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 튀니지
발행 2018년 07월 호
카이로우안은 기원후 670년에 북아프리카로 진출한 아랍인이 세운 도시. 오이시스를 따라 난 길을 걷는 무역상의 야영지나 숙소 등을 일컫는 페르시아어 ‘카라반(Caravan)’에서 지명이 유래했다. 메카, 메디나, 예루살렘과 함께 이슬람 4대 성지로 손꼽힌다. 12세기 이후 튀니스가 튀니지의 정치적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카이로우안은 여전히 북아프리카 무슬림에게 이슬람의 신앙, 학문, 상업의 중심지로 남아 있다. 1988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북아프리카 최고 튀니지 최대 모스크, 대모스크 Great Mosque of Kairouan
카이로우안에 있는 대모스크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이슬람 사원 중 가장 오래되었고, 튀니지에서 가장 큰 사원이기도 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건축가 시디 오크바(Sidi Okba)가 670년에 설립했다. 이후 836년에 완전히 해체되었고, 에미르 지야다트 알라 1세(Emir Ziyadat Allah I)에 의해 다시 지어졌다. 모스크는 세로 135m, 가로 80m의 직사각형 아케이드에 둘러싸인 형태를 하고 있다. 이 넓은 야외 광장에는 매일 다섯 번의 기도 시간을 알려주는 해시계와 종탑이 있다. 대리석과 반암으로 만든 414개의 기둥이 천장을 받치고 있는 기도실은 경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남성과 여성 신도의 자리가 분리되어 있으니 알아두자.
수스와는 180도 다른 매력, 메디나 Medina of Kairouan
다른 아랍권 나라와 비교할 때 튀니지는 일찍 개방된 편이다. 일부다처제가 금지되었고, 여성은 히잡을 선택적으로 착용할 수 있다. 그러나 카이로우안에서는 여전히 이슬람문화와 역사의 무게가 느껴진다. 카이로우안의 메디나는 3km가 넘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성벽에는 바브 에트 토우네스(Bab et Tounes), 바브 엘 코우카(Babel Khoukha), 바브 에흐 초우하다(Bab ech Chouhada)라 부르는 성문이 있다. 이슬람 모스크 건물의 특징인 둥근 지붕이 하늘과 맞닿아 독특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 구불거리는 골목과 안뜰이 있는 전통 가옥이 보존되어 있다. 카이로우안의 메디나 역시 전통 재래시장으로 유명하다. 카펫, 항아리, 가죽 제품 등을 취급하는 규모로 튀니지 안에서 단연 최고다.
낙타가 물을 긷는 성스러운 우물, 비르 바로우타 Bir Barouta
수스의 메디나를 둘러보았다면 다음은 낙타가 물을 길어 올리는 성스러운 우물, 비르 바로우타에 들를 차례. 기원 후 670년, 아랍 군대가 카이로우안에 주둔했을 때 성스러운 땅 메카에서 사라졌던 금잔이 이곳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금잔을 들어 올린 자리에서 물이 나왔는데, 바로 비르 바로우타 우물이다. 메카의 젬젬(Zemzem) 우물과 연결되었다고도 전해진다. 성수는 카이로우안이 이슬람의 성지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다. 비르 바로우타 곁에는 낙타 한 마리가 우물을 돌며 물을 길어 올리고 있다. 온순하고 건강한 낙타를 선발해 이곳을 돌게 하는 전통이 시작된 지도 어언 1400여 년째. 낙타의 몸에 둘러진 색색의 스카프는 사람들이 행운을 기원하며 묶어둔 것이다. 낙타가 길어 올린 성수를 마시며 축복을 빌거나, 우물 옆에 있는 카페에서 민트차를 마시며 잠깐 쉬어도 좋다.
사람이 만든 사막 속 오아시스, 아글라브 분지 Aghlabid Basins
9세기 즈음 사원에 물을 대기 위해 지어졌다. 36km나 떨어진 언덕에서 물을 길어와 6000t의 물을 저장했다고 한다. 깊이 5m, 지름 128m의 규모로 중심부에 있는 수영장은 통치자가 여름 저녁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파빌리온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카이로우안은 가뭄에 약한 반건조 지역에 있는데, 부근에 자연적으로 물을 얻을 수 있는 강이나 호수가 없어 1000년 넘게 물 공급과 저장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아글라브 분지는 지역 주민에게 사막 속 오아시스와 다름없었다. 아글라브 분지는 1000년 이상 카이로우안 사람들에게 물을 공급했다. 지금은 2개가 남아 있지만, 처음에는 16개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모서리가 둥근 원형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17개의 면을 가진 다각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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