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인타논에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왓프라탓 시촘통 워라위한(Wat Phra That Si Chom Thong Worawihan). 도이인타논산에 오르기 전 평지에서 만날 수 있는 사원으로 15세기 중반에 지어졌다. 쥐의 사원이기에 곳곳에서 쥐 동상을 볼 수 있다. ‘프라탓’은 부처의 사리를 의미하는데 이곳의 프라탓은 특히 신성한 것으로 명망이 높다. 대부분의 불교 사원에서 부처의 사리가 체디 안쪽에 안치되는 반면 이곳에서는 위한(본당)의 몬돕(사각 형태의 지붕)에 모셔져 있다. 중요한 불교 행사가 있는 날이면 이 사리를 꺼내 사람들이 경배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태국의 전임 국왕와 시리킷 왕비의 환갑을 기념해 지은 로열 트윈 파고다(Royal Twin Pagoda)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이름처럼 2개의 쌍둥이 사원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데, 각각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사원이 있는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 왕과 왕비의 사원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며 실내에 놓인 불상과 조각 작품, 벽화를 둘러보자. 사원 아래에는 정원을 꾸며놓아 작은 호수와 다리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태국 왕실의 저력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인타논 로열 프로젝트 연구기관(Inthanon Royal Project Research Station)으로 향할 것. 전임 국왕 라마 9세가 재위 기간에 농업을 부흥하기 위해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 둘러볼 수 있는 곳. 로열 프로젝트가 펼쳐지는 지역 중 일부를 개방한 것인데, 공원인지 밭인지 연구기관인지 헷갈릴 정도로 아름답게 조성해 놓아 볼거리가 다채롭다.

도이인타논은 사원 등의 역사 유적 외에도 아름다운 자연으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곳은 도이인타논 국립공원 & 앙까 숲길(Doi Inthanon National Park & Ang Ka Nature Trail). 태국에서 가장 높은 인타논산이 둘러싸고 있는데, 해발 2565m의 이 산은 ‘태국의 지붕’으로 불린다. 이곳 국립공원에는 1274종의 식물, 466종의 동물이 서식한다. 산이지만 지대가 평탄하고 험난한 길이 거의 없어 차로 이동해서 갈 수 있다. 태국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도착해도 주변부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정상에 오른 듯한 기분은 덜하다. 나무가 빽빽하게 자란 앙까 숲길에 들어서면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데 마치 판타지 영화 속 장면을 연상시킨다. 길게 가지를 뻗은 나무와 산책로에 이끼가 자욱해 신비로움을 배가하는 것. 짧은 산책로를 따라 앙까 숲길을 거닐며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상상의 나래에 빠져보자.
인타논 산을 오르는 길에 만나는 첫 번째 스폿, 와치라탄 폭포(Wachirathan Waterfall)에선 꼭 기념사진을 찍어볼 것. 도이인타논에서도 가장 물살이 세고 물줄기가 굵다. 자연의 장엄한 광경을 보면 한없이 작은 인간의 나약함이 느껴진다.

사원과 자연만 보고 가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도이타논 사람들의 삶도 궁금한 것. 인타논 고산족 시장(Inthanon Hill Tribe Market)에 가면 현지인들의 활기찬 분위기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고, 고산식물을 비롯, 고산족인 몽족이 직접 기르거나 만든 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 토종꿀, 말린 과일, 땅콩 등 고산 지역의 특산물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