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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ATION

도시 속 또 다른 풍경

01

Piran

유럽 > 슬로베니아

발행 2020년 11월 호

15세기 베네치아 고딕 양식의 붉은 지붕과 오밀조밀 모여 있는 피란의 좁은 골목길은 베네치아를 떠올리게 한다. 슬로베니아 피란은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등장한 항구도시로 눈앞에 아드리아해가 펼쳐진다.

동유럽의 작은 베네치아, 피란

피란 여행은 도시의 중심 타르티니 광장(Tartini Trg)에서 시작된다. 18세기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주세페 타르티니를 기리기 위해 지은 광장으로, 중앙엔 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청동상이 서 있다. 거리 악사가 바이올린과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사람들이 선율에 맞춰 춤을 춘다. 주변엔 베네치아풍 건물이 늘어서 있는데 이국적인 풍경 덕에 두 눈이 즐겁다.
타르티니 광장 중앙의 시청사(Town Hall)는 13세기 베네치아 사람들이 로마 고딕 양식으로 지은 건축물로, 합스부르크 지배 시절인 1870년대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개축됐다. 정면엔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인 ‘날개 달린 사자’ 조형물이 포효하며 서 있다. 합스부르크 지배에도 온전히 형태를 유지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수십 대의 요트가 정박해 있는 피란항(Piran port)을 지나 방파제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알록달록 그림 같은 등대가 나온다. 빨간색과 녹색 등대를 배경으로 황금빛 해안 풍광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잔잔하게 파도치는 방파제에 앉아 와인 한잔 마셔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항구를 뒤로하고 성벽이 있는 47m 높이의 언덕을 오르면 피란에서 가장 큰 성당인 성 조지 대성당(župnijska cerkev sv. Jurija v Piranu)이 나온다. 1344년 피란의 수호성인인 성 조지를 기념해 세운 성당으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이 결합된 독특한 스타일로 지은 것이 특징이다. 피란 곳곳에서 파는 기념품에선 갑옷 입은 성 조지 초상화도 쉽게 볼 수 있다. 본당에선 고대 로마와 중세 초기, 로마네스크 양식, 고딕 양식의 유적이 발견되어 역사적인 장소로 가치가 높다. 교회 옆 종탑은 1608년에 완공되었는데, 베네치아에 있는 산마르코 광장의 붉은 종탑을 본뜬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탑 꼭대기엔 대천사 미카엘 동상이 마을을 굽어보고 있다. 종은 오후 2시 정각에 울린다.
피란은 요새처럼 튼튼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1470년부터 1534년 사이에 쌓은 것으로 초기엔 도시 전체를 감싼 형태였지만 현재는 대부분 파괴돼 길이 200m 성벽과 성문 7개만 남아 있다. 성벽 꼭대기에 오르면 바다를 향해 삼각형으로 불쑥 튀어나온 반도, 드넓은 아드리아해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날이 좋으면 오른쪽에 이탈리아, 왼쪽에 크로아티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 에디터 민다엽
  • 심민아, 백선영, 안휘승, 고아라
  • 사진 오충근, 성종윤, 황필주, 안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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