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etc > 기타

발행 2013년 05월 호

세계의 녹색 지붕

Green Syndrome

건물 옥상이 시멘트를 벗었다. 환경도 생각하고 눈도 즐겁게 하는 도심 속 작은 쉼터. 자연을 입은 세계의 옥상 7.

친환경 건물의 원조 | 호프스키르캬 Hofskirkja, 아이슬란드

녹색 지붕이 열병 앓는 지구를 위한 극약 처방으로 등장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사실이지만, 알고 보면 수백 년 전부터 풀 얹은 지붕은 있었다. 추운 기후 탓에 바람 샐 틈 없이 벽을 쌓아야 했던 아이슬란드와 스칸디나비아 지역 곳곳에서는 진흙이나 잡초 섞인 흙 등을 활용해 전통 가옥을 지었다. 풀이 자라기 좋은 자재가 사용된 데다 보온효과를 더할 수 있고, 비바람도 막을 수 있는 이유로 지붕에는 잔디가 심어졌다. 이것이 바로 현대 친환경 건축물의 원조. 아이슬란드 남부의 작은 마을 호프(Hof)에 위치한 교회는 전통적인 잔디 지붕을 얹은 대표 건물로 손꼽힌다. 그 자체가 자연의 일부분처럼 보이는 교회는 1884년 지어졌는데,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몇 안 되는 건물 중 하나로 보존되고 있다. 거대한 빌딩 옥상에 잘 꾸며놓은 정원처럼 직접 올라가서 산책을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기는 힘들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편안해지는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동화 속 산책로 | 로그너 바드 블루마우 호텔 앤드 스파 Rogner Bad Blumau Hotel & Spa, 오스트리아

동화책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사진 속 건물의 정체는 오스트리아 작은 마을 블루마우에 자리한 리조트. 개성 강하면서도 자연 속에 녹아드는 건축물과 예술작품으로 명성 자자한 오스트리아 건축가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가 디자인했다. 색색의 사인펜으로 쓱쓱 그려낸 것 같은 건물 외관도 눈에 띄지만, 리조트를 더 특별하게 하는 포인트는 땅의 형태를 훼손하지 않은 채 건물을 지은 친환경 마인드. 땅에서부터 곡선을 이루면서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지붕 위에는 초록 잔디와 나무가 가득한데, 주변 풍경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면서 마치 숲 속에 머무는 듯한 기분을 준다. 빗물을 흡수하고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는 친환경 기능은 기본. 녹색 지붕 곳곳에는 지상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도 마련돼 있어 자연을 여유롭게 만끽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주소 A-8283 Bad Blumau 100 전화 43-3383-5100-9449 홈페이지 www.blumau.com

계단식 정원 | 아크로스 후쿠오카 ACROS Fukuoka, 일본

도시 한가운데에 거대한 산 하나가 자리잡았다. 일본 후쿠오카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복합문화예술센터 아크로스 빌딩의 매력 포인트는 계단식 옥상 정원. 건물 가까이에 위치한 덴진 주오공원과의 조화를 통해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설계됐다. 제각각 높이가 다른 각 층 옥상에 심어진 나무는 무려 5만 그루. 종류도 120가지가 넘는 데다 일본 옥상 시설 중에서 가장 넓은 5400m2 면적을 자랑하는 덕분에 마치 숲 속을 거니는 듯한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주오공원 방향의 입구를 이용해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지만, 비 오는 날은 바닥이 미끄러운 탓에 입장이 제한된다. 뮤지컬, 음악회 등 매주 열리는 각종 문화 공연과 함께 자연의 싱그러움을 만끽하는 호사
를 누릴 수 있다.
주소 福岡県福冈市中央区天神1丁目1番1号전화 81-92-725-9111 운영시간 09:00~18:00(5~8월 18:30까지, 11~2월 17:00까지) 홈페이지 www.acros.or.jp

숨 쉬는 지붕 |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연구하는 곳. 열대우림을 그대로 재현한 ‘레인 포레스트’, 가지각색 물고기가 헤엄치는 슈타인하르트 수족관(Steinhart Aquarium)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가득하다. 친환경 벽과 재생 콘크리트 등 건물 자재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살아 있는 지붕(Living Roof)\'.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에 내리면 텔레토비가 튀어나올 것 같은 싱그러운 동산이 펼쳐진다. 거대한 푸른 언덕을 뒤덮은 식물들은 2년 동안의 모니터링 기간을 거쳐 캘리포니아 특유의 건조한 기후에 잘 견딜 수 있는 것들로만 엄선됐다. 언덕 위에 둥글게 수놓아진 스카이라이트(Sky Lights)는 정해진 온도와 습도에 따라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면서 건물 내부의 쾌적함을 유지하는 데 일조한다.

