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17년 07월 호
지난 6월, 코엑스에서 열린 ‘아세안음식축제’에 이어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도 ‘필리핀음식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필리핀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 라울 헤르난데즈 (Raul S. Hernandez) 주한 필리핀대사를 만나 필리핀 음식의 매력과 음식을 통한 국가간 문화 교류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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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필리핀음식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축제에 대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이번 ‘필리핀음식축제’는 주한 필리핀대사관과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공동 주최로 마련되었습니다. 고기와 생선, 채소 요리를 비롯해 디저트와 음료 등 필리핀 요리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식과 일식, 중식도 뷔페식으로 풍성하게 구성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녹음이 무르익은 서울의 여름 풍경을 배경 삼아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었던, 로맨틱한 다이닝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이 여러 대사관들과 손잡고 선보였던 기존 음식축제에서 증명되었듯이 이번 필리핀음식축제의 요리 수준 역시 수준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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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필리핀음식축제’에선 필리핀 유명 셰프가 방한해 직접 요리를 했습니다. 미셸 아드릴라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미셸 아드릴라나(Michelle Adrillana)는 필리핀 유명 셰프이자 푸드 컨설턴트이며 방송인입니다. 호주와 중국 광저우, 중동 등에 방문해 필리핀 음식을 알리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요. 지난해 10월엔 필리핀대사관과 인터컨티넨탈 도하 시티가 손 잡고 개최한 필리핀 음식 이벤트에서 아도보(Adobo)와 판싯(Pansit), 룸피아(Lumpia), 시식(Sisig), 할로할로(Halo Halo) 같은 필리핀 요리를 선보여 크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필리핀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그녀는 앞으로도 필리핀 음식을 더 많은 나라에 알리는 외교 사절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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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아드릴라나 셰프가 선보인 요리를 평가하신다면요?
고기와 생선, 채소 등 재료가 굉장히 좋고, 음식의 질감과 조리법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필리핀 음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중이 좋아할 만한 적절한 조리법을 선택한 것 같아요. 특히 좀 더 고급스럽고 모던한 요리가 아닌, 필리핀 가정집에서 먹는 듯한 소박하고 클래식한 요리를 선보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필리핀 음식을 처음 접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기교를 부리지 않은, 기본에 충실한 음식을 선보여 필리핀 음식의 전통성을 제대로 소개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6월 9일에 대사관과 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에게 첫선을 보인 이후 16일까지 일반인도 그녀의 요리를 맛볼 수 있어 필리핀 음식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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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아세안음식축제’에도 참석해 필리핀 전통요리인 판싯을 시식하셨습니다. 함께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아세안 10개국에서 20가지 대표 메뉴를 선착순으로 시식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필리핀 셰프가 라이브 쿠킹쇼에서 선보인 판싯을 제가 직접 시식했습니다. 판싯은 당면에 돼지고기와 닭고기, 새우 등을 넣어 볶은 요리로 한국의 잡채와 매우 유사해요. 피시소스로 간을 하는데, 특유의 감칠맛에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더해져 한국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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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통한 국가 간 문화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 나라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요소 중 역사와 문화, 예술, 정치만큼 중요한 것이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문화에는 그 나라 사람들이 걸어온 역사와 자연환경, 가치관, 예술성 등이 모두 함축되어 있죠. 이러한 이유로 나라 간 이해를 더욱 깊고 공고히 하는 데 음식만큼 강력한 매개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음식을 좋아하고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공감대가 빨리 형성되고 친화력도 깊어지기 마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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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필리핀 음식을 추천해주세요.
필리핀에는 중국, 스페인, 말레이시아, 미국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이 복합되어 있습니다. 가히 글로벌 푸드 백화점이라고 할 만하죠. 전 세계 음식이 공존하는 만큼 오히려 필리핀 전통음식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실제로 먹어보면 한국 사람 입맛에 꽤 잘 맞는 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중 ‘필리핀식 삼계탕’이라고 할 수 있는 티놀라(Tianola)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필리핀에선 어머니가 해주시는 힐링푸드, 또는 솔푸드로 여기는 음식으로 큼지막한 닭에 생강, 마늘, 양파 등을 넣고 푹 끓여 보양식으로 아주 제격이에요. 돼지고기나 닭고기에 식초, 마늘, 간장, 설탕 등을 넣어 끓인 ‘아도보’나 각종 열대과일에 아이스크림과 우유를 넣은 필리핀식 팥빙수 ‘할로할로’도 여름철에 먹기 좋은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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