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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느긋하게 조금씩, 문래동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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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 대한민국 > 서울

발행 2020년 04월 호

문래동에 철공소 골목이 처음 생긴 건 1960년대. 철공업자들이 청계천에서 문래동으로 이전하면서였다. 제조업이 호황기를 맞으며 덩달아 활발해진 철공소 골목이 새로운 색채를 입게 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다. 경제 불황으로 철공업의 기세가 한풀 꺾인 대신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청년 예술가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는 ‘철공소 골목’이 아닌 ‘문래예술창작촌’이라 불리는 게 더 익숙해졌다. 골목마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철공소들은 여전히 위잉 소리를 내면서 창작 활동에 여념이 없는 예술가들과 공생하고 있다. 기묘한 풍경 사이로 맛집과 카페, 공방, 책방 등 매력 넘치는 공간도 들어섰다. 골목이 좁고 막다른 길이 많지만, 미로 속을 헤매듯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래동

내 손으로 만드는 라탄 소품, 온초공방 ONCHO Ratan Craft

뜨거운 태양 아래, 가벼운 옷차림으로 바람이 잘 통하는 가방을 들고 여름 나라를 누비던 여행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라탄을 엮어 소품을 만드는 온초공방은 문득 찾아오는 열대 휴양지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기 좋은 곳이다. 자연 소재에 관심이 많은 대표는 입구 문부터 벽, 커튼을 은은한 베이지 컬러로 꾸며 라탄의 따뜻한 느낌을 연출했다. 라탄 공예는 등나무 소재를 엮어 소품이나 작품을 만드는 것. 유연함은 기본, 질기고 튼튼한 라탄 소재의 특성 덕분에 작은 소품부터 큰 가구까지 대부분의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다. 주인장은 주로 등가구를 만드는데, 매장에서 그녀가 만든 소소한 인테리어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큰 가구를 주문 제작할 수도 있다. 온초공방에서는 틈틈이 원데이 클래스나 정규 클래스, 자격증 클래스 등 맞춤형 강의도 열린다. 원데이 클래스에서는 거울이나 바구니, 갓등의 생활 소품을 만들어볼 수 있다. 주인장은 라탄에 익숙하지 않은 수강생들을 위해 소재에 관한 설명부터 라탄을 엮는 방법과 자세 등을 꼼꼼히 봐준다. 깨알 같은 꿀팁을 알아가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 라탄을 엮으면 명상을 하는 것처럼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것이 주인장이 꼽은 라탄 공예의 매력 포인트다. 여기에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성취감까지 느껴보고 싶다면, 온초공방으로 향하자.
location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438-8
tel
010-6316-1973
website
https://oncho.kr
website
인스타그램 @oncho_seoul
info
원데이 클래스 6만~11만 원
  • 온초공방
  • 온초공방
  • 온초공방
  • 온초공방
  • 온초공방

그 자체로 오브제가 된 카페, 아파트먼트 Apartment

문래동 안쪽 골목에는 주인의 의도보다 손님의 시각과 해석이 더 중요한, 묘한 매력의 카페 겸 바가 있다. 간판이 있을 만한 자리에는 구멍이 송송 뚫린 새하얀 철제 판이 놓여 있고, 붉은 기둥과 파란 기둥 사이로는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보인다. ‘Apartment’라고 적힌 작은 입간판만이 이곳이 카페이자 바임을 알려주는 단서다. 외관부터 무심하리만큼 심플한 구성이 마치 현대미술 갤러리에서 뜻 모를 오브제를 둘러보는 듯하다. 노래방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개조했는데 벽을 허물고 남은 흔적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액자식 구성을 떠올리게 한다. 새하얀 벽에는 몬드리안과 호크니의 미술 작품이 걸려 있어, 주인장의 취향을 가늠케 한다. 메뉴 역시 주인장의 취향이 100% 반영된 결과다. 좋은 재료로 만든, 주인장이 좋아하는 음료와 디저트로만 구성한 것. 커피는 산미와 고소함을 고루 갖춘 원두를 내려 만든다. 진한 아이스 카페라테와 핸드드립 커피를 비롯해 고디바 코코아 등의 음료를 맛볼 수 있고, 디저트 메뉴로는 홈 티라미수와 크림 카스텔라, 토스트 등이 있다. 하늘색이나 진한 파랑, 회색 등 날씨나 시간대에 따라 트레이 색깔을 바꿔 내는 점도 이색적이다. 주류로는 칵테일 말리부 오렌지와 3가지 맥주가 준비돼 있고, 술과 어울리는 트러플 감자튀김, 나초도 주문할 수 있다. 밤늦게까지 운영하는데 밤 11시 이후부터는 주류를 주문해야 자정까지 머무를 수 있다.
location
서울시 영등포구 경인로77길 12, 2층
tel
010-4528-3884
website
인스타그램 @apartmentby
info
고디바 코코아 5500원, 홈 티라미수 5500원
  • 아파트먼트
  • 아파트먼트
  • 아파트먼트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수프카레, 브로콜리 broccoli

처음 접한 수프카레 맛에 반해 바로 일본 삿포로로 날아간 두 남자. 이들은 하루에 네 끼씩 수프카레만 먹으며 여행을 즐겼다. 식재료 구성에 따라 색다른 맛이 나는, 수프카레의 매력에 사로잡힌 것. 지난해 10월 문을 연 브로콜리는 한국인 입맛에 맞는 수프카레 맛을 찾기 위해 두 대표가 5개월간 연구에 매진한 결과물이다. 건강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정한 이름 ‘브로’콜리는 이들의 우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목재와 통유리, 하얀 프레임으로만 꾸며 깔끔한 인상을 주는 외관을 비롯해 편안한 분위기의 실내는 이들이 직접 디자인한 것. 바 테이블의 의자 간격이 넓은 것은 혼밥 손님들을 위한 배려다. 메뉴에는 브로콜리 스프카레를 중심으로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더한 치킨 스프카레와 포크 스프카레, 그리고 신메뉴인 가라아게 스프카레와 치즈돈가스 스프카레가 있다. 10여 가지 채소 토핑이 기본으로 올라가는 브로콜리 스프카레에 큼직한 닭다리살을 통으로 올리면 치킨 스프카레가 완성된다. 육수는 6시간 우린 소뼈 육수와 닭 육수, 채수를 섞어 만든다. 여기에 10여 가지 향신료와 한약재를 넣은 뒤 12시간 숙성시키면 카레가 완성되는 것. 토핑으로 올라가는 고기는 모두 오랜 시간 조리해 식감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함께 나오는 밥은 강황으로 노랗게 색을 냈는데 카레 향이 나진 않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이 돋는다. 튀김 메뉴와 동파육 덮밥도 준비돼 있으니, 카레를 즐기지 않는 일행과도 함께 식사할 수 있다. 반찬으로는 상큼한 유자를 넣어 담근 단무지가 있어 입가심하기에 그만이다. 수프카레와 잘 어울리는 생맥주와 네 가지 하이볼도 준비돼 있는데, 술을 마시지 못한다면 인도식 요거트 음료 라씨를 곁들여도 좋다.
location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436-11
tel
02-6013-8484
website
인스타그램 @broccoli_mullae
info
치킨스프카레 1만 2000원, 플레인 라씨 3000원
  • 브로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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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이미진
  • 사진 오충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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