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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4년 10월 호

부안

바다에서 건진 생생한 맛

오동통 살이 오른 전어, 뜨거운 태양 아래 하얗게 소금꽃을 피운 천일염, 바다 향 가득한 바지락. 이 가을, 입맛 당기는 최고의 맛을 찾아 격포항 앞바다와 짠 내 나는 곰소염전, 물 빠진 두포 갯벌로 향했다. 바다가 입속에서 파도치는 싱싱한 가을의 맛, 그리고 두 발로 누빈 변산반도 이야기.

청정 자연과 염부의 땀으로 일구다-곰소 염전

비릿한 바닷바람에 생선만 말라가는 게 아니다. 변산반도의 잔잔한 해풍과 뜨거운 태양, 염부의 땀방울이 뒤섞여 백색의 찬란한 천일염이 만들어진다. 눈 결정체처럼 생긴 무수한 소금 입자가 요술을 부리듯 염전 바닥에 쫙 깔려 있다. 햇살에 반짝이는 우윳빛 소금 알갱이는 두 눈을 현혹할 만큼 황홀하고 아찔하다. 375만 2000m2(13만 5000평) 규모의 너른 곰소염전은 바다에서 살짝 떨어진 곰소만 안쪽에 숨은 듯 자리해 있다. 1946년에 지어진 낡고 오래된 염전.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은 앉은뱅이 소금창고가 운치를 더한다. 창고에 그득그득 쌓여 있는 소금더미를 보니 괜스레 배가 부르다. 일제강점기에 수탈 목적으로 지어졌지만 현재 국내 최고의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조선 시대부터 이곳 곰소 천일염은 임금에게 진상품으로 올릴 만큼 값진 식재료였다. 간수 농도를 25~27도로 일정하게 유지해 염화마그네슘 함량이 적고 쓴맛이 덜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일반 소금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소금의 수확 시기는 3월 말부터 10월까지. 가을과 봄에 생산되는 소금이 가장 맛이 좋은데, 입자가 작고 단단한 것을 최고로 친다. 일조량이 많은 여름에는 매일 소금을 채취하고, 겨울에는 소금을 얻기까지 보름 이상 걸린다. 곰소염전을 총괄하는 소금 박사 유기성 씨는 “1996년만 해도 50kg에 3500원이었어요. 간수 농도가 30도를 넘지 않아 세계 최고의 품질로 평가받는 프랑스 게랑드 소금보다 맛과 영양 면에서 훨씬 우수합니다. 천연 미네랄 함량도 10배 정도 높고요”라고 말한다. 소금과 수십 년간 동고동락한 염부들은 이른 새벽, 염전에 물을 대고 낡은 고무래로 소금을 빡빡 긁어모아 외발 수레에 퍼 담는다. 소금이 영글기 까지 허리 한번 펼 새도 없다. 해 질 무렵이면 태양을 등지고 소금을 걷어들이는 염부의 손길이 분주하다. 주름진 손 마디마디에 붙어 있는 소금은 고된 노동의 흔적이자 소중한 결실이다.
남선염업(주) 주소/_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 1번지 전화/_ 063-582-7511 홈페이지/_ www.063-582-7511.kti114.net

가을을 여는 미식 축제-곰소젓갈•수산물축제

tip

해마다 10월이면 곰소항 주변은 짭짜름한 젓갈 냄새로 진동한다. 천일염을 넣어 삭힌 젓갈과 싱싱한 수산물을 만날 수 있는 ‘곰소젓갈•수산물축제’가 열리는 것.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곰소다용도부지에서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다. 축제에 흥을 돋울 가수왕 선발 대회를 비롯해 젓갈 담그기, 바지락 빨리 까기, 김치 담그기 등 풍성한 체험 행사도 마련된다. 전화 064-583-4490

구수하게 곰삭은 고향의 맛-곰소 젓갈 정식

곰소항에 가까워오자, 실바람을 타고 바다의 짠 내와 비릿한 젓갈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쿰쿰한 냄새의 진원지인 ‘곰소젓갈단지’로 자연스레 발길을 옮겼다. 큼지막한 젓갈 통에 잘 숙성된 젓갈들이 고운 빛깔 자랑하며 한입 먹어보라고 아우성이다. 창난젓, 명란젓, 황석어젓, 오징어젓, 낙지젓, 갈치속젓, 꼴뚜기젓, 바지락젓 등 곰삭은 전라도 특유의 짭짤한 젓갈 향을 맡으니 잃었던 식욕이 되살아난다. 하얀 쌀밥에 젓갈 한 점 얹어 먹으면 밥 한 그릇 뚝딱이다. 입 짧은 서울 아가씨도 ‘밥욕심’을 하늘 높이 솟구치게 하는 놀라운 맛이다. 소금은 젓갈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재료. 곰소 천일염으로 맛을 낸 곰소 젓갈은 변산반도 해풍에 자연 숙성돼 감칠맛이 나고 짜지 않다. 자연 재료로 발효돼 단백질과 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태양이 만든 부안 소금은 음식 맛을 좌우하는 가장 완벽한 조미료다.

Editor’s Pick 1- 곰소궁삼대젓갈•횟집

곰소젓갈단지 중 원조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일제강점기에 곰소항에서 선박 사업을 한 1대 시조부가 젓갈을 만들기 시작해 3대에 걸쳐 80년간 한결같은 맛을 이어오고 있다. 간수를 제거한 곰소 천일염으로 젓갈을 담그는데, 소금 특유의 쓴맛을 없애는 것이 이곳 젓갈 맛의 비결이다. 새우젓, 밴댕이젓, 꼴뚜기젓, 가리비젓, 낙지젓, 명란젓, 바지락젓, 청어알젓, 토하젓 등 14가지 젓갈과 4가지 밑 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진 젓갈정식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함께 곁들여 나오는 시원한 국물 맛의 백합탕도 별미. 지하 저장고에서 3년간 숙성시킨 액젓은 선물용으로 그만이다.
주소/_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 619 전화/_ 063-584-1588 운영시간/_ 08:00~21:00 가격/_ 젓갈정식 1만 원, 백합탕 3만~4만 원 홈페이지/_ www.gomsogung.com

Editor’s Pick 2-칠산꽃게장

곰소 천일염을 사용한 요리로 꽃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전라북도 명품인증’을 받은 맛집답게 방부제와 설탕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곰소 천일염 등 10가지 국산 재료를 넣어 간장을 만들어 짜지 않고 깊은 맛을 낸다.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 사이 서해안 청정 바다에서 잡힌 싱싱한 국산 꽃게만을 사용, 0도 이하에서 48시간 저온 숙성시키는 게 맛의 비결이다. 살이 꽉 찬 암꽃게는 쫀득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고, 노란 알이 가득한 게딱지는 밥도둑이 따로 없다. 택배도 가능.
주소/_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 573 전화/_ 063-581-3470 가격/_ 1만 8000원
홈페이지/_ www.7sancrab.com

놓치면 서운한 부안의 주전부리 -달지 않아 자꾸 먹게 되는 송편, 모 시송편

tip

부안의 대표 특산물, 모시송편은 삶은 모시잎과 불린 쌀을 가루로 만들어 익반죽한 다음 고물을 넣어 빚는 떡이다. 속이 터질 듯 고물이 가득 들었는데, 달지 않아 어르신들 입맛에 그만이다. 참기름의 고소함과 모시잎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여행 중 출출함을 달래기도 좋다. 택배도 가능하다.
떡과의 만남 주소 전북 부안군 진서면 창자로 57 전화 063-581-7766

  • 에디터 심민아
  • 사진 이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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