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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보는

새로운 방법

발행 2020년 09월 호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예술 작품. 온몸으로 부딪혀야만 예술이 되는 전시를 소개한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예술 작품. 전시를 보는 방법도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침묵 속에서 보고 듣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직접 만지고 느껴보는 체험형 전시가 대세가 된 지도 오래다. 작품을 손으로 만지고 움직이며, 온몸으로 예술 활동에 참여하면서 관람객 자신이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최근 열리는 전시의 특징이 인터랙티브(Interactive) 디지털 아트를 접목한 가상 체험이 주를 이루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건드려야 작품이 되는 환상적인 디지털 아트를 선보인다. 아스날 컨템퍼러리 아트 뮤지엄(Arsenal Contemporary Art Museum)에서 오는 9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카노우니어(Cercanía)’ 전시는 관객이 예술이 되는 인터랙티브 아트로,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아트디렉터 라파엘 로자노-헤머(Rafael Lozano-Hemmer)의 작품이다. 수천 개의 디지털 조각이 만들어낸 관람객의 그림자가 음악에 맞춰 스스로 춤을 추거나 연극을 보여주기도 한다. 때때로 관객의 얼굴을 인식해 예술적인 초상화를 만들어내 관객을 놀라게 한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9월 18일부터 ‘반 고흐 얼라이브(Van Gogh Alive)’ 전시가 진행된다. 반 고흐의 작품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된 전시로 지금까지 전 세계 50개 도시에서 6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서울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전시에서는 반 고흐의 작품을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3D 프린팅을 통해 정교하게 재현한 복제품이라고는 하지만, 미술관에 전시된 고흐의 명작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니 상상이나 했겠는가.
손으로도 부족해 관람객이 수중으로 다이빙을 해야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수중 아트 박물관도 생겼다. 지난 8월 호주 퀸즐랜드주 북부 타운스빌에 오픈한 수중 아트 박물관 MOUA(The Museum of Underwater Art)은 작품을 보기 위해서 80km 떨어진 산호초 지대까지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배리어리프(Great Barrier Reef) 근처에 있는 수중 박물관은 바닷물의 온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수상 조각상인 오션 사이렌(Ocean Siren)과 바닷속에 있는 코럴 그린하우스(Coral Greenhouse)로 나뉜다. 그레이프배리어리프 전역에서 수집한 해수면 데이터를 통해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오션 사이렌 조각상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바닷속 산호 지대에 조성된 코럴 그린하우스는 이곳의 하이라이트. 마치 신화 속 잊힌 도시에 온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다이버 장비를 착용한 채 스노클러(snorkeler)와 함께 약 18m 아래로 잠수해야만 한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해저의 기운을 만끽하며, 마치 꿈속을 유영하듯 조각상 사이를 탐험하게 된다. 이 독특한 해저 박물관을 설계한 수중 건축가 제이슨 테일러(Jason deCaires Taylor)는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산호초 지대가 다음 세대에게 넘겨줘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는 것을 관객 스스로 느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조각상의 모습은 모두 그레이트배리어리프를 보존해 나가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 에디터 민다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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