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산맥을 품고 있는 앨버타주 밴프(Banff). 1885년에 설립된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이 있는 곳으로 압도적인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밴프 최고의 절경으로 손꼽히는 명소는 바로 레이크루이즈(Lake Louise). 빙하로 뒤덮인 높은 산과 빽빽한 삼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옥빛 호수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 고요하고 신비로운 광경이 인상적인데,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 빙하가 녹으며 쓸려 내려온 암석 가루가 호숫물에 침전되고, 햇빛에 반사돼 영롱한 에메랄드색을 띤다. ‘로키의 보석’이라 하는 레이크루이즈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대표작인 ‘Lake Louise’를 탄생시킨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사계절 내내 즐길 거리도 넘쳐난다. 호숫길을 따라 걸으며 캐나디안로키의 압도적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트레일이 가장 인기. 가볍게 걷는다면 샤토 레이크루이즈 페어몬트부터 호수가 끝나는 지점까지 레이크쇼어 트레일(Lakeshore Trail)을, 조금 더 욕심내 식스글레이셔 평원 트레일(Plain of Six Glacier Trail)에 도전해도 좋다. 여름엔 에메랄드빛 호수를 유유히 떠다니며 카약이나 카누를 즐기고, 겨울엔 꽁꽁 얼어붙은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도 좋다. 소복이 쌓인 눈길을 두 발로 밟으며 크로스컨트리를 하거나 말이 끄는 썰매를 타고 호수 주변을 산책하기도 한다. 레이크루이스와 비슷한 듯 오묘하게 다른 모레인레이크도 빼놓을 수 없다. 만년설이 쌓여 있는 10여 개의 봉우리와 빽빽한 삼나무 숲 사이로 펼쳐지는 연초록빛 호수 모레인레이크(Moraine Lake)는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게다가 레이크루이즈에 비해 찾는 이가 덜해 조금 더 여유롭게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모레인레이크 주변 트레일도 유명하다. 1시간 이내로 부담 없이 다녀오고 싶다면 모레인 호수 레이크쇼어(Moraine Lake Lakeshore)와 록파일(Rockpile)을, 트레킹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4시간 정도의 코스인 라치밸리(Larch Valley)나 에펠 호수(Eiffel Lake)를 추천한다. 드론 사용 절대 금지, 적발 시 벌금을 내야 하니 반드시 지켜야 한다. 밴프 국립공원의 웅장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스폿, 설퍼산 전망대(Sulphur Mountain Observatory)에서는 해발 3000m가 넘는 로키마운틴의 황홀한 설경이 360°로 펼쳐진다. 설퍼산 전망대로 오르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밴프 곤돌라(Banff Gondola)를 타는 것. 설퍼마운틴(Sulphur Mountain) 기슭에 자리한 밴프 곤돌라를 타면 해발 2285m 정상까지 8분 만에 오른다. 특히 이른 아침 오르면 숨이 막힐 정도로 환상적인 일출을 볼 수 있으니 서둘러 길을 나서는 게 좋다. 트레킹 마니아라면 산기슭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트레킹 코스를 여유롭게 걸어 올라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념품 가게와 스타벅스가 있는 매표소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몸을 녹인 후 곤돌라에 오르면 옅게 번지는 여명 사이로 몽환적인 느낌의 눈꽃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정상에 올라 곤돌라에서 내리면 구름 위에 선 듯한 기분을 느낄 것. 해가 뜨기 시작하면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 사이로 시시각각 빛이 변하니 먼저 360도 뷰의 전망대로 향하자.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다가오는 구름과 산, 꿈결같은 눈꽃 세상에 탄성이 절로 터진다. 일출을 배경 삼아 따뜻하게 아침 식사를 한 후엔 건너편 산책로로 향할 것. 설퍼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기상관측소인 산손피크(Sanson peak)까지 가는 짧은 트레킹 코스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