드넓게 펼쳐진 매주리커피에 들어서면 여행의 여러 장면이 떠오른다. 낯선 나라의 시골에서 지는 해를 풍경 삼아 말없이 앉아 있던 때, 물놀이를 하고 나와 바로 머리 위에서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을 온몸으로 받던 때, 그리고 방학을 맞아 시골 할머니네 집에 놀러가 손자에게 주는 무한한 호사를 누리던 때. 여행의 영감을 선사하는 매주리커피는 2018년 5월에 오픈해 만 4년 차에 접어든 카페다.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오래된 구옥 세 채를 그대로 살렸고, 동시에 힙한 느낌을 만들어보고자 큰 건물을 바로 옆에 세웠다. 세련된 느낌을 자아내는 큰 건물에서는 유명 아티스트와 함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여름에는 미숫가루나 쑥, 찹쌀떡 등을 이용한 전통 식재료로 공간 분위기와 꼭 닮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매주리커피는 낮에도 그만의 매력이 있지만 주변이 어두워지면 그 매력은 배가 된다. 정원에는 밤하늘에 뜬 별처럼 반짝이는 전구가 아른거리고 풀벌레 소리가 이토록 큰 공간을 가득 채운다. 늦은 저녁 시간의 여유를 즐겨보고 싶다면 꼭 한번 찾아보시길.
location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성환18길 24
tel
010-2040-4881
info
아매주리카노 5000원, 미숫가루스무디 6500원

낡은 것들에 대한 찬사 [광덕양조장]

천안역이 있는 도심에서부터 차로 24분 거리에 있는 광덕면. 보산원 초등학교 운동장 끝자락에는 궁서체로 큼지막하게 쓴 광덕양조장이라는 옛날 건물이 있는데 그 건너편에 농협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카페 광덕양조장이 있다. 카페를 한창 준비하던 무렵, 흙벽돌을 이용해 옛날 방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에는 지지대가 없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큰 버스가 지나가는 등 자극이 있으면 조금씩 무너진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됐다. 하는 수 없이 건너편의 한때 농협 창고였던 건물을 사들였고 현재 광덕양조장은 홀로만 사용하고 있다. 낡은 창고라 자칫 휑하고 으스스해 보일 수 있지만 피그 마루라는 원목을 재활용해 따뜻한 느낌을 더했다. 공간 콘셉트는 단 한 가지, 여유. 그래서인지 테이블 배치부터가 여유롭다. 카페는 커피가 맛있어야 한다는 게 운영자의 철학이다. 커피의 퀄리티에 특별히 집중하면서 동시에 가족 단위의 손님들, 커피를 못 마시는 손님들을 위해 흑임자크림, 인절미크림 등 고소하고 달달하면서 포만감을 채워줄 수 있는 메뉴를 추가로 구성했다.
location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보산원2길 30-4
tel
010-4826-7268
info
아메리카노 5000원, 인절미크림 6500원, 흑임자크림 65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aabb_w

  • 에디터 박진명
  • 사진 윤희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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