주소 55 Music Concourse Dr. Golden Gate Park, San Francisco 전화1-415-379-8000 운영시간 월~토요일 09:30~17:00, 일요일 11:00~17:00 홈페이지 www.calacademy.org

3가지 매력 | 켄싱턴 루프 가든스 Kensington Roof Gardens, 런던

런던의 인기 있는 쇼핑 거리, 켄싱턴 하이 스트리트(Kensington High Street)에는 클래식한 멋을 뽐내는 비밀 공간이 숨어 있다. 1930년대, 데리앤톰스 백화점(Derry and Toms Department) 꼭대기에 들어선 캔싱턴 옥상 정원이 그것. 2만 5000파운드의 자금과 8년이라는 세월을 투자해 만든 정원은 백화점이 문을 닫은 뒤 황폐하게 방치됐다가 1980년대에 영국 기업 버진(Virgin) 그룹이 인수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옥상 한가운데 자리 잡은 레스토랑 주위로 펼쳐진 6000m2 공간에서는 3가지 테마의 정원을 즐길 수 있다. 스페인 남부 도시 그라나다의 알람브
라 정원을 모티프로 한 스패니시 정원(Spanish Garden), 아치형 입구와 오밀조밀한 산책로를 가득 채운 장미·라벤더가 인상 깊은 튜더 정원(Tudor Garden), 울창한 나무와 시냇물, 연못 위 홍학 무리를 만날 수 있는 잉글리시 우드랜드 정원(English Woodland Garden)까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80년 전 처음 문을 열 때까지만 해도 개인이 호화로운 유흥을 즐기기 위한 정원이었지만, 지금은 결혼식이나 연회 등 행사가 없는 날에는 누구나 들를 수 있다.

주소 99 Kensington High Street, London 전화 44-207-368-3971 홈페이지 www.roofgardens.virgin.com

녹색 지붕 대표주자 | 시카고 시청 Chicago City Hall, 미국

회색 고층 빌딩이 가득 들어찬 도심으로 대표되는 미국 시카고가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6번이나 선거에 당선된 덕분에 21년 동안 시카고 살림살이를 도맡았던 리처드 데일리(Richard M. Daley) 시장이 재임 기간 가장 공을 들인 프로젝트 중 하나는 녹색 도시 만들기. 땅을 파고 길을 닦아 새로운 공원을 만드는 대신 쓸모없이 방치된 건물 옥상을 활용해 정원과 녹지를 늘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주목받았는데, 수많은 시카고 건물 중에서도 시청은 ‘녹색 지붕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된 곳이다. 2001년 시청 옥상에 꾸며진 1900m2 규모의 정원에서는 150여 종의 식물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산책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쉼터로도 유용하지만 여름에는 건물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막아주고 비 올 때는 빗물을 흡수해주는 덕분에 환경 생각하면서 전기요금도 절감해 주는 착한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주소 121 North La Salle Street, Chicago 전화 1-312-744-5000 홈페이지 www.cityofchicago.org

압도적인 스케일 | 가든파이브 Garden Five,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도 하늘과 맞닿은 정원이 있다. 2009년 문을 연 복합 쇼핑몰 가든파이브 꼭대기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옥상 정원 포시즌 파크(Four Season Park)가 들어서 있다. 축구장 3개를 합쳐놓은 것과 같은 넓이의 공간은 에코, 웰빙, 시네마, 페스티벌 등 4개 테마로 나뉘는데, 그 속에는 하늘정원과 맨손체조장, 허브농장, 전시장, 공연장 등 가지각색 공간이 고루 마련돼 있다. 한쪽에서는 흐드러진 억새풀 숲을, 다른 쪽에서는 널찍한 푸른 잔디밭을 즐길 수 있다. 가든파이브 옥상 정원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한 문화단체의 공연과 전시가 상시로 열린다는 것. 녹지 위에서 문화를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각 정원의 길과 잔디마당은 스카이링크로 연결돼 있어 산책이나 조깅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주소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280 전화 82-2-2157-0100 홈페이지 www.garden5.com

  • 에디터 김수진B

TAG

SNS로 보내기

추천하기

이 기사를..

    댓글(의견) 작성하기
    관련사진 가져오기