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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PLACES

나만 알고 싶은, 혹은 나만 알고 있는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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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21년 03월 호

여행깨나 해봤다는 모험가들에게 ‘나만 알고 싶은 여행지, 혹은 나만 알고 있는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자기만 알고 싶은데 동네방네 자랑을 해달라니 망설이는 듯했지만
이내 모두 입을 모아 ‘그때 있잖아~’라고 화두를 던지며 기억 저편에 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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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르하는 스페인 남부에 자리한 작은 휴양 마을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중 하나인 코스타델솔(Costa del Sol) 해안의 동쪽 끝에 위치해 현지인과 유럽인들의 휴양지로 손꼽힌다.
‘유럽의 발코니’라고 불리는 높은 절벽과 네르하 동굴 등 지중해에서만 볼 수 있는 관광명소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원래 이 절벽에는 망루가 있었는데, 해안을 드나드는 선박을 감시하고 해적이나 밀수꾼들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망루에 있던 탑은 1812년 영국군과의 전투로 무너졌다. ‘유럽의 발코니’라는 이곳 광장의 이름은 1884년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네르하에 방문한 알폰소 12세가 그 아름다움에 반해 ‘발코니’라고 부른 데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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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네르하 유럽의 발코니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인 네르하에 반나절 동안 머문 적이 있다. 쾌청한 날씨와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를 원 없이 누릴 수 있는 곳이었다. 길게 이어진 해변에선 물놀이와 일광욕을 즐기는 이들을 따라 나도 잠시 여유를 부렸다. 유럽의 발코니(Balcón de Europa)라 불리는 광장에서는 군데군데 모여 담소를 나누는 이들을 따라 나른함을 즐기기도 했다. 그러다 해가 수직으로 솟구친 시간엔 더위를 피하려 적당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시원한 음료를 마셨다. 레몬을 띄운 얼음 잔에 콜라를 붓자마자 이내 부글거리며 탄산이 거의 날아가버렸지만 그 모자란 청량감은 해안가부터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으로 마저 채우면 그만이었다. 네르하에 머문 동안 가장 잘한 일을 고른다면 여행 중 만난 소중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은 것, 그보다 더 소중한 장면은 카메라를 내려둔 채 두 눈에 가득 담은 것이다.

_글・사진 강정원(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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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은 북유럽을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이며 동화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비현실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여행지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운하와 미술관, 박물관, 궁전 등 볼거리가 넘친다. 특히 삶의 전반에 걸친 디자인 요소들이 눈길을 끈다. 이를테면 도로 위 벤치나 공원 입구의 안내 표지판 같은 작은 것부터 어느 하나 허투루 장식되어 있는 것이 없다. 특히 요즘 가장 큰 관심사인 친환경 도시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대표적인 예는 자전거 전용 도로를 넓히고 교통신호 체계도 자전거 중심으로 개편한 것이다. 더불어 자전거 전용 고속도로를 만들어 출퇴근에도 자전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코펜하겐을 방문한다면 자연스럽게 환경을 지키는 여행을 하고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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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 가장 보통의 아름다움

SNS를 통해서 유명 관광지를 손쉽게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은 우리 세대의 축복이자 슬픔일지도 모른다.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너무 많은 것을 맛볼 수 있으니까. 그래서 여행을 다닐수록 SNS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보다는 일상의 것을 경험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게 된다. 그런 점에서 퀸루이스 다리(Queen Louise Bridge)는 덴마크의 일상적인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었던 장소다. 사실 이 다리의 이름도 모른 채 매일같이 버스를 타고 지나다녔다. 그러다 꼭 한 번은 다리 위를 건너고 싶었고, 하루는 시티 바이크를 타고 건너며 그제야 이 다리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덴마크를 여행하며 가장 놀랐던 것은 길 위의 수많은 자전거, 유모차를 끄는 아빠들, 대낮에 맥주를 즐기는 젊은이들이었다. 이 다리 위에서는 세 가지를 모두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다리 위로 노을이 지는 풍경과 야경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결국 여행지에서 가장 보통의 모습을 관찰한다는 것은 여행자도 그 도시의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다.

_글・사진 신동해(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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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박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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