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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8년 12월 호
마천루 숲 아래 힙스터들의 놀이터, 센트럴
홍콩섬의 중심 센트럴에서도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거리를 활보하는 트램, 어수선한 전깃줄과 다닥다닥 붙은 간판들이 시선을 빼앗는다. 홍콩 누아르 영화에 대한 향수가 있는 이들이라면 소호(Soho)에서 감성이 터질 터. 10년 만에 찾은 소호는 예나 지금이나 ‘스웩’ 넘친다. 소호 언덕길에 놓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영화 <중경삼림>과 <다크나이트>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세계 최장 길이의 옥외 에스컬레이터로, 길이만 해도 800m에 달한다. 1993년 센트럴 지역의 교통 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만든 것. 아침 출근 시간인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는 하행으로 바뀌며 나머지 시간엔 상행으로 운행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 힙한 가게와 카페가 보이면 바로 내렸다. 잰걸음으로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숨은 숍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죽 전문점 리앙카(lianca), 에그타르트 맛집 타이청 베이커리에서 지갑문을 활짝 열었다. 소호의 경사진 담벼락마다 알록달록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는데, 특히 덩라우 벽화 앞은 사진 찍으려는 이들로 바글거린다. 벽화 맞은편엔 영국의 조명회사가 만든 카페 ‘톰딕슨(Tom Dixon)’이 있다. 1층에는 조명과 인테리어 소품으로 꾸민 세련된 쇼룸이 있고, 2층엔 센트럴을 내려다보며 앉을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가 있다. 대리석 메뉴판과 바가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주고,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펜던트 조명이 은은한 카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센트럴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른 타이퀀(Tai Kwun-Centre for Heritage and Arts)으로 향했다. 타이퀀은 광둥어로 ‘큰 집’을 뜻하는데, 한국처럼 ‘감옥’을 낮춰 부르는 은어라고. 1864년 지어진 ‘센트럴 경찰서’ 건물로 법정과 감옥이 함께 있는 형태다. 죄수를 가두던 1평도 안 되는 좁은 감옥에선 세련된 영상 작품을 볼 수 있어 묘한 기분이 든다. 1995년 문화재로 지정된 타이퀀은 10년간 보수공사를 거쳐 아트갤러리와 공연장으로 재탄생했다. 16개의 국가 지정 기념 건물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는데, JC컨템퍼러리 아트갤러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홍콩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이 주를 이룬다. 식민 시대의 옛 건물 사이에서 유독 튀는 외관이다. 전시장 내부의 원형 계단을 타고 망고 줄기가 천장까지 뻗어 있는데, 마치 ‘잭과 콩나무’를 현실에서 만난 듯하다. 오후 8시가 되자 시계탑이 있는 침사추이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홍콩섬의 고층 빌딩 사이로 펼쳐지는 레이저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A Symphony of Lights)’를 보기위한 것. 10년 전과 똑같은 레퍼토리겠지, 기대를 내려놓았다가 비트감이 강한 전주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 알고 보니 2016년 12월 홍콩 반환 20주년을 맞아 테마가 새롭게 바뀐 것. 무려 14년 만의 변신이다. 10여 분간 홍콩섬 빅토리아 항구에 면한 37개의 빌딩은 컬러풀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빅토리아 항구를 둥둥 떠다니는 배들도 낭만적인 밤 풍경에 힘을 보탠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펼쳐지는 스타의 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영국 식민 시대에 지어진 빅토리아 양식의 건축물 ‘1881헤리티지’가 있다. 1881년부터 홍콩 해경 본부로 사용, 현재 각종 명품 매장과 주얼리 브랜드가 모여 있다. 각종 조명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 1년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코스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 소호 ⇢ 리앙카 ⇢ 카페 톰딕슨 ⇢ 타이퀀 ⇢ 심포니 오브 라이트 ⇢ 1881헤리티지
K2와 함께하는 홍콩어썸하이킹
어썸한 산의 매력을 함께 느끼고자 뭉친 어썸하이커 20명과 함께한 2박 3일간의 홍콩 하이킹. ‘자연스럽조’ ‘신나조’ ‘어쌈조’ ‘홍콩지키조’ ‘홍익인간조’, 5개 조로 나누어 홍콩을 대표하는 전망 좋은 트레일을 걸었다. 도시와 산을 넘나드는 다이내믹한 홍콩 하이킹 코스, 드래곤스백과 빅토리아피크를 완주하고 감동의 기쁨을 나눴다. 홍콩 트레일 코스에서 건진 인생사진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된 것. 12월 13일부터 16일까지 ‘K2어썸하이킹_야마구치’ 원정대가 일본 최대의 카르스트 대지, 아키요시로 떠날 예정이다. 가을 하이킹의 진수를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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