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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낭만

을지로 루프톱

아시아 > 대한민국 > 서울

발행 2020년 07월 호

낮과 밤의 온도 차가 분명한 동네, 을지로. 낮엔 철공소와 인쇄소 그리고 빌딩 숲에서 내뿜는 열기가, 저녁 무렵부터는 청춘들의 활기가 느껴지는 일명 ‘힙지로’를 찾았다. 오래된 골목에 숨어 있듯 자리한 루프톱 카페와 레스토랑, 바 등에서 이 계절의 낭만을 느껴보자.

빌딩 속 싱그러운 휴식처, 바캉스커피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찾는 카페.’ 현실에선 떠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바캉스의 기분을 내주고 싶어 공간을 만들었다. 1960년대 지어진 무교동의 고층 빌딩 중 한 곳, 9층에 위치한 바캉스커피에 들어서는 순간 환하디환한 풍경이 펼쳐진다. 도심의 복잡한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하얗고 널찍한 공간에 숨마저 탁 트인다. 베란다에 마련된 루프톱은 꽤 널찍하다. 빌딩 숲 사이 ‘나만의 휴식처’에 앉아 있는 느낌이다. 의자도 띄엄띄엄 배치해 여유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도심 속 일에 지친 직장인에게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1년 동안 머물며 영감을 얻은 것들로 공간을 구상했다는 주인장. 그가 파리에 도착해 처음 맞닥뜨린 풍경은 휑함 그 자체였다. 8월이면 프랑스 사람들은 집을 비우고 바캉스를 떠나는데, 비워둔 집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가구마다 천을 씌워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이에 모티프를 얻어 카페 곳곳을 얇은 천으로 꾸며 바캉스 분위기를 냈다. 바캉스에 대한 열망은 메뉴에도 스며 있다. ‘바캉스라테’는 ‘블루큐라소’라는 파란색 시럽을 넣어 만든 라테로 푸른 바다가 상상되는 커피다. 상큼한 맛이 살짝 느껴진다. 아이스크림을 올린 진한 망고에이드도 인기 메뉴다. 커피 메뉴의 원두는 호주의 ‘독스 에스프레소’로 과일 향이 은은하게 나며 산미가 느껴진다. 주변 카페에서 쓰지 않는 원두를 고르고 골랐다. 저녁엔 퇴근 후, 가볍게 맥주 한잔하는 직장인들이 공간을 채운다.
location
서울 중구 남대문로9길 12 나전빌딩 9층
tel
070-8803-2326
info
바캉스라테 6500원, 망고에이드 7000원, 앙버터츄러스 70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vacances_coffee

특별한 한잔, 잔

이름처럼 독특한 잔이 가득 있는 카페 겸 와인바다. 카운터 옆 캐비닛에 있는 다양한 잔 중에 원하는 것을 골라 음료와 함께 주문하면 된다. 레트로풍의 잔과 고풍스러운 잔, 캐릭터 잔, 화려한 잔 등 잔은 하나하나 개성이 넘친다. 와인잔에 연유커피를, 커피잔에 미숫가루 차를 담아 마시는데 틀을 깨고 음료를 즐길 수 있다. 가게는 레트로풍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1970년대 선반이나 의자, 테이블이 독특한 감성을 전한다. 꽃무늬 벽지와 커튼이 전혀 촌스럽지 않은 공간이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뻥 뚫린 루프톱 공간이 펼쳐진다. 앤티크한 의자들이 있는 루프톱은 휘황찬란한 빌딩 속 오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오후 7시 이후에는 와인 종류만 주문이 가능하다.
location
서울 중구 수표로 52 3층
tel
02-2285-4854
info
베트남 연유커피 6500원, 잔 라테 5000원, 레몬케이크 70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jan_euljiro

정성이 담긴 레시피, 애드커피

어린 시절부터 을지로에 살았던 주인장이 연 카페다. 방산시장에서 오랫동안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를 운영하다 을지로가 힙해지기 전, 2015년에 이곳에 카페를 오픈했다. 오래된 건물로 1층에 슈퍼, 2층 미용실, 3~4층 가정집을 리모델링했다. 대대적인 공사를 했지만 벽과 소품 등 실내 곳곳엔 오래된 흔적이 남아 있어 정겹다. 4층 옆에 붙어 있는 아담한 루프톱 공간은 저녁 무렵 선선한 바람을 맞기 좋다. 커피 메뉴도 있지만 직접 만든 청이 들어간 음료가 인기다. 따뜻한 차와 에이드 등으로 내는 음료는 고운 빛깔이 먼저 눈길을 끈다. 정성으로 빚은 진한 과일 맛이 상큼하다. 이곳에 카페를 오픈하며 디저트를 선보이고 싶어 독학으로 베이킹을 공부, 브라우니와 마들렌 맛집으로 등극했다. 디저트 하나하나 주인장의 야무진 손맛을 느낄 수 있을 듯. 애드커피의 마스코트는 카운터 앞에 자리 잡은 길냥이 ‘영삼이’다. 오랫동안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줬는데, 3년 전쯤 영삼이가 가게로 들어오더니 손님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고. “을지로에 들어선 핫한 공간이 빨리 없어지지 않고 오래갔으면 좋겠어요.” 손님의 입맛을 살피며 늘 레시피를 연구하는 주인장의 마음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location
서울 중구 을지로27길 29
tel
070-4209-7272
info
에이드 종류 5000원, 스무디 6000원, 리얼브라우니 4500원, 얼그레이마들렌 18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add_coffee

카페 자체가 갤러리, 도록

작품이 전시돼 있는 단순한 갤러리 카페가 아니다. 테이블부터 의자, 조명, 메뉴판, 티코스터 등 소소한 것에 이르는 모든 것에 한 작가의 세계관이 묻어나는 공간이다. 반년이나 1년에 한 번 작가를 섭외해 카페의 모든 인테리어를 다시 꾸미는 프로젝트성 공간이다. 내년 초까지는 생명체의 따뜻한 속성을 표현하는 홍승혜 미술가의 공간이 이어진다. ‘따로 또 같이’라는 테이블은 원형의 작은 테이블 3개가 따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붙어 있다. 낯선 이와의 간격을 좁혀보자는 의도로 만들었다고. 공간을 꾸미고 남은 자재로는 선반을 만들어 카페 입구에 배치했다. 다양한 작가의 아트 상품이 전시돼 있으며, 구입도 가능하다. 공간 옆에 붙어 있는 옥상엔 다소 투박한 루프톱 공간이 펼쳐진다. 특별히 꾸미지 않았지만 날것 그대로의 느낌이 편안하다. “갤러리를 가지 않더라도 평범한 공간 속에 스며 있는 예술을 편안하게 접했으면 합니다.” 일상 속 예술이 자연스레 투영되기를 바라는 주인장의 마음이 엿보이는 카페다. 메뉴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스며 있다. 직접 만든 생강청을 우유에 섞어 내는 생강우유는 어디에서도 맛보기 힘든 메뉴로 알싸하고 고소하다. 라즈베리잼과 클로티드 크림이 함께 나오는 스콘과 진한 달콤함이 느껴지는 브라우니 등 디저트도 음료에 곁들이기 좋다. 카페 아래층엔 갤러리 공간을 운영, 함께 둘러보기 좋다.
location
서울 중구 을지로 105 이화빌딩 4층
tel
010-4082-1868
info
도록커피 5000원, 생강우유 6000원, 스콘 5000원
website
인스타그램 @euljiro_do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